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시승] 아이오닉5 vs EV6, "가족을 위한 차 vs 나를 위한 차"
  • 최하림 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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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3.05 10:00
[비교시승] 아이오닉5 vs EV6, "가족을 위한 차 vs 나를 위한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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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자동차 시장은 전기차 위주로 완전히 재편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를 전동화 과정이라고 말한다. 상당수 브랜드가 오는 2025년을 기점으로 전기차만 생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그 계획을 착실히 수행하고 있다. 현대차그룹도 마찬가지다. 2025년부터 전기차와 수소차만 생산하겠다는 비전을 밝혔고, 2021년에 선보인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통해 그 입지를 공고히 다지고 있다.

지금 현대차그룹의 전동화 과정은 세분화 전략으로 정리할 수 있다. E-GMP를 통해 탄생한 현대차 아이오닉5, 기아 EV6, 제네시스 GV60은 차량 크기와 디자인, 상품성 등에 있어 각 브랜드에 맞게 유의미한 차이를 더했다. 반도체 부족에 따른 생산 지연과 전기차 구매 보조금 소진 등 변수로 인해 판매량 차이는 크지만, 세 차 모두 국내외 시장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그중 볼륨 모델인 아이오닉5와 EV6를 비교 시승하며, 공통점과 차이점을 확인해봤다. 이번 비교는 각 개인 주관에 호불호가 나뉘는 디자인을 제외하고, 실내 구성과 상품성에 집중했다.

# 실용성 좋은 아이오닉5과 개성 확실한 EV6 

우선 두 차량 실내는 디스플레이 위주의 대시보드 구성은 동일하지만, 다이얼 및 버튼 배치와 센터스택 구성에 있어 큰 차이를 보인다.

아이오닉5의 실내는 외관만큼이나 독특함이 넘쳐 흐른다. 전자식 계기판과 디스플레이 모니터에 하얀색 베젤을 더하고, 버튼 수를 대폭 줄였다. D컷 스티어링 휠은 별도 엠블럼 대신 점을 더해 심플해졌으며, 옵션인 디지털 사이드 미러도 남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특히 슬라이딩 가능한 센터 콘솔은 실용성이 인상적이고, 센터페시아 터치스크린을 이용해 공조장치와 시트 편의사양을 조작할 수 있다.

EV6는 아이오닉5보다 평범하고, 익숙한 모습이다. 최근 판매되는 브랜드 신차 인테리어를 그대로 적용했다. '익숙한 맛에 끌린다'는 말처럼 전체적인 구성에 있어서 좀처럼 흠잡기 힘들다. 계기판과 디스플레이는 보편적인 검은색 베젤로 보기 좋게 마무리됐고, 운전석 좌측과 센터페시아, 보편적인 센터 스택에 편의사양을 다룰 수 있는 버튼을 빼곡히 배치했다. 기아답게 별도의 표면처리를 더한 전자식 변속 다이얼이 적용됐고, 곳곳에 블랙 하이그로시로 포인트를 더했다.

실내 공간은 아이오닉5가 확실히 넓다. 그 차이는 제원(전폭 10mm↑, 전고 50mm↑, 휠베이스 100mm↑)만 봐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아이오닉5는 넉넉한 실내 공간을 바탕으로 편안한 라운지를 만들었다. 여기에 날 세우지 않은 A필러, 매끄러운 루프라인 덕분에 어떤 좌석에 앉아도 여유를 느낄 수 있다. 또한, 전동식 조절 기능부터 전 좌석 메모리 및 열선 시트, 수동식 도어 커튼 등 뒷좌석을 위한 편의사양도 빼곡히 챙겼다.

8웨이 전동시트와 2웨이 레그 서포트를 통해 정말 편안한 리클라이닝 자세를 누릴 수 있으며, 낮게 깔린 센터 스택은 앞뒤 슬라이딩 기능을 지원해 실용성을 강화했다. 컵홀더, 개방된 센터 스택, 케이스가 있는 센터 콘솔로 이뤄진 구성 역시 정말 이상적인 구성이다.

그에 반해 EV6는 한층 과감한 A필러 형상과 낮게 깔린 루프라인 등으로 인해 실내 공간에 손해가 생겼다. 여기에 현대차그룹 특유의 높은 시트 포지션까지 더해져 아이오닉5를 탔을 때만큼 여유를 느끼긴 힘들다. 동급에 뒷좌석 편의사양도 열선시트 하나뿐이다.

