연말이라 그런지 도로가 주차장이다. 저녁에 명동을 간다면 오늘 안에 돌아오지 못할게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줄을 잘서는게 중요하다 했던가. 이렇게 막히는 와중에도 길만 잘 선택하면 막히는 도심을 의외로 빨리 빠져나갈 수 있는 경우도 있다. 그러다보니 막히지 않는 도로를 쏙쏙 점지해주는 기술들이 일찌감치 내비게이션과 결합 됐다. 크게 세가지다. 어떤 것을 선택할지는 개인의 취향이지만, 가급적 선택하지 않는게 바람직한 기술도 있다.

◆ 티펙(TPEG) 교통정보…틀리는 경우가 더 많아

회사원 김씨(31)는 지난해 12월 31일 연말을 맞아 식구들과 함께 나들이를 떠났다. 김씨는 교통정보(TPEG)을 지원하는 최신 내비게이션이 안내하는 대로 강북강변로를 탔는데, 도로에는 차들이 꽉 막혀 꼼짝달싹 할 수 없었다. 반면 내비게이션에 표시된 것과는 달리 건너편 올림픽대로에는 차들이 꽤 빠른 속도로 진행하고 있어 김씨를 더욱 화나게 했다.

김씨는 내비게이션 제조사에 전화해 항의를 했지만, 제조사 상담원은 "교통정보는 제조사에서 공급하는게 아니니 어쩔 수 없다"고 답했다. 

▲ SBS TPEG 데이터의 전송과정

이같이 티팩이 매번 틀린 정보를 내놓는데는 이유가 있었다. 내비게이션 전문업체의 한 관계자는 "TPEG교통정보는 약 15분에서 최대 20분 전의 교통정보라고 할 수 있다"면서 "도로정보가 수집된 후 가공을 통해 방송국으로 보내지며, 방송국에서 DMB에 맞게 재가공하고, 운전자는 자신이 가는 길에 맞는 데이터가 DMB를 통해 수집 돼야 화면에 표시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시말해 15분 전에 막히지 않는 길이었기 때문에 운전자들이 더 몰리고, 이 때문에 오히려 더 막히는 길이 된다는 설명이다. 

◆ 스마트폰 내비게이션 교통정보

스마트폰이나 스마트패드 같은 3G나 LTE망을 이용하는 스마트 기기는 훨씬 유리하다. 대부분 지도를 서버에 저장해놓고 실시간으로 받아서 쓸 정도로 통신이 원활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교통정보도 실시간에 가깝게 받아올 수 있다. 

스마트기기에서 보는 구글지도, 애플지도나 포탈이 제공하는 지도 서비스들도 모두 서버에서 실시간으로 다운로드 받는 이른바 '클라우드' 기반의 서비스다. 다시말해 다운로드 과정에는 지연이 없다는 뜻이다. 

▲ 스마트폰에 무료로 공급되는 유명 3D 내비게이션

맵을 다운로드 받아 서비스하는 SKT의 T맵이나 KT의 올레내비 등의 내비게이션도 교통정보를 업데이트할 때 DMB가 아닌 속도가 비교적 빠른 3G 망을 이용하기 때문에 지연이 적은 편이다. 

◆ 최신 내비게이션…3G 망에 빅데이터까지 더해져

요즘 최신 내비게이션의 경우 스마트폰과 테더링을 통해 3G망에 접속하고 실시간에 가깝게 교통정보를 받아올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다. 특히 최근에 나온 일부 내비게이션은 티링크(TLINK)라는 별도의 교통정보 통신 규약을 이용하기도 한다. 속도가 빠른건 물론이고 교통정보의 구획수가 티팩(TPEG)에 비해 전국적으로 10배 가까이 넓어 세부적인 교통정보까지 비교적 정확히 읽어올 수 있다. 

▲ 한 최신 내비게이션에 나타난 증강현실 방식 안내 화면

무엇보다 그동안 축적된 수많은 소비자들의 빅데이터를 수집해 막히는 도로에 대한 통계 정보를 미리 감안해 보여주기 때문에 TPEG은 물론 스마트폰에 비해도 앞서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주행하는 동안 경로상의 CCTV가 실시간으로 나타나게 만들어져 있어서 필요한 길이 정말 막히는 것인지를 운전자에게 화면으로 확인 시켜주는 기능도 있다. 

내비게이션은 전용 기기로 만들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스마트폰의 기술에 비해 교통정보면에서 뒤쳐져 왔지만 이제는 다시 추월하는 셈이다. 한쪽이 무너지지 않고 엎치락 뒤치락하면서 기술 발전을 이뤄가는 점이 긍정적인 상황이다. 

[12월 24일 데일리 퀴즈] 

※ 아래 퀴즈를 댓글로 맞춰주세요. 내일 퀴즈에서 정답을 공개해 드립니다. 아직 경품은 없지만, 적극적으로 참여해주시는 분들을 대상으로 시승행사를 개최하는 등 다양한 독자 참여의 기회를 제공할 예정입니다.

(지난 퀴즈 정답은 '4. EPS, MDPS가 고장나면 경우 사람 힘으로 돌릴 수가 없다.'입니다. 헬리컬기어를 사용하고 있어 눈으로 보기엔 돌아가지 않을것 같지만, 설계시 고장 났을때도 돌릴 수 있는지 여부까지 고려되고 이 또한 시험하고 있습니다.)

◆ 다음 중 막히는 도로를 가장 느리게 빠져 나가는 방법은?

1. 티팩(TPEG)을 지원하는 내비게이션을 이용한다.
2. 스마트폰 내비게이션을 이용한다.
3. TLINK등 교통정보 최신 솔루션을 갖춘 내비게이션을 이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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