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아반떼 N에서 주목받은 옵션이 있다. 바로 DCT 사양에서만 선택할 수 있는 N 그린 시프트(NGS)다. NGS 기능을 활성화하면, 기어는 즉시 가장 낮은 단수으로 변속되고, 20초 동안 오버 부스트를 작동시켜 최대 10 마력을 더 발휘한다. 

말로 설명만 들어도 솔깃하다. 억대 포르쉐에서나 만나볼 수 있던 기능(스포츠 크로노 패키지)을 국산 준중형 모델인 아반떼 N에서 접할 수 있다니. 영화에서나 보던 부스터 기능을 쓴다는 심리적 만족감은 흔히 말하는 '감성 마력'을 훌쩍 높여준다. 이제 남은 고민은 '운전 재미를 만끽할 수 있는' 수동변속기냐, '보다 더 높은 출력과 운전의 재미를 누릴 수 있는' DCT냐 뿐일 듯하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의구심도 든다. 정말 10마력이 더 높아지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궁금증이다. 체감될 정도의 극단적인 출력 상승도 아닌 데다, 진짜로 10마력이 올라갔는지, 아니면 5마력 정도만 올라갔는지를 확인할 별도 게이지도 없다. NGS를 쓰면 진짜로 출력이 올라가는 걸까? 모터그래프에서 직접 확인해 봤다. 

# 아반떼 N 엔진, 고성능에 최적화했다

아반떼 N에 장착된 2.0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은 최고출력 280마력, 최대토크 40.0kg.m의 강력한 성능을 발휘한다. 벨로스터 N과 i30 N에 탑재된 것보다 최고출력은 30마력, 최대토크는 4.0kg.m가 더 높다. 여기에 최고출력은 벨로스터 N(6000rpm)보다 낮은 영역(5500rpm)에서 발휘되기 때문에 운전의 재미를 극대화시킨다. 성능 뿐만 아니라 실린더 블록의 형상 및 재질 개선 등을 통해 내구성까지 동시에 끌어올린 것이 특징이다.

앞서 설명한 NGS 기능을 활성화할 경우 엔진 내 터보 부스트압력을 높여 최대 290마력까지 출력을 일시적으로 향상시켜 준다. 이를 바탕으로 N 라인업 중 가장 빠른 250km/h의 최고속도와 정지상태에서 100km/h까지 5.3초 만에 주파하는 가속력을 발휘한다.

# 동력 손실은 크지만…

측정을 위해 향한 곳은 경기도 양주에 위치한 프라임가라지. 이곳은 호주의 다이노미터 제조사 메인라인이 제작한 미터기를 이용하고 있다. 롤러 하부에 리타더를 내장시켜 실제 도로 마찰을 구현하고, 차량 주행 속도에 따라 주행풍을 가정한 팬을 가동시키는 등 다양한 부하 환경을 조성한 제품이다. 이 탓에 다른 다이노미터 대비 보수적인 값이 산출되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우선 파워트레인 응답성을 최적화시킨 'N 모드'를 활성화하고, NGS 여부에 따른 차이를 살펴봤다. NGS 작동 시간인 20초 동안 200km/h 인근까지 속도를 높였다.

테스트기에서 측정한 아반떼 N의 최고출력은 215마력, 최대토크는 30.1kg.m로 확인됐다. 이어 NGS 작동 조건에서는 최고출력 222마력, 최대토크 30.9kg.m을 발휘했다. NGS 작동 여부에 따라 출력은 7마력이 더해졌고, 토크는 0.8kg.m 올라갔다. 공식 제원(280마력, 40.0kg.m)과 비교해 출력은 65마력, 토크는 9.9kg.m의 손실이 발생한 것이다.

예상대로 출력은 제원상 엔진 스펙보다 적게 나왔다. 이는 리타더의 저항값을 비롯해 주행풍 등 가상의 환경적 요인, 차량의 상태 등이 전반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동력 손실 정도는 다이나모 테스트기에 따라 얼마든지 다르게 나올 수 있는 셈이다.

테스트기를 제공한 샵 관계자는 "바퀴와 함께 굴러가는 롤러가 관성에 반응하는지의 여부를 비롯해, 냉각 팬의 성능, 외부 온도 등이 측정 결과에 영향을 미친다"며 "타이어의 마모 상태 및 휠의 크기에 따라 영향을 받는 차량의 하중도 동력 손실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플랫토크·오버부스트 특성은 명확

NGS를 작동시킨 상황(붉은색)과 NGS를 켜지 않은 상태(푸른색)를 비교한 그래프.
NGS를 작동시킨 상황(붉은색)과 NGS를 켜지 않은 상태(푸른색)를 비교한 그래프.

이번 실험에서 중요한 것은 NGS가 올바르게 작동됐는지 여부다.

현대차 측에 따르면, NGS 작동 조건에 따라 발생하는 출력 차이는 약 3.5% 정도다. 실제 다이나모 테스트키에서 측정한 결과를 계산하면, 약 3.3% 가량의 출력차이가 발생했고, 토크는 2.4%가 향상됐다. 

전반적인 테스트 결과는 엔진의 특성을 명확하게 보여줬다. 2600rpm 인근부터 4500rpm 부근까지 비교적 안정적인 토크가 발휘되는 모습이다. 마력도 지속적으로 상승해 6000rpm 쯤에서 절정을 찍었다. 

NGS를 작동시킨 조건도 명확하게 드러났다. 속도를 올리는 내내 토크 곡선은 기존 N모드보다 상위에 위치해 있고, 마력 그래프도 점진적으로 차이를 벌려나가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최고출력이 발생하는 5000~6200rpm 구간에서는 토크가 보다 두터워지는 걸 알 수 있다.

종합해보면 거의 NGS를 작동시켰을 경우 출력은 3.3% 증가했고, 토크는 2.4% 증가했다. 이는 고회전 구간에서 유독 두드러졌다. 서킷 주행 등 고회전대 사용이 잦을 경우 NGS가 랩타임을 더 앞당길 수 있는 역할을 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이날 테스트에 참여한 카레이서 강병휘 선수는 "결과적으로 NGS는 상당히 매력적인 옵션이라는 점을 다시 확인하게 됐다"며 "이번 다이나모 테스트를 통해 NGS가 장착된 DCT가 더 강력한 성능을 발휘한다는 게 입증된 계기였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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