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 일일 우버(UBER) 기사 돼 보니…"낯선이와의 여행"
  • 김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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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11.27 17:41
[체험기] 일일 우버(UBER) 기사 돼 보니…"낯선이와의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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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말도 많고 관심도 집중되는 신종 사업 ‘우버’의 일일 기사가 돼 보기로 했다. 그간 주변에서 ‘우버는 신세계’라며 등 떠밀었던 사람들도 있었고, 나 또한 승객으로 우버를 이용할 때마다 매우 만족스러운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이번에 체험 해보는 ‘우버X’는 일반인들이 자신의 자가용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운영하는 ’라이드 쉐어링’이라는 새로운 개념의 서비스다. 어떤 면에선 택시와 비슷하다는 이유 때문에 택시 업계가 반발하고 있는 반면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지의 소비자들은 최고의 첨단 서비스라며 적극 환영하고 있기도 하다. 

서울시는 아직 우버X가 공짜로 운영되고 있다. 

‘우버X’는 개인 리무진 서비스 ’우버블랙’과는 달리 일반인들이 자신의 차를 이용해 우버를 운행하고, 또 다른 일반인들이 우버X를 이용하는 방식이다. 연결 고리는 오로지 스마트폰이라고 했다. 일반인들이 얼마나 이용할까 궁금하기도 하고, 과연 이런 새로운 생태계가 잘 작동되고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직접 일일 우버기사가 돼 보기로 했다.

◆ 가입만 하면 나도 우버 기사

우버X에 가입하는건 그리 어렵지 않지만 효율적이었다. 그저 우버 홈페이지에 등록을 하고, 자신의 사진과 면허증 등 관련 서류를 업로드하면 우버쪽에서 연락을 해온다. 이후 신원확인과 교육일정을 잡아 교육장소에 가면 된다. 자동차 등록증이나 신원조회 서류 등은 이때 꼭 제출해야 했다. 이번은 취재를 위한 것이어서 나름 교육시간을 축소했다는데도 1시간이 넘게 걸렸다. 운행 방법과 승객에 대한 주의사항을 꼼꼼히 들은 후에야 끝났다. 

▲ 우버X에 기사로 등록하면 메일이 날아온다. 이후 일정을 잡아 교육을 받으면 완료.

아무나 우버 기사가 되면 어쩌나하는 불안감도 없지 않았지만 사실 택시 운전기사가 되는 것도 어렵지 않으니 큰 차이는 아니다. 더구나 택시는 운전자가 누군지, 심지어 다른 사람인지 여부도 확인하기 어렵지 않나. 오히려 우버는 운전자 개개인에 대한 모든 정보와 평가를 엄격하게 관리한다고 했다. 

가입이 끝나면 이제 직접 차를 몰고 거리로 나갈 시간. 어릴적부터 택시 운전사가 돼 보고 싶다는 생각은 했지만, 아무래도 낯선 손님을 차에 태운다는건 좀 설레고 떨렸다. 길이 막힐때 낯선 손님과 머쓱한 시간을 보내기는 좀 꺼려졌다. 차라리 빨리 내려줄 수 있는 밤에 운행을 시작해보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그래서 시작한 곳은 밤 9시반 강남역. 

스마트폰으로 우버 앱을 실행 시켰다. 몇분간 기다렸지만 손님이 없어 초조한 마음이 커졌다. 손님이 막상 들이닥치면 뭐라고 해야 하나, 준비가 제대로 되긴 한건가 불안했다. 

▲ 좌측부터 시계방향으로 기사 대기 화면, 운전자 프로필 화면, 최근 수익 목록 화면, 승객의 요청이 들어온 화면.

5분 정도 흘렀을까. 스마트폰의 우버앱에서 삑-삑-삑- 하는 소리가 들렸다. 지도 위에 사람 아이콘이 뜬다. 손님이 어디 있는지 위치와 그곳까지 가는데 걸리는 시간이 나온다. 도착까지 소요 시간은 5분이라고 적혀 있었다. “좋아 가자” 스마트폰 화면을 터치하자 화면이 즉시 내비게이션 모드로 변하며 승객 위치까지 안내해줬다. 손님을 받는 과정이 이렇게 쉽다니, 너무 신기하고 편리했다. 