EV6의 장점은 감성과 직결된 사운드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 14개 스피커와 외장앰프로 구성된 메리디안 프리미엄 사운드는 순정 오디오 기준 소름 돋을 정도로 뛰어난 사운드를 선사한다. 그저 그런 아이오닉5의 보스 오디오와는 비교 불가다. 또한, 가속 시에 그에 맞는 전자음을 들려줘 전기차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액티브 사운드 디자인도 추가됐다. 스타일리시, 다이내믹, 사이버 등 총 3가지 메뉴를 제공한다.

두 차 모두 공통적으로 실내 소재 및 마감에 대한 아쉬움은 크다.

아이오닉5는 디스플레이 베젤이 하얗게 마감된 것이 거슬린다. 이 마감으로 인해 차가 가벼워 보이는 것도 있고, 무엇보다 디스플레이 사이 여백이 틀어져 보인다. 전자식 계기판 좌측은 여백이 크지만, 디스플레이 사이 간격은 좁다. 위아래 간격도 다른데, 색상 때문에 그 차이가 두드러진다. 적어도 이 부분을 블랙 베젤로 어둡게 처리했다면 이 같은 이질감을 느낄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EV6는 차별화를 위해 적용된 소재의 마감이 문제다. 화살표를 위아래로 붙인 것 같은 지오닉 3D 패턴 마감은 대시보드와 센터 콘솔에 적용되는데, 이 소재가 빛에 반사될 경우 시야에 영향을 준다. 물론, 해결책이 없진 않다. 프리미엄 옵션을 빼거나 GT-Line을 구매하면 된다. 최근 기아는 실내에 독특한 패턴을 넣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눈에 띄는 차별화는 좋지만, 그로 인해 기본을 헤칠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

#가족을 위한 전기차 VS 나를 위한 전기차

상당히 많은 부품을 공유하지만, 주행감각은 완전히 달랐다. 아이오닉5는 무른 서스펜션을 갖춘 편안한 이동수단 목적의 전기차였고, EV6는 탄탄한 섀시와 서스펜션을 바탕으로 주행성능에 꽤나 진심인 전기차였다. 전자는 나보다는 가족을 위한 차, 후자는 그 반대에 더 가깝다.

시승차는 몇몇 옵션 차이는 있지만, 롱레인지 모델의 최상위 트림을 기준으로 2륜과 4륜을 모두 번갈아 경험했다. 차량 가격(세제혜택 및 개별소비세 3.5% 기준)은 아이오닉5 롱레인지 프레스티지 트림 5455만원, EV6 롱레인지 어스 트림 5595만원이다. 4륜 구동 옵션 비용은 두 차 모두 300만원으로 동일하다.

아이오닉5와 EV6는 형제차지만, 제원상 분명한 차이가 있다. 제원상 최대토크는 같지만, 전기모터의 최고출력과 배터리 용량은 아이오닉5가 더 낮다. 이에 따른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도 더 짧다. 다만, 아이오닉5는 배터리 용량을 77.4kWh로 늘린 연식변경 모델을 올 상반기 중 도입할 예정이다.

물론, 일반적인 운전 환경에서 제원상 둘의 차이를 확연히 느끼기는 힘들다. 2륜 롱레인지와 4륜 롱레인지 모두 2톤 전후 육중한 무게를 다루기에 충분한 힘을 갖췄다. 2륜 롱레인지는 꾸준히 속도를 올려 나아가며, 4륜 롱레인지는 운전자 재량에 따라서 보다 자유롭게 성능을 발휘할 수 있다. 아이오닉5와 EV6는 고성능 모델 출시가 예정되어 있지만, 사실 일상적인 용도에서는 4륜 롱레인지만 해도 차고 넘친다.

오히려 두 차는 주행성향에서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아이오닉5는 상대적으로 무른 서스펜션이 적용되어 도로 위를 미끄러져간다. 최근 출시되는 현대차의 섀시 및 서스펜션이 탄탄한 것을 생각해보면 정말 의외다. 다만 오랫동안 유지될 것 같은 편안함은 큰 요철이 반복되거나 고속 범프 처리를 했을 때 바로 사라지며, 때로는 신경질적으로 반응하기도 한다.

