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맞붙은 현대차와 엘리엇, 배당·사외이사 두고 신경전
  • 신승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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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3.13 17:43
다시 맞붙은 현대차와 엘리엇, 배당·사외이사 두고 신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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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와 현대모비스의 정기 주주총회가 오는 22일 개최된다. 일주일여 앞으로 다가온 이번 주총 분위기는 예년과 달리 사뭇 긴장감을 자아낸다. 지난해 그룹 지배구조 개편 실패 이후 이어진 엘리엇과의 대립이 다시금 떠오르며, 주총을 앞두고 많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주총의 주요 쟁점은 배당 금액과 사외이사 자리다. 

먼저, 현대차와 모비스는 지난달 이사회를 열고, 각각 1주당 3000원과 4000원의 배당금을 의결했다. 반면, 엘리엇은 현대차 1주당 2만1976원, 모비스 1주당 2만6399원 등 6.5~7.3배에 달하는 배당을 요구하고 나섰다(보통주 기준).

단순히 보유 지분만 따진다면, 현대차와 모비스가 유리하다. 양사는 총수 일가 및 그룹 계열사 등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30%에 달한다. 엘리엇의 각 회사 지분율은 3% 내외에 불과하다.

ISS와 글래스 루이스, 한국기업지배구조원 등 국내외 의결권 자문기관도 이번 배당과 관련해 회사 측 손을 들어줬다. 연구개발(R&D) 및 인수합병(M&A) 활동 등 미래 투자 전략을 고려한 의견이다.

변수는 회사별로 약 45%를 차지한 외국계 자본이다. 앞서 이사회에서 자사주 매입·소각과 같은 추가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내놓았지만, 당장 눈 앞의 배당 수익이 상당하다. 외국계 자본이 단기적인 수익에 집중한다면, 엘리엇에게 힘을 실어줄 가능성이 높다.

이어 사외이사에 대한 양측 의견도 첨예하게 갈린다. 

현대차 이사회는 신임 사외이사로 ▲윤치원 ▲유진 오 ▲이상승 등을 추천했다. 모비스 이사회는 ▲칼 토마스 노이먼 ▲브라이언 존스 등을 창사 최초 외국인 사외이사를 영입하기로 했다.

반면, 엘리엇은 현대차 신임 사외이사로 ▲존 리우 ▲랜달 랜디 맥긴 ▲마가렛 빌슨 등을, 모비스 신임 사외이사로 ▲루돌프 윌리엄 본 마이스터 ▲로버트 앨런 크루즈 등을 후보로 제안했다. 여기에 후보 명단과 별개로 모비스 사외이사 수를 기존 9명에서 11명으로 늘리는 방안도 요청했다.

이에 현대차그룹은 엘리엇이 제시한 후보들이 현재 경쟁업체에 근무해 이해상충 문제가 발생하거나 미래전략 수행 역량이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현대차그룹은 전문성을 갖춘 80여명의 사외이사 후보군을 운용 중이라고 맞섰다.

투자기관 및 자문사별로 사외이사에 대한 의견은 다소 엇갈리지만, 대체적으로 회사 측 후보에 긍정적인 견해를 표명했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지배구조 개편 실패 이후 국내외 주요 투자 및 자문기관을 대상으로 기업설명회를 진행하며, 의견 수렴과 설득 작업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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