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의 '거대 시장' 전략이 바뀌고 있다. 한때 6곳에 달했던 중국 생산 거점을 3곳까지 줄이고, 대신 인도에서의 투자를 늘리고 있다. 

현대차 무파사 (중국현지전략형)
현대차 무파사 (중국현지전략형)

2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최근 중국 충칭공장을 6800억원에 매물로 내놨다. 충칭 공장은 2017년에 개소한 연간 30만대 규모의 생산시설로, 불과 6년만에 문을 닫게 됐다. 앞서 베이징 1공장을 매각한 데 이어, 향후에는 창저우 공장까지 정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모든 매각 작업이 진행될 경우, 현대차는 중국에 베이징 2, 3공장과 상용차를 생산하는 쓰촨 공장만 남기게 된다. 생산 능력은 165만대에서 90만대까지 줄어든다.

현대차, GM 탈레가온 공장 인수계약 서명식
현대차, GM 탈레가온 공장 인수계약 서명식

현대차의 중국 시장 부진은 대외환경 변화와 중국 토종 브랜드들의 급격한 성장과 맞물려있다. 사드 배치로 인해 한국과 중국간의 외교관계가 악화됐고, BYD와 지리 등 현지 제조사들이 전기차를 앞세워 점유율을 빠르게 잠식했다. 현대차는 2016년 까지만 해도 연간 113만3000대를 팔았지만, 지난해에는 25만4000대까지 쪼그라들었다. 

중국에서의 부진과는 달리, 인도에서의 분위기는 좋다. 지난해 인도에서 55만2511대를 판매해 14.5%의 점유율을 기록했고, 올해에도 지난달까지 34만6711대를 팔며 14.6%의 점유율로 마루티스즈키에 이은 2위를 유지중이다. 

현대차는 코로나19 이후 자동차 수요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현지 생산시설을 확충하고 있다.  첸나이 공장의 생산능력(연간 75만대)은 82만대까지 늘렸고, 최근에는 제너럴모터스(GM)의 탈레가온 공장 인수를 통해 13만대 가량의 추가 생산 능력을 확보했다. 2025년 본 가동이 진행될 경우, 현지 생산능력은 100만대까지 커질 전망이다.

현대차 러시아 공장
현대차 러시아 공장

국내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중국과의 관계가 개선될 여지가 보이지 않는 상황인 만큼 중국과 인도 시장에 대한 선택과 집중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장기적으로 중국 내 생산시설을 더 줄일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한편, 현대차는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에 있는 러시아 생산시설 매각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은 체코 공장과 더불어 현대차의 유럽 핵심 생산기지로 연간 20만대 가량의 물량을 생산해왔지만, 국제사회의 제재로 인해 가동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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