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 칼럼] '사상 최초' 현대차, 독일서 코나EV '8년 무상 보증' 실시
  • 독일 프랑크푸르트=이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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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1.28 09:17
[이완 칼럼] '사상 최초' 현대차, 독일서 코나EV '8년 무상 보증' 실시
  • 독일 프랑크푸르트=이완 특파원 (w.lee@motorgrap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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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1.28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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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차 업체들이 제공하는 신차 보증은 자동차 선택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칠까요? 사람에 따라 보증 기간이나 보증 조건을 크게 따지지 않을 수도 있고 반대로 선택의 중요한 요소가 될 수도 있습니다. 분명한 것은 흔히 말하는 '무상보증기간'이 길어서 소비자에게 나쁠 것은 없다는 겁니다.

이런 무상 보증(워런티)을 전략적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는 곳이라고 한다면 현대자동차와 기아를 꼽을 수 있습니다. 아, 물론 이 전략은 한국 시장이 아닌 북미나 유럽의 경우에 해당합니다. 이미 많은 분이 알고 있듯 현대자동차는 유럽에서 무상 보증을 5년/주행거리 무제한으로 하고 있습니다. 기아는 7년/주행거리 14만km죠.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와 기아의 이런 파격적(?)인 무상 보증 전략이 실제 자동차 판매에 어느 정도 영향을 끼쳤는지 계량화하기는 어렵지만 두 회사의 무상보증 정책이 경쟁에 긍정적 영향을 끼친 것만은 부인하기 어려울 듯합니다. 유럽 현지 전문 매체들도 현대와 기아의 신차를 소개할 때 이 보증 기간 이야기를 빼놓지 않고 있고, 무엇보다 현대자동차와 기아 자신들도 이를 대대적으로 홍보에 이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독일에서 시작된 현대자동차의 새로운 보증 서비스 하나가 눈에 들어옵니다. 2020년 1월 1일 이후 구매한 코나 전기차의 무상 보증 기간을 8년으로 늘린 것입니다. 주행 거리 역시 제한을 두지 않겠다고 밝혔는데요. 전기차, 그것도 특정 모델에 한정된 것이기는 하나 차체와 일반 부품의 보증 기간을 8년(주행 거리 무제한)으로 한 것은 처음 봅니다. 이쯤에서 코나 전기차의 한국과 독일 무상 보증 기간을 한 번 비교해 보죠.

# 코나EV 무상 보증 조건 한국, 독일 비교

- 차체 및 일반 부품

독일 : 8년/주행거리 무제한 (2020년 1월 1일 이후 출고 기준)
한국 : 2년/8만km, 3년/6만km, 4년/4만km 중에서 택1 (2018년 1월 1일 이후 출고 기준)

- 전기차 부품 특별 보증

독일 : 8년/주행거리 무제한 (차체 및 일반 부품에 포함)
한국 : 10년/16만km

- 배터리 보증

독일 : 8년/16만km (유럽 공통)
한국 : 10년/20만km (2020년 1월 6일 이후)

비교해서 보니 서로 나은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이 명확해지네요. 차체 및 일반 부품은 압도적으로 독일이 낫고, 배터리 보증은 한국이 독일을 포함한 유럽보다 더 좋습니다. 다만 배터리의 경우 한국에서는 평생 보증 제도를 실시했었는데 최근 이를 10년/16만km로 줄였습니다.

코나EV / 사진=현대자동차

# 유럽의 친환경 분위기 속 선제 대응

현재까지 확인한 바로는 유럽에서 코나 전기차의 8년 무상 보증을 하는 나라는 독일이 유일합니다. 독일 법인의 판단에 따른 제한적 전략인지 아니면 독일을 시작으로 유럽 전체로 늘려가려는 더 큰 틀의 전략인지는 모르겠지만 전기차에 관심 있는 소비자에게 이런 보증 패키지는 매력적인 조건임이 분명합니다. 그렇다면 왜 이런 화끈한(?) 서비스를 현대차는 펼치는 걸까요?

유럽은 요즘 빠르게 전기차가 시장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있죠. 그리고 독일은 그런 성장세를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곳입니다. 이곳에서 현대자동차는 N 브랜드를 통한 이미지 개선과 함께 배터리 전기차와 수소 전기차 등을 통한 친환경 이미지 강화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대형 SUV나 럭셔리 브랜드로 시장을 주도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죠.

제네시스를 정식 론칭하며 유럽 럭셔리 시장 공략을 준비 중이지만 현실적으로 현대차의 더 나은 경쟁력은 전기차에 있다고 봐야 합니다. 유럽의 친환경 분위기와도 물론 더 잘 맞기도 하고요. 그렇기 때문에 유럽 브랜드들의 전기차 시장 공략이 본격화되기 전에 선제적으로 현대차는 전기차 시장을 공략해 성과를 내야 합니다. 코나EV의 8년 무상 보증도 이런 전략에서 나온 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8년 무상 보증을 알리는 독일 브로셔

환경 보조금(8000 유로)과 8년 무상 보증을 묶어 보면 유럽 기준으로 상당히 매력적인 구성입니다. 괜찮은 배터리 경쟁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코나EV의 경쟁력은 이래저래 더 커지게 되겠죠. 물 들어올 때 노 저으라고, 유럽 전기차 시장에서 현대자동차가 유의미한 결과를 만들기엔 지금이 적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나저나 꿈쩍 않는 내수 시장 무상 보증 서비스도 전기차 시대엔 좀 달라지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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