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0대 대통령선거가 가까워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후보의 지지율이 혼선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양측은 더 많은 국민의 선택을 받기 위해 정책 승부를 본격화하고 있는 모양새다. 모터그래프가 대선을 맞아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의 자동차 관련 정책 공약을 비교해봤다. 

# 전기차 정책 "공급 확대" vs "충전요금 동결"

두 후보의 친환경차 보급 관련 공약은 엇갈린다. 이재명 후보는 전기차 공급 확대를 주 골자로 하고 있으며, 윤석열 후보는 기존 전기차 이용자들을 위한 제반 여건을 한층 개선하는 데에 집중했다.

이재명 후보는 전기차 보조금 지급 대상 차종을 확대해 전기차 수요를 충족시키고, 자동차 회사의 전기차 생산량 증가를 유도하는 한편, 이를 통해 출고 대기시간을 대폭 단축시키겠다는 입장이다. 캠프 측에 따르면 2019년 3200여대였던 접수 대비 전기차 공급 부족대수는 작년들어 1만대까지 늘어났다. 

정부기관을 포함한 공공부문과 버스, 택시 등 대중교통 전동화에도 박차를 가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공약한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달성을 위해서는 총 362만대 가량의 전기차가 보급되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윤석열 캠프에서는 충전 제반 여건과 관련한 공약이 나왔다. 우선 주유소와 LPG 충전소에서 전기차 충전이 가능하게 하겠다는 입장이다. 충전소에서 필요한 전기를 태양광,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으로 일부 자급하는 방안도 포함된다. 충전소를 보다 촘촘하게 구성할 수 있도록 안건거리 규제를 풀고, 주유소 내 설치 가능 항목에 ESS를 포함하는 등의 개선책을 마련할 전망이다. 

전기차 충전 요금도 5년간 동결하겠다고 밝혔다. 1kwh당 300원대(환경부 급속충전기 기준)인 현재의 전기차 충전 요금을 유지하겠다는 목표다. 본래 100원대였던 전기차 충전 요금이 지속적으로 인상되고 있으며, 조만간 400원대까지 인상될 것이라는 게 국민의힘 측 주장이다. 

# 음주운전, 두 후보 모두 '운전 제한장치' 공약

음주운전과 관련한 두 후보의 입장은 비슷했다. 양측 모두 술을 마시면 차량의 시동이 걸리지 않는 음주운전 방지장치 장착을 공약했다. 이재명후보는 2회 이상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운전자 차량에 방지장치 장착을 의무화하는 한편, 여객자동차에도 의무 부착해 효과성을 입증하겠다고 밝혔고, 윤석열 후보는 장착 대상과 범위를 한층 세부적으로 구성해 확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외 세부적인 디테일에서는 차이가 있었다. 이 후보는 상습 음주운전자에 대한 음주 치료를 의무화 하고, 교육 내용을 체계적으로 개선해 음주운전을 방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윤 후보는 더 나아가 국가 차원의 음주운전 치유센터를 설립하고, 소주, 맥주 등에 부과되는 주세(酒稅) 일부를 음주운전 예방활동과 피해자 지원에 활용하겠다고도 약속했다.

# 李는 이륜차 번호판, 尹은 법인차 번호판

두 후보는 전용 번호판 도입과 관련한 공약도 내놨다. 이재명 후보는 이륜차 단속 강화를 목적으로 한 이륜차 전면 번호판 도입을 주장했고, 윤석열 후보는 법인차 전용 번호판을 도입해 법인차를 무단 유용하는 관행을 근절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모터사이클 안전 운행 의무를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배달 수요가 증가했고, 이에 따라 이륜차들의 교통법규 위반 건수도 2배 이상 증가했기 때문이다. 캠프 측은 중국, 인도네시아, 싱가폴 등의 사례를 들어 필름식 전면 번호판을 도입하고, 60억원을 투입해 무인 단속장비도 개량할 계획이다.

윤 후보는 수억원대의 슈퍼카를 법인차로 이용하는 편법·탈세 행위에 대한 규제를 예고했다. 법인차량과 일반차량의 번호판을 구분하고, 세제 혜택을 받는 법인차량을 사적으로 이용하는 행위를 근절하겠다는 것이다. 수억원대 슈퍼카 10대 중 6대가 법인 명의인 점을 고려할 때, 별도의 번호판을 부착하면 이 같은 관행이 상당수 줄어들 것이라는 설명이다. 

# 이재명 "보행자 안전 강화" 윤석열 "교통약자 지원"

어린이, 고령자, 장애인 등 교통약자를 위한 교통안전 공약도 포함됐다. 이재명 후보는 어린이·노인 보호구역을 한층 확대하고, 처벌 수위도 더욱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윤석열 후보는 교통약자들의 이동성 강화를 위한 저상버스 확대를 주장했다. 

이재명 후보는 교통약자 보호구역 범위를 더 넓히고, 무인단속장비, 과속방지턱, 도로반사경 등 부가적인 안전 장치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어린이 사상사고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데 반해, 노인 교통사고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는 게 이유다. 

이른바 민식이법 등 보호구역 규제 법안도 손본다. 제한속도 30km/h를 원칙으로 하고, 도로별·시간대별 교통 환경에 따라 단속 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영하겠다는 구상이다. 전문기관의 검증을 통한 보호구역 인증제를 도입해 지역별 상황에 따른 맞춤 운영 제도도 추진한다. 

윤석열 후보는 버스 탑승 편의성을 높이고, 장애인들의 이동권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시내버스에만 국한되어있는 저상 및 휠체어리프트 탑재 버스 기준을 고속버스와 시외버스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캠프 측에 따르면, 휠체어 탑승이 가능한 고속·시외버스 비중은 0.44%(2020년 기준)에 그친다. 윤 후보는 이 기준을 대폭 높이고, 27.8%(2020년 기준)에 머물러 있는 시내 저상버스 채택률도 더욱 끌어올리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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