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 최대 딜러 한성자동차의 파업 사태가 장기화될 전망이다. 사측이 강경 대응 자세를 취하고 있는 상황에 노조의 총파업이 예고됐다. 

한성자동차 성수 서비스센터에 걸린 현수막 (한성자동차 노조 제공)
한성자동차 성수 서비스센터에 걸린 현수막 (한성자동차 노조 제공)

1일 업계에 따르면, 한성자동차 사측은 지난달 26일 성수 서비스센터 집회 이후로 예정됐던 28일 추가 교섭에 응하지 않았다. 노조는 사측 태도에 변화가 없으면 총파업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한성자동차가 모기업인 말레이시아 레이싱홍에 3년간 4000억원을 배당하면서도, 올해 임금 인상에 100억원만을 썼다는 걸 문제 삼고 있다.

한성자동차 노조 관계자는 "사측은 28일 예정되어 있던 교섭에 응하지 않았다"며 "집중 교섭 일정을 제안하는 등 추가 요구를 하고 있지만, 변화가 없으면 9일 서울 성산 서비스센터에서 진행될 집회에서 총파업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사측의 태도를 문제 삼으면서도 협상을 이어가며 대화의 문을 닫지 않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26일 성수 서비스센터에서 진행된 한성자동차 노조 파업 출정식 (한성자동차 노조 제공)
26일 성수 서비스센터에서 진행된 한성자동차 노조 파업 출정식 (한성자동차 노조 제공)

반면 한성자동차 사측은 강경한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파업 발생 하루 전인 지난달 25일, 내부정보망을 통해 물리적 충돌과 불법 행위가 발생할 경우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 분명히 밝혔다. 특히, 쟁의 과정에서 발생한 위법 행위에 대해서는 법령에 따라 조처를 할 수밖에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성자동차 사측은 "노조 측과 임금 및 근로조건에 관하여 성실하게 교섭해왔지만 노조는 회사가 현실적으로 수용하기 어려운 조건을 제시해왔다"며 "최근 불안한 글로벌 경제 상황은 회사의 경영 환경에도 상당한 어려움을 초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노조의 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직원들에 대한 '입막음' 시도 정황도 파악됐다. 사측이 배포한 '미디어 응대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기자의 취재 요청에 직접 답변은 지양할 것, 사소한 언론사 문의라도 홍보 담당자에게 공유할 것, (현장에 방문한)기자를 보내기 위해 강제로 끌어내거나 감정적으로 대응(손으로 카메라를 막거나 몸으로 저지하는 행동)을 하지 않을 것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26일 오후 업무를 중단한 한성자동차 성산 서비스센터
26일 오후 업무를 중단한 한성자동차 성산 서비스센터

업계 한 전문가는 "한성자동차 내부의 오래된 저임금 구조와 온라인 세일즈 도입에 대한 불만이 쌓여있는 것으로 안다"며 "직원들의 불만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파업 사태가 장기화되는 것은 물론, 다른 딜러사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한성자동차 노조는 지난달 26일 성수 서비스센터에서 오후 정비 업무를 멈추며 파업에 돌입했다. 서비스센터가 조업을 중단했고, 300여 명이 업무 거부에 동참했다. 이들은 식대 10만원 신설, 설·추석 여름휴가 상여금 지급, 근속 수당 신설 등을 공통 조건으로 내걸었고, 판매 인센티브 인상(영업), 기본급 20만원 및 자격 수당 10만원 신설·증액(비영업) 등을 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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