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 칼럼] 면허증 안 따고, 시위하고…자동차와 거리 두는 젊은이들
  • 독일 프랑크푸르트=이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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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7.30 09:09
[이완 칼럼] 면허증 안 따고, 시위하고…자동차와 거리 두는 젊은이들
  • 독일 프랑크푸르트=이완 특파원 (w.lee@motorgrap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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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7.30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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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프랑크푸르트 도심에서 낯선 광경 하나를 목격했습니다. 신호에 걸려 정지해 있는 차들을 향해 한 무리의 중고등 학생들이 도로를 건너다 말고 도시에서 떠나라는 구호를 외치는 것이었습니다. 정확하게 들린 건 아니었지만 당신의 자동차가 도시를 망치고 우리를 죽이고 있다는 그런 말들이 이어 나왔던 것 같습니다.

학생들의 표적(?)이 된 운전자들은 당황스러워하는 표정이었는데요. 신호가 바뀌고 아이들이 길을 건너면서 상황은 일단락됐습니다. '무엇 때문에 저런 행동을 한 걸까?' 그들의 공격적 행동이 궁금해지더군요. 그리고 며칠 후 이유를 알게 됐습니다. '프라이데이스 포 퓨처(Fridays for Future)' 우리 말로 '미래를 위한 금요일'이라는 시위와 관련이 있었던 겁니다.

기후 위기를 막기 위해 교통 혁명이 필요하다고 외치는 독일의 '미래를 위한 금요일' 시위 학생들 / 사진=위키피디아, Leonhard Lenz

# 세계적 환경 시위, 자동차 배출가스 지적

세계 곳곳에서 학생들이 주도하는 환경 시위가 1년 이상 계속되고 있습니다. 스웨덴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후변화 대책을 요구하며 벌인 그레타 툰베리 학생의 1인 시위로부터 시작된 이 '미래를 위한 금요일' 외침은 점점 그 힘을 얻어가고 있는 중인데요. 환경단체는 물론, 과학자, 예술인, 그리고 기업인들까지 나서 조직을 만들어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1인 시위 중인 그레타 툰베리 / 사진=위키피디아, Anders Hellberg

우리나라를 포함, 올 3월에는 세계에서 약 180만 명 이상인 참여한 최대 규모의 '기후 시위'가 동시에 벌어졌는데요. 2주 전쯤에는 결석을 하고 시위에 참석하는 학생의 부모에게 벌금을 물리겠다는 방침이 독일 내에서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유럽 정치권도 민감하게 반응을 하는 등, '미래를 위한 금요일'은 매우 중요한 사회적 이슈가 돼 버렸습니다. 그렇다면 여기에 참여하는 학생들이 요구는 어떤 걸까요?

화석 연료 시대를 끝내고, 재생 에너지에 대한 투자를 늘리며, 교통 혼잡 등을 줄일 수 있도록 대중교통을 늘려 달라는 것 등입니다. 독일 지부의 경우 2035년까지 독일 내 온실가스 배출이 제로가 되어야 한다는 목표치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한마디로 하루빨리 석탄, 석유의 시대를 끝내 지구 온난화의 위험을 줄여가자는 것입니다.

실제로 30세 이하 젊은 층을 대상으로 세계경제포럼이 설문조사를 한 게 있는데, 전쟁이나 차별 등의 문제보다 환경을 지구촌의 가장 당면한 위기로 여겼습니다. 이런 분위기는 자연스럽게 자동차에 곱지 않은 시선을 갖게 만들고 있는데요. 과연 학생들의 이런 태도가 앞으로의 자동차 소비문화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도 궁금합니다.

미국의 '미래를 위한 금요일' 시위 / 사진=위키피디아, Felton Davis

# 자동차보다 스마트폰

환경 문제라는 거대 담론에서 잠시 눈을 돌려보죠. 최근 들어 자동차에 대한 10대와 20대의 관심과 소유 욕구가 과거만 못해졌다는 얘기들이 들려옵니다. 2010년 이후 미국 젊은이들이 자동차보다는 스마트폰을 비롯한 사물 인터넷(IoT)에 더 많은 관심을 두고 있고, 이런 이유로 면허 취득 비율이 줄고 있다는 소식이 거의 매년 전해집니다.

일본 역시 젊은 층의 자동차 관심도가 과거와 다르다며 차량 공유 서비스의 중요성을 이야기합니다. 유럽도 마찬가지여서, 2017년 포드가 독일의 젊은이들(18세~35세)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자동차를 가져야 한다'는 응답(42%)보다 '있으면 좋지만 꼭 소유해야 할 필요성은 못 느낀다'는 항목(58%)에 더 많이 공감을 표시했다고 합니다.

이런 현상은 과거에 비해 도시로 많은 젊은이가 몰리고 있고, 대중교통이나 자전거 등의 이동 수단에 만족하는 빈도도 높아지고 있다는 점, 그리고 스마트폰 등, 모바일 인터넷 등에 높은 관심을 보이는 모습 등과 관련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자동차의 필요성, 내 차를 소유하고픈 욕구가 완전히 사라질 일은 없을 겁니다. 완성차 업체들 또한 트랜드 변화에 적절히 대응할 것이고요. 자율주행과 전기차, 그리고 다양한 첨단 서비스를 제공하는 움직이는 사물인터넷 환경을 구축해 미래의 주 소비층이 될 젊은이들의 마음을 얻으려고 할 것입니다.

하지만 자동차는 없어서는 안 되는 필수품이 아닌, 필요에 따라 사용 가능한 선택적 도구로 바라보는 시선들이 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한 현실입니다. 그리고 여기에 환경 문제가 결합돼 자동차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젊은이들 또한 많이 있다는 것도 우리 어른들이 생각해야 할 문제입니다.

BMW의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한 음성인식 서비스 / 사진=bmw

이제 자동차는 친환경성을 먼저 생각해야 합니다. 자동차는 첨단 모바일, 움직이는 모바일 기기처럼 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 두 가지 부분에서 얼마나 많은 투자가 이뤄지고 기술력을 발휘할 수 있는지가 자동차 회사들이 오래 생존할 수 있는 길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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