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로스터 N 다이어리-③] “우여곡절 끝 출고 완료”
  • 최하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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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7.12 11:11
[벨로스터 N 다이어리-③] “우여곡절 끝 출고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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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각지도 못한 변수, 납기일

“차량 납기일이 조정되었습니다. 그 결과, 벨로스터 N은 3월 말 정도에 생산될 계획입니다.”

3월 2주차 수요일, 담당 카마스터를 통해 이 소식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정말 당황스러웠습니다. 저는 납기일을 확인하여 대략적인 출고 시점에 맞춰 차량 계약을 진행했고, 아무리 늦어도 3월 3주차에는 출고가 이뤄질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아직 생산 계획조차 잡히지 않았다는 얘기를 3월 2주차에 듣게 될 줄은 정말 상상도 못 했습니다.

담당 카마스터에게 다른 것은 바라지 않고, 제가 원하는 일자(3월 2주차 또는 3주차)에 출고가 이뤄지게만 진행해 달라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해당 일자에 출고가 되지 않는다면 전 굳이 이 시점에 신차를 계약할 필요가 없었습니다(그 이유는 추후에 밝히겠습니다). 이와 같은 충격적인 소식을 접하고 한동안 제정신을 차리기 힘들더군요.

저는 “제가 특별히 요청드린 건 납기일 하나인데 이걸 이 시점에 와서 못 맞춘다고 하는 게 말이 되냐”고 분통을 터뜨렸고, 이런저런 고민 끝에 “3월 3주차까지 차량 출고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해약하겠다”는 초강수를 두게 됩니다. 담당 카마스터는 지점장 및 해당 담당자에게 한 번 더 간곡히 말해보겠다고 얘기했고, 짧고 긴 통화를 끊게 됩니다.

사실 이 상황에서 담당 카마스터가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습니다. “고객의 성화로 차량 납기일을 맞춰주셨으면 좋겠다”고 담당자에게 적극적으로 어필하는 게 전부일 뿐입니다. 차량 선호도, 계약 대수, 공장 가동 상황 등에 따라 납기일은 자유자재로 바뀔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에 대한 피해는 담당 카마스터와 고객이 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하루가 지나가고 오후에 담당 카마스터의 연락을 받게 됩니다. “적극적으로 어필한 끝에 차량 생산 일자가 잡혔습니다. 금일자로 생산에 들어가며, 내일 출고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라는 기쁜 소식을 접하게 됩니다. 급작스럽긴 했지만, 마다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출고를 위한 동선을 생각하고, 관련 통화를 하며 정신없이 하루를 보냈습니다. 

#현대자동차 울산출고센터 방문기

현대자동차 울산출고센터에서 전송된 문자. 이동 방법에 대해 상세히 안내되어 있습니다.

어느 정도 통화를 마치니 장문의 MMS 문자가 오네요. 바로 현대자동차 울산출고센터에서 전송된 문자였습니다. 관련 소식을 듣고 전화 통화를 할 때만 해도 크게 실감하지 못했지만, 직접 출고할 차량 사진을 문자로 받게 되니 제 차가 만들어져 있다는 사실에 무척이나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해당 문자를 통해 실제 출고할 차량의 사진과 현대자동차 울산출고센터 방문 방법에 대해 상세히 기술되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각 교통편 이용에 따른 택시 비용 발생 차이를 상세히 명시한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물론 제 경우에는 자가용으로 갔기에 특별한 해당 사항은 없었습니다.

물론 수도권에서 울산까지 내려가면서 소요되는 시간 및 비용이 결코 적지 않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곳까지 굳이 내려간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 꼭 한 번쯤은 직접 출고를 경험하고 싶다는 바람이 있었고, 둘째, 조금이나마 빨리 길들이기 주행을 마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제 차라서가 아니라) 주위 조명 덕분에 유독 더 빛나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됩니다.
총 주행거리는 단 5km, 주유량은 1/4 정도.

현대자동차 울산출고센터 차량 출고 방식은 다음과 같이 진행됩니다. 저처럼 자가용을 이용해 간 경우 직원 안내를 통해 게이트 부근에 차를 세워야 합니다. 이후 사무실이 있는 곳까지 쭉 걸어가야 합니다. 고속도로 분기점처럼 경로 안내가 되어 있으며, 주차장에서 사무실까지 걷는 시간은 아주 넉넉하게 5분 정도 걸립니다.

사무실에 도착하여 직원에게 차량 출고자 성함, 차종을 말해주면 어느 곳에 차량이 있는지를 알려줍니다. 그리고 직원과 함께 나가 차량의 이상 유무를 살펴보고, 차량 출고를 결정하면 됩니다. 제 경우에는 앞서 언급했듯 해당 기간에 차가 꼭 필요했기에 심각한 결함이 있지 않은 다음에야 무조건 출고하려고 했습니다. 망설임 없이 출고를 결정하고, 비닐을 뜯기 시작했습니다.

아무래도 차량 위치 안내를 위해 직원이 함께 나가 있다 보니 현미경으로 관찰하듯 차량을 살펴보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무엇보다 경남권에 거주하는 사람 아니고서야 이곳에 오가는 데 걸리는 시간은 거의 하루라고 봐야겠죠. 실제 출고장에서의 인수 거부 비율이 어떻게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탁송을 거친 출고보다는 비율이 훨씬 낮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아무래도 여러 사람의 손을 탄 시승차를 탈 때와는 다르게 클러치 답력이나 기어 레버 조작감이 모두 낯설게 느껴지네요. 뭔가 더 뻑뻑하고, 더 많은 힘을 요하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됐습니다. 길들이기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습니다. 잠시나마 말을 타는 현상은 있었지만, 그래도 시동을 꺼트리지 않았다는 사실에 무의미한 자부심을 느끼게 됐네요. 

현대자동차 울산출고센터 주위에 위치한 GS칼텍스에서 고급유를 가득 주유하고, 서울로 복귀했습니다. 정말 잊지 못할 기억이었던 것 같습니다. 서울에 도착해 이런저런 일을 처리한 뒤, 오후 6시쯤 움직이기 시작했는데요. 전 운전하면서 길에서 처음 우박을 맞아봤고, 극심한 정체에 시달려야만 했습니다. 이 또한 다 추억이 되겠죠. 아무렴요.

(다음 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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