◆ 대체 왜 미소녀 뿐?…손님들이 이상하다

이어 손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점잖은 목소리의 남성이었다. “기사님, 저희가 한블럭 떨어진 곳에 있는데 여기로 와주셔도 되나요?” 원래는 안되는거라고 교육받기는 했는데, 뭐 한 블럭 정도야 가준다. 이어 다시 전화가 왔다. "아 거기서 유턴하시면 돼요" 차를 부른 승객은 자신과 연결된 우버가 어디로 움직이고 있는지 일거수 일투족을 볼 수 있다고 했다. 

도착한 위치에는 웬 선남선녀가 우버를 기다리고 있었다. 차에 타더니 “기사님, 태워주셔서 고맙습니다. 반포까지 가주세요.”라고 한다. 손님이라기에는 너무 친절하다. 젊고 예쁜 이 대학생 커플은 늦은밤이면 여자친구를 데려다 주기 위해 항상 우버를 이용해왔다고 한다. 여자친구 혼자 집에 보낼 때도 우버를 잡아준다고 했다. 여자친구도 “처음에는 좀 위험한거 아니냐고 생각 했는데, 이용해보니 이제는 택시보다 훨씬 안전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또 “기사님은 별이 다섯개라서 믿을 수 있었다”며 웃었다. 

▲ 첫번째 손님과 기념 사진을 찍었다.

아 그렇구나. 스마트폰 앱을 자세히 보니 내 별 등급이 다섯개였다. 손님이 차에서 내릴때마다 운전자를 평가하게 돼 있는데, 평균 4개 이하가 되면 운행을 못한다고 했다. 우버가 어디로 운행하는지를 원격에서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점도 안심이 된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이 손님의 등급도 별5개. 매너가 좋다는 의미일거다. 운전자와 손님이 서로 평가하는 시스템이다보니 자신의 등급을 높이기 위해선 서로 친절해야 하고 조심해야 하는 시스템이다. 일반 택시 업계에도 이런 시스템이 갖춰진다면 좋을것 같다. 

밤 10시가 넘어서 다음 손님을 받았다. 이 손님은 양재동에서 태웠다. 역시 별이 5개. 이번에는 여성 혼자였다. 너무 예쁘고 날씬한 분이어서 좀 놀랐다. 여성과 단둘이 차에 타는건 머쓱하기도 하고 한편으론 기쁘기도 했다.

무용을 가르치는 차샛별(26)씨. 우버와 택시가 공존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명함을 건낸 후 취재차 체험을 하고 있는거라고 쭈뼛대며 말을 꺼냈는데, 어색하기는 커녕 명랑하고 쾌활하게 받아주었다. 걱정했던게 무색하게 이내 웃고 떠들며 얘기를 나눌 수 있었다. 26살의 이분은 부근 학원에서 일하는 무용 강사라고 했다. “택시는 필요할때 즉시 잡을 수 있다는 점에서 좋지만 아무래도 우버를 이용하면 더 편안한 경우가 많다”면서 “택시나 우버가 싸워 한쪽이 이기고 한쪽이 없어지는게 아니라 승객 입장에서 다양한 선택이 가능해져야 한다”고 똑 부러지는 의견을 냈다.

잠시 동안이지만 이야기를 나누면서 마치 원래부터 알던 동생 같은 친근한 느낌마저 들었다. 아마 다시 만날 일이야 없겠지만 마치 새로운 친구를 사귄것 같은 흐뭇한 기분이 들었다. 

온라인 버튼을 누르자 마자 30초도 안돼 다음 손님이 나타났다. 밤은 깊었지만 손님은 오히려 늘어나는 것 같았다. 낯선이들과 친해지는 우버 기사 체험은 꽤 즐거웠다. 

