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닝 100개월·스파크 120개월 할부의 비밀은?
  • 신승영
  • 좋아요 0
  • 승인 2019.07.31 17:09
모닝 100개월·스파크 120개월 할부의 비밀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근 경차 시장에서 100개월 이상 초장기 할부 프로모션이 화제다. 과연 소비자들에게 반가운 소식일까. 

기아차는 이달 모닝을 100개월 할부로 구매할 수 있는 ‘제로백 할부’ 프로그램을 내놓았다. 이에 맞서 한국GM 역시 10년간 매월 10만원대에 스파크를 이용할 수 있는 ’10-10 슈퍼 초장기 할부’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기아차 최초로 시행된 모닝 제로백 프로그램은 선수율 제한 없이 100개월간 4.9% 고정 금리로 차량을 이용할 수 있다. 여기에 50개월 이후부터는 중도 상환 수수료가 면제된다.

모닝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럭셔리 트림 자동변속기 모델의 가격은 1350만원이다(세금 및 보험 별도). 해당 모델을 기준으로, 100개월 전액 할부를 진행할 경우 매달 납입금은 16만4700원이다.  

스파크 10-10 슈퍼 초장기 할부 역시 4.9% 고정 금리에 120개월 납부가 가능하다. 스파크는 LT 트림 C-TECH 모델(1305만원)에 레더 패키지(45만원)를 추가하면, 앞서 모닝과 동일한 1350만원이다. 120개월 전액 할부를 선택하면, 매달 납입금은 14만2500원이다. 모닝보다 납부 기간은 1년 8개월이 더 길지만, 월 납입금이 저렴하다.

모닝과 스파크, 둘 다 선수율 제한이 없기 때문에 초기 차량 구입비에 대한 부담이 낮다. 

관건은 이자 비용이다. 1350만원의 경차를 전액 초장기 할부로 구매할 경우 모닝은 297만원, 스파크는 360만원의 이자를 부담한다. 전체 지불 금액의 20%가 금융비용으로 나가게 된다.

더군다나 차량 교체 주기가 짧은 국내 시장에서 경차를 10년이나 타려는 이들이 얼마나 될지도 의문이다.

기아차와 한국GM이 초장기 할부 프로그램을 내놓은 이유는 경차 판매량이 급격하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과거 연 20만대 규모의 경차 시장은 이제 절반 수준으로 위축됐다. 올 상반기 모닝과 스파크 두 차종의 총 판매량은 4만대를 채 달성하지 못했다.

다만, 이번 초장기 할부 상품도 실제 판매량을 끌어올리는 데는 한계가 있을 전망이다. 앞서 쌍용차가 티볼리에 120개월 할부 상품을 적용했다. 쌍용차 측에 따르면, 많은 이들이 관심은 가지지만 정작 초장기 할부로 구매하는 고객은 3% 이내에 그쳤다. 종합적으로 봤을 때, 전시장까지 고객을 유인하는 미끼 상품에 불과했다. 

기아차와 한국GM은 지난해 경차 구매시 TV·세탁기·건조기·냉장고 등 대형 가전 제품을 사은품으로 제시했고, 올해는 100개월 이상 초장기 할부 상품을 꺼내 들었다. 진정으로 경차 시장 활성화를 고민한다면, 가격 인하와 상품성 제고 노력이 더 절실하겠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