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퍼 '풀옵션' 2057만원, 그 돈이면 베뉴·아반떼?…옵션·경차 혜택까지 따져보자
  • 신화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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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9.14 12:02
캐스퍼 '풀옵션' 2057만원, 그 돈이면 베뉴·아반떼?…옵션·경차 혜택까지 따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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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가 이달 29일 출시 예정인 경형 SUV 캐스퍼의 주요 사양 및 가격을 14일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캐스퍼는 가솔린 1.0 엔진을 기본으로 제공하며, 1.0 터보 모델은 선택 사양 '캐스퍼 액티브'로 운영한다. 가격은 기본 모델이 1385~1870만원이며, 터보 모델은 90~95만원이 추가되는 방식이다. 여기에 선루프와 스토리지 등 풀 옵션의 가격은 2057만원에 달한다. 

이날 공개된 가격표를 두고 온라인에서는 설왕설래가 펼쳐지고 있다. 광주형 일자리 정책의 낮은 인건비를 바탕으로, 가격경쟁력을 갖춘 경차를 제공하겠다던 말과 달리, 오히려 한 체급 높은 베뉴나 준중형 세단인 아반떼와 가격대가 겹치기 때문이다.

베뉴 및 아반떼를 두고 경차인 캐스퍼를 선택하는 것은 정말 어리석은 일일까? 캐스퍼와 베뉴, 아반떼 등 현대차 엔트리 라인업의 가격표를 비교해봤다.

우선, 시작 가격이다. 캐스퍼의 최하위 스마트 트림 가격은 1385만원이다. 캐스퍼 스마트 트림은 가솔린 1.0 엔진과 4단 자동변속기가 조합되며, 안전 사양으로 전방 충돌방지 보조와 차로 이탈방지 보조, 차로 유지 보조, 하이빔 보조, 전방 차량 출발 알림 등이 기본 제공된다. 

베뉴의 최하위 모델은 1689만원(개소세 인하분 반영)이다. 베뉴 스마트 트림은 가솔린 1.6 엔진과 무단변속기(IVT)가 맞물리며, 전방 충돌방지 보조와 차로 이탈방지 보조, 하이빔 보조 기능 등이 기본 제공된다. 캐스퍼와 비교하면 전방 차량 출발 알림 기능은 없지만, 가죽 시트와 1열 열선 기능이 기본으로 탑재됐다.

아반떼는 1570만원부터 시작된다. 다만, 아반떼 최하위 모델은 가솔린 1.6 엔진과 6단 수동변속기가 맞물리기 때문에 무단변속기(IVT) 옵션 가격 150만원을 더한다면 구매가는 1720만원으로 비교군 중 가장 비싸다.

아반떼는 캐스퍼와 베뉴가 지닌 안전 사양을 모두 제공한다. 더욱이 전방 충돌방지 보조 시스템의 감지 대상도 차량·보행자는 물론, 자전거와 교차로 대향차까지 포함되는 등 한층 진보된 사양까지 갖추고 있다. 다만, 베뉴에서 기본 제공되는 가죽 시트 및 1열 열선 기능은 아반떼에서 선택 사양이다. 

이른바 '깡통'이라 불리는 최하위 트림에서 캐스퍼는 파워트레인 성능은 부족하지만, 약 300만원 이상 저렴한 가격경쟁력을 갖춘 모양새다.

현대차 아반떼
현대차 아반떼

그렇다면 모든 사양을 포함한 '풀 옵션' 모델은 어떨까.

캐스퍼의 최상위 인스퍼레이션 트림 가격은 1870만원이다. 캐스퍼 인스퍼레이션에는 전방 충돌방지 보조 기능의 탐지 범위가 교차로 대향차까지 확대되며, 후측방 충돌방지 보조, 후방 교차 충돌방지 보조,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기능이 제공된다. 또한, 1열 풀 폴딩 시트와 2열 슬라이딩·리클라이닝 시트, 운전석 통풍 시트, 8인치 내비게이션이 제공되며 후륜에 디스크 브레이크가 적용된다. 

또한, 에어백의 수가 7개(운전석, 동승석, 운전석 측면, 동승석 측면, 앞좌석 중앙, 커튼)이다. 이는 앞좌석 중앙 에어백이 제공되지 않는 베뉴·아반떼보다 1개 더 많다. 여기에 1.0 터보 엔진(캐스퍼 액티브 II) 90만원, 17인치 다크 그레이 알로이 휠 및 리어 스포일러(액티브 플러스) 50만원, 선루프 40만원, 동승석 시트백 보드(스토리지) 7만원 등 모든 옵션을 더하면 가격은 2057만원에 달한다. 

현대차 베뉴
현대차 베뉴

베뉴의 최상위 플럭스 트림은 2236만원이다. 여기에 선루프 혹은 투톤 컬러 루프(각 40만원)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으며, 최종 풀옵션 모델의 가격은 2276만원이다.

베뉴 플럭스 트림은 캐스퍼가 가진 모든 안전사양을 포함하고 있지만, 전방 충돌방지 보조 기능의 감지 범위가 차량으로 한정됐다. 더욱이 결정적으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기능을 옵션으로조차 선택할 수 없다.

캐스퍼는 공간과 파워트레인에 분명한 한계가 있지만, 베뉴와 최상위 트림 풀옵션 간 비교시 가격 및 상품성에서 우위를 차지한 모습이다. 

이어 아반떼 최상위 트림은 2453만원이다. 캐스퍼와 베뉴가 가진 모든 편의 사양과 안전 사양을 갖추고 있으며, 추가적으로 고속도로 주행 보조(HDA)와 10.25인치 디지털 클러스터, 조수석 통풍 시트까지 제공된다. 옵션으로는 선루프(45만원)와 17인치 알로이 휠(30만원)이 제공되며, 풀옵션 최종 가격은 2528만원이다.

현대차 캐스퍼
현대차 캐스퍼

최상위 모델 풀옵션을 비교해본 결과, 캐스퍼는 베뉴보다 219만원, 아반떼보다 471만원 더 저렴했다. 베뉴보다 일부 편의 사양이 앞섰고, 아반떼와 비교해 크게 부족함 없는 사양이 제공됨을 알 수 있다.

게다가 캐스퍼는 가격표에 표시되지 않는 경차 혜택도 고려해야 한다. 우선, 개별소비세가 면제됨에 따라 이와 연동된 교육세(개소세의 30%) 역시 면제된다. 차량 등록 시 취득세도 50만원까지 감면되며, 차량 등록 시 도시철도채권 및 지역개발채권 등 공채 매입도 면제다. 아반떼와 베뉴의 경우 서울시 기준 9%의 도시철도공채를 매입하거나 일부 금액을 공제한 뒤 곧바로 되팔아야 한다.

저렴한 자동차세도 강점이다. 배기량이 998cc인 캐스퍼는 자동차세가 1cc당 80원으로 연간 7만9840원이지만, 1598cc인 베뉴와 아반떼는 1cc당 140원으로 연간 22만3720원이다. 이외 1000cc 미만 경차 고속도로 통행료 할인 50%와 남산 터널 등에서 징수되는 혼잡 통행료 면제, 의무 가입해야 하는 책임보험료 10% 할인 혜택 등까지 더해진다면 베뉴·아반떼와의 체감 가격 격차는 더욱 커지게 된다.

캐스퍼는 태생이 경차인 탓에 장거리 운행이나 패밀리카로 이용하기에는 한계가 있겠지만, 세컨드카나 시티카, 혹은 출퇴근용 차량을 원하는 고객에게는 경제성을 충분히 어필할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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