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등장한 프리우스는 '세계 최초의 양산형 하이브리드'라는 한 획을 그었다. 이후 26년간 세계 시장에서 500만대 이상 판매돼 가장 성공한 전동화 모델로 자리 잡았다. 오늘날의 테슬라 못지않은 친환경차의 대명사다. 

(왼쪽부터) 토요타 프리우스 1, 2, 3, 4세대
(왼쪽부터) 토요타 프리우스 1, 2, 3, 4세대

단순히 프리우스 자체만이 갖는 의미는 아니다. 프리우스의 하이브리드 기술은 오늘날 '토요타=하이브리드'라는 공식을 정립했다. 이를 바탕으로 어떤 자동차 제조사도 이루지 못한 전동화 모델 누적 판매 2000만대를 넘어섰고, 1억4300만톤 이상의 탄소까지 줄였다. 그 26년 역사를 정리했다. 

# 1세대 프리우스, 작지만 큰 시작

1세대 프리우스는 1997년 '세계 최초의 양산형 하이브리드'라는 타이틀을 달고 등장했다. 자동차 회사로서 환경오염 문제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며 출범한 '프로젝트 G21'이 가동된 지 3년 만의 결과물이다. 

1세대 프리우스
1세대 프리우스

최초의 프리우스는 오늘날까지 쓰고 있는 직병렬형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갖췄다. 엔진과 두 개의 모터가 결합한 구조로, 구동 모터와 발전 모터가 유성기어와 결합해 다양한 주행모드를 구현하는 원리다. 토요타는 이 과정에서 최적의 구조를 찾기 위해 80여 가지의 실험모델을 검토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시작부터 성공적이진 못했다. 일본 내수가 주력이었던 만큼 수요가 제한적이었고, 그마저도 비슷한 체급의 토요타 코롤라보다 비쌌다. 더욱이 세계적인 환경을 보더라도 연비 좋은 차가 중요한 시대는 아니었다. 프리우스가 등장했던 시기 국제유가는 배럴당 평균 21.9달러로 최근 시세(77~83달러)의 절반 이하였다.

# 2세대 프리우스, 기념비 그 자체

2세대 프리우스는 가장 기념비적인 모델이다. 지금까지 계승되고 있는 점이 많고, 처음으로 100만대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2세대 프리우스
2세대 프리우스

외형은 3박스 세단을 탈피해 5도어 패스트백으로 거듭났다. 공기역학적인 부분을 더 깊이 연구한 흔적이 엿보이는 부분이다. 향후 경쟁 차종으로 떠오른 혼다 인사이트와 클래리티, 현대차 아이오닉 하이브리드의 디자인에도 영향을 미쳤다. 

2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THS2)도 2세대 프리우스를 통해 처음 선보였다. 토요타와 렉서스가 지금까지도 널리 쓰고 있는 승압 컨버터와 고전압 전기모터는 이때 처음 등장했다. 다른 차량에도 탑재할 수 있도록 유연성을 높인 설계 구조도 특징이다. 

2세대 프리우스는 세계 시장에서도 흥행했다. 미국의 아프가니스탄·이라크 침공으로 중동 정세가 불안해지며 국제유가가 급등했고, 기후변화 문제가 본격적으로 논의되며 연비 좋은 친환경 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그 결과 2세대 프리우스는 세계 시장에서만 119만2000여대가 판매되는 진기록을 썼다. 

# 3세대 프리우스, 더 다양해지다

3세대 프리우스는 우리나라에 처음 정식으로 소개된 모델이다. B세그먼트 해치백 프리우스 C(토요타 아쿠아)를 비롯해 MPV 버전의 프리우스 V 등의 파생 모델도 함께 등장했고, 배터리 용량을 늘려 전기 모드 주행거리를 끌어올린 프리우스 PHEV도 이때 처음 소개됐다. 

(왼쪽부터 시계방향) 프리우스 PHEV, 프리우스 V, 3세대 프리우스
(왼쪽부터 시계방향) 프리우스 PHEV, 프리우스 V, 3세대 프리우스

파워트레인은 1.8리터 가솔린 엔진과 전기모터 등으로 구성됐다. 시스템 최고 출력은 136마력이며, 국내 기준 복합 연비는 21.0km/l로, 당시 우리나라에서 판매됐던 자동차들을 통틀어 가장 높은 연비를 발휘했다. 