그에 반해 EV6는 탄탄한 섀시에 상대적으로 딱딱한 서스펜션을 더했다. 도로 위 상황을 확실히 알려주며, 운전자 조작에 빠르게 반응한다. 부드러운 서스펜션으로 인해 즉각적인 반응이 뒤떨어지는 아이오닉5와는 확실히 대비되며, 운전자로서 더 믿고 달릴 수 있다. 다만 앞서 아이오닉5의 신경질적인 반응은 EV6도 마찬가지였다. 서스펜션이 한계치를 넘었을 때 끝을 살짝 놓아버리는 특성이 있다.

부연설명을 더하자면, 타이어와 브레이크 때문에 스포츠 드라이빙을 즐기는데는 한계가 분명하다. 

아이오닉5에 장착된 미쉐린 프라이머시 투어 A/S와 EV6에 장착된 콘티넨탈 크로스콘택트 RX 모두 차량 성능에 충분히 대응하지 못한다. 최고출력과 최대토크가 바로 나오는 전기차 특성상 스포츠카 수준의 접지력을 요구하지만, 타이어 성능은 이를 한참 밑돈다. 4륜이 아닌 2륜 구동 모델에서도 물리적인 한계를 넘어선 상황이 언제든지 재현할 수 있겠다. 서스펜션이 훨씬 무른 아이오닉5의 한계치가 체감상 더 빠르게 찾아온다.

한계를 종잡을 수 없는 브레이크도 문제다. 가속력이 뛰어난만큼 브레이크에 대한 부담은 더욱더 커질 수밖에 없다. 일상 주행 시에는 문제되지 않지만, 속도를 거듭 올려나가면, 브레이크 답력이 실시간으로 변하고 컨디션은 급속도로 나빠진다. 어느새 운전자도 모르게 브레이크가 한계치를 넘어버리면, 이때 운전자는 정말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된다. 앞으로 선보일 고성능 전기차는 전기모터의 성능보다 반드시 브레이크 한계치를 높이는데 집중해야 한다.

능동형 안전사양 구성은 두 차가 똑같다. 트림에 관계없이 전방 충돌방지, 차로 이탈방지 및 차로 유지, 운전자 주의 경고, 하이빔 보조, 후측방 충돌방지, 후방 교차 충돌방지,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지능형 속도 제한, 고속도로 주행 보조가 기본이다. 상위 트림 및 옵션 선택 시 회피 조향을 포함한 전방 충돌방지, 후측방 충돌방지, 후방 교차 충돌방지, 고속도로 주행 보조 2, 안전 하차 보조가 적용되는 것도 똑같다. 

전반적인 시스템 만족도는 상당히 높다. 차간거리를 적절하게 조절하고, 차선 중앙도 센스 있게 유지한다.

전비도 엇비슷하다. 아이오닉5와 EV6 모두 시내와 간선도로를 다닐 경우 평균전비는 5km대 후반에서 6km 초반은 꾸준하게 기록했고, 가감속이 많은 시내 주행 빈도가 많을 경우 더 올라간다. 물론, 요즘 같은 겨울철에 히터에 의존한 채 단거리를 다니면 전비가 3km대 후반에서 4km 초반을 오가는 황당함을 경험할 수 있다.

# 어떤 차를 구매해야 할까?

뛰어난 주행성능과 정숙성을 겸비하고 있고, 공식 제원보다 높은 실제 전비나 실내외 V2L 지원 기능 등은 다른 전기차와 대비되는 공통된 장점이다. 둘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은 정말 쉽지 않다. 아이오닉5와 EV6 모두 각자 장점과 개성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아이오닉5는 개성 있는 세련된 디자인과 넉넉한 실내 공간에서 구현된 실용성, 그리고 부드러운 승차감이 장점이다. 반면, 속도를 높였을 때 부드러운 승차감은 부담으로 다가왔고, 편안함이 일순간 깨질 때 불쾌함이 더욱 크게 느껴진다. 만약 아이오닉5를 선택한다면, 롱레인지 프레스티지 트림에 4륜(HTRAC)과 파킹 어시스트, 컴포트 플러스, 비전 루프를 추가할듯싶다. 세제혜택이 반영된 가격은 6005만원이다.

EV6는 유니크한 디자인과 익숙한 실내, 운전하는 과정에서 줄곧 느껴지는 스포티한 섀시 및 서스펜션 반응이 인상적이었다. 물론, 이 스포티함도 일순간 무너질 때가 있었다. 필자의 선택은 GT-Line에 듀얼 모터 4WD와 하이테크, 메리디안 프리미엄 사운드, 와이드 선루프를 추가하겠다. 세제혜택이 반영된 가격은 624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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