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수입차 시장은 전년대비 6.5% 감소한 24만6298대를 기록했다(승용차 기준). 메르세데스-벤츠가 브랜드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시장을 달궜지만, BMW의 부진과 하반기 본격화된 일본차 불매운동 여파가 시장 전반에 악영향을 미쳤다. 

# ‘요지부동 1위’ 메르세데스-벤츠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수입차 시장은 말 그대로 메르세데스-벤츠의 ‘독주’였다. 메르세데스-벤츠는 베스트셀링카 E클래스(3만9788대)를 기반으로, 법인 설립 이래 사상 최대 실적인 7만8483대를 판매하며 2위인 BMW(4만4142대)를 멀찌감치 따돌렸다.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메르세데스-벤츠는 판매 상위 10개 차종 중 5개를 차지했다. 특히, 지난해 가장 많이 판매된 E클래스는 메르세데스-벤츠 전체 판매량의 50.7%를 차지했다. E클래스는 올 상반기 페이스리프트 모델 출시가 예정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두 자릿수 성장세(전년比 +12%)를 보였다. 

E클래스는 작년 1분기 월 평균 2600대 수준에 머무르며(2018년 대비 -30.5%) 심각한 부진을 겪었다. 그러나 4월부터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하더니 남은 9개월간 3만2000여대가 판매되며 월 평균 3600대까지 회복됐다.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

이어 C클래스가 9547대로 3위를 기록했다. 2018년(7607대)보다 25.5%나 증가했다.

풀 체인지 모델 공개를 앞둔 C클래스는 재고 처리를 위한 공격적인 할인 정책이 판매량 증가를 이끌었다. 실제로 지난해 1월부터 4월까지 평균 판매량은 700대 수준에 머물렀지만, 5월 최대 700만원에 이르는 공격적인 할인 정책을 펼치며 월 1000대를 넘겼다. 이어 연말 다시 한번 최대 14%의 할인 공세를 펼치며 11월 1006대, 12월 875대를 각각 기록했다.

최대 할인폭을 적용 받을 경우 4000만원대까지 가격이 내려가는 만큼, 국산차 혹은 엔트리급 수입차를 고려하는 고객들이 상당수 C클래스를 선택했다. 시장 경쟁자인 BMW 3시리즈의 판매 부진도 영향을 줬다. 3시리즈는 지난해 7세대 신차를 투입했음에도 불구하고, 판매량이 저조한 상황이다.

이외 GLC가 8633대로 4위, S클래스가 7274대(마이바흐 포함)로 6위, CLS가 5324대로 9위를 각각 차지했다.

# BMW “점점 더 멀어져간다”

BMW 530e i퍼포먼스
BMW 530e i퍼포먼스

BMW는 2018년대비 12.7% 하락한 4만4142대로 2위를 기록했다. 2018년 연쇄 화재 사태를 겪은 이후 좀처럼 판매량을 회복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5시리즈가 1만9138대로 수입차 전체 2위에 올랐다. 하지만 경쟁 모델인 벤츠 E클래스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그쳤다. 2017년 2만6339대로 E클래스를 6000여대 차이까지 추격했던 5시리즈는 2018년 2만3498대, 2019년 1만9138대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5시리즈는 아직 2018년 연쇄 화재 사태 여파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주력인 디젤 모델에서 연이어 화재가 발생함에 따라 5시리즈 전체 이미지에 악영향을 미쳤다. 리콜이 대부분 마무리됐고 같은 원인으로 추가 화재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실추된 이미지를 회복하는 데는 시간이 더 필요할 전망이다.

BMW는 내년 5월 28일 개최되는 2020 부산모터쇼에서 신형 5시리즈를 세계 최초로 공개할 예정이다. 길어지는 국내 시장에서의 부진을 끊어내기 위함으로 분석된다.

BMW 3시리즈
BMW 3시리즈

3시리즈는 6816대로 6위를 기록했다. 스포츠세단의 절대 강자로 분류되는 3시리즈는 풀 체인지 모델을 도입했음에도 불구하고 판매량은 오히려 30%나 급락했다.

7세대 3시리즈는 가격 정책 및 디자인 호불호 논란을 겪으며 명성 대비 소비자의 외면을 받고 있다. 특히, 상위 모델을 중심으로 수입한 탓에 실구매가격이 구형 대비 500~700만원가량 인상되며 경쟁자인 C클래스보다 비쌌고, 심지어는 5시리즈나 E클래스 하위 트림과도 가격대가 겹쳤다.

# 폭스바겐 “화려한 복귀?”

폭스바겐 아테온
폭스바겐 아테온

디젤게이트 여파로 사실상 ‘개점 휴업’상태였던 폭스바겐은 5월 2019년형 아테온을 출시하고 국내 시장에 복귀했다.

폭스바겐 플래그십 세단 아테온은 5595대 판매되며 8위에 올랐다. 5월 판매량은 673대로, 8월까지 600대 안팎을 판매하며 상위 10위에 꾸준히 진입했다. 하지만 9월 중순경 국내 환경 규정 인증 준수 여부에 대한 내부 확인을 이유로 약 2주간 출고를 잠정 중단하는 등 우여곡절도 겪었다. 

판매 재개 이후 10월 458대, 11월 384대로 부진을 겪은 아테온은 12월 최대 1300만원에 달하는 공격적인 할인으로 11월 대비 446.4%나 급증한 2098대를 기록하며 탑10에 안착했다.

# 희비가 엇갈린 일본 브랜드

렉서스 ES
렉서스 ES

작년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불매운동 여파로, 일본차 판매량(2019년 3만6717대)은 무려 19%나 급감했다. 일본차 중 혼다만 유일하게 두 자릿수 성장세(+10%)를 보였다(렉서스 -8.2%, 토요타 -36.8%, 닛산 -39.6%, 인피니티 -6.1%). 2018년 5위를 기록했던 렉서스는 3위로 2계단이나 올라섰지만, 이는 토요타와 폭스바겐의 부진으로 인한 상승효과라 의미가 크지 않다.

2019년 상반기 4915대를 판매하며 전년대비 15.3%의 증가세를 보였던 렉서스 ES는 하반기 불매운동 여파로 판매량이 급감했다. 2019년 최종 성적은 7293대(전년比 -18.5%)로, 수입차 전체 5위, 일본차 판매 1위를 각각 기록했지만 마냥 웃을 수만은 없었다.

혼다 어코드
혼다 어코드

혼다 어코드는 5319대로, 11위 아우디 A6와는 불과 57대 차이로 10위권에 턱걸이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4470대)과 비교하자면 판매량이 17%나 늘었다. 어코드는 혼다 판매량(2019년 8769대)의 60.7%를 차지하는 대들보 역할을 맡았다. 혼다는 파격적인 판촉 프로모션을 적용하며 시장에 정면으로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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