뛰어난 연비와 토요타 특유의 높은 신뢰성을 바탕으로 우리나라에서는 택시 트림이 판매되기도 했다. 판매량 자체는 높지 않았지만, LPG 충전소가 많지 않았던 일부 지역에서는 꾸준한 인기를 끈 것으로 전해진다. 

3세대 프리우스는 흥미로운 기록들도 보유하고 있다. 2014년 독일 뉘르부르크링 서킷에서는 시속 60km를 유지하며 250km/l에 달하는 연비를 보여줬다. 같은 해에는 자기공명 방식을 활용해 시대를 앞선 배터리 무선 충전 기술을 선보이기도 했다. 

# 4세대 프리우스, 본질에 다가서다

2015년 하반기에 등장한 4세대 프리우스는 토요타의 모듈형 플랫폼 TNGA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저중심 설계구조를 적용해 무게중심을 낮췄고, 레이저 용접과 구조용 접착제 사용 범위를 넓혀 차체 강성은 이전보다 60% 이상 향상시켰다. 

4세대 프리우스
4세대 프리우스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1.8리터 4기통 가솔린 엔진과 전기모터로 구성됐다. 전반적인 구조는 3세대와 비슷하지만, 열효율은 38.5%에서 40%로 개선됐고, 각종 부품의 마찰계수를 낮춰 효율성을 끌어올렸다. 니켈 메탈 배터리와 별개로, 리튬이온 배터리도 선택지로 추가했다. 

파격적인 디자인은 공기저항계수를 극대화하는 데 일조한다. 이를 통해 기존(0.25Cd)보다 개선된 항력계수 0.24Cd를 발휘한다. 국내 기준 복합 연비는 21.9km/l이며, 고속도로 연비는 22.6km/l를 달성했다. 

4세대 프리우스는 글로벌 라인업에 AWD 버전이 더해진 것도 특징이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에서도 4세대 프리우스를 통해 AWD가 처음 소개됐다. 그간 프리우스 AWD는 일본 내수 시장에서만 판매되어 왔다. 

# 5세대 프리우스, 이제 퍼포먼스도 논한다

이번에 출시될 프리우스는 퍼포먼스를 논할 만큼 강력해졌다. 1.8리터 엔진은 2.0 엔진으로 대체됐으며, 시스템 출력은 193마력으로 기존 프리우스(122마력)보다 무려 71마력이나 높아졌다. 여기에 전동식 사륜구동 시스템 E-Four도 추가됐다.

5세대 프리우스
5세대 프리우스

PHEV 버전은 더 파워풀하다. 시스템 출력 223마력을 발휘하며, 정지상태에서 100km/h까지 단 6.7초 만에 가속한다. 현행 프리우스 프라임과 비교해 100마력 이상 강력해진 셈이다. 전기 모드 주행 거리 역시 이전보다 50% 늘었다. 

플랫폼과 서스펜션도 큰 폭으로 개선됐다. 새롭게 적용된 2세대 TNGA 플랫폼은 이전 모델보다 차체 강성을 높이고, 배터리 탑재 공간을 트렁크에서 뒷좌석 하단으로 이동시켜 무게 중심을 더욱 낮췄다. 서스펜션은 전륜 맥퍼슨 스트럿, 후륜 더블 위시본 구조를 적용해 코너링 성능과 주행 안정감도 끌어올렸다.

5세대 프리우스
5세대 프리우스

퍼포먼스 향상에도 불구하고 연비 손실은 최소화했다. 프리우스의 복합연비는 전륜구동 사양이 20.9km/l, AWD는 20.0km/l다. PHEV의 전기 모드 주행거리는 64km로, 40km인 이전보다 눈에 띄게 증가했다. 

첨단 신기술들도 대거 탑재됐다. 다이내믹 레이더 크루즈 컨트롤을 포함한 토요타 세이프티 센스를 비롯해 스마트키와 스마트폰 앱으로 원격 주차를 할 수 있는 어드밴스드 파크 등이 적용됐다. 배터리에 저장된 전기를 외부 전원 공급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외부 전원 모드, 연간 최대 1250km를 주행할 수 있는 전력을 충전해 주는 태양광 충전 시스템도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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