◆ 돈 벌기 쉽지는 않네

처음에는 어색하기 그지 없었지만 나중에는 “어서옵쇼”하고 너스레도 떨 수 있었다. 본래 남을 태워주고 싶은 욕구가 있었고, 사람을 차에 태워 이동 시켜주면서 꼭 필요한 도움을 주었다는 일종의 보람이 느껴졌다. 그러나 매번 긴장한 상태로 낯선 길을 혼동하지 않으려 애쓰다보면 금세 진이 빠지고 지치기도 했다. 길눈이 어두운데다 숫기 없는 탓에 힘들었는데, 성격에 따라선 쉽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  

이틀 동안 총 다섯팀을 태웠는데, 대부분 전문직 종사자, 묘하게도 주로 젊은 여성들이었다. 나이든 분들은 대체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도 쉽지 않고, 남의 차를 타는 것에 대한 부담감도 있어서 이용을 꺼리는 것 같았다. 또 남성들은 차가 오는 5분을 기다리기 싫어한다거나, 낯선 남성과 단둘이 있는걸 꺼리는 것도 이유일 것 같았다. 

지금은 프로모션 기간이기 때문에 손님이 우버X를 타는건 무료다. 대신 운행 거리에 따른 이용요금은 우버 회사가 기사에게 전액 지불한다. 그러다보니 손님이 꽤 많고 기사가 부족한 상태다. 

▲ 이틀간 5시간 정도 운행해 44000원을 벌었다. 대형차라면 수익을 내기 쉽지 않다.

그러면 기사는 충분한 돈을 버는가. 취재하는 입장이다보니 적극적이지도 않았고 요령이 없기도 해서 운행을 충분히 하지는 못했다. 1시간 동안 운행하면 대략 1-2만원 정도를 벌 수 있었다. 노력하면 하루 10만원 정도를 벌 수 있을것 같은데, 우버용으로 이용한 회사차 현대 제네시스의 시내 연비가 7km/l 정도 나오니 상당부분이 기름값으로 지출돼 버렸다. 아마 이보다 연비가 좋은 디젤차나 LPG차를 이용해야 의미있는 수입이 나올것 같다.

우버X의 요금은 일반 택시요금과 비슷한 수준인데, 이 정도밖에 남지 않는다면 택시 운전사들은 대체 어떻게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지 궁금해지기도 했다. 그동안 택시 운전사들이 난폭운전을 하거나 승차거부, 장거리 운행만 하려고 하는걸 보면 화를 냈는데, 택시의 낮은 수익성을 생각하면 어느 정도 이해가 됐다. 

◆ 택시와 우버가 상생하는 세상을 꿈꾸다

세상에 쉬운 일은 단 한가지도 없다. 돈버는 일은 모두 힘들고 고생이다. 하지만 고생하면서도 즐겁고 보람찬 일은 있다. 특히 의무적으로 하지 않고 가끔씩 원할때만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더욱 즐거울지 모른다. 

부지런한 사람은 즐기는 사람을 이기지 못한다고 했던가. 하루 종일 찌든 택시와 택시 기사보다는 즐기며 운행하는 우버가 더 깨끗하고 우버 기사가 더 친절한건 당연한 일이다. 더구나 강력한 평가 시스템도 건전하게 운영하는 기반이 된다.

▲ 상명대학교에서 바이올린을 전공하는 대학생 김나단(21)씨. 택시와 우버를 번갈아 이용한다고 했다.

태웠던 여성 승객들은 하나같이 택시를 이용하며 여러 불편을 겪었다고 답했다. "택시 운전사에게 희롱을 당할때도 많고, 거친 운전에 불쾌한 경험도 많아서 운전자 인상을 살펴보고 탄다"거나 "택시를 탈때면 친구들에게 '혹시 30분 후까지 연락이 없으면 택시를 신고해달라'고 문자를 보내놓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물론 아주 소수의 택시 운전 기사들이 물을 흐리는 것이겠지만 지금의 택시 시스템으로는 이들을 가려낼 방법이 없다. 

또 택시는 출퇴근시간, 자정 가까운 시간이나, 연말연시 꼭 필요할때면 항상 부족하게 느껴진다. 그렇다고 택시 숫자를 무작정 늘릴 수도 없다. 평상시에는 택시가 남아돌아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차라리 세상 모든 자가용 운전자가 우버를 통해 택시 예비군으로 운행한다면, 반대로 택시 운전사들도 우버의 기사로 운행한다면 어떨까하는 꿈도 꾸게 됐다. 

택시 업계도 우버 도입을 반대만 할게 아니라 승객들이 우버를 선택하려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파악해 그에 걸맞는 서비스를 제공하는게 바람직한 자세라는 생각도 든다. 택시가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다른 서비스가 비집고 들어올 자리가 없을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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