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WRC] 몬테카를로 랠리…'현대차의 불운과 건재한 오지에'
  • 김상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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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1.23 15:06
[2017 WRC] 몬테카를로 랠리…'현대차의 불운과 건재한 오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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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WRC는 많은 것이 달라졌다. 새로운 규정으로 통해 엔진 성능이 크게 향상됐으며, 차체 규정도 완화됐다. 덕분에 랠리카를 만드는 기술력이 올 시즌을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WRC에 복귀한 도요타와 시트로엥의 활약이 기대되는 가운데, 세바스찬 오지에를 영입해 우승을 노리는 M-스포츠도 주목해야겠다. 무엇보다 랠리카의 완성도를 더욱 높인, 현대차의 첫 시즌 우승 가능성도 꽤 높아 보인다.

 

지난 19일부터 22일(현지시간)까지 ‘월드 랠리 챔피언십(WRC)’의 개막을 알리는 ‘몬테카를로 랠리(Rallye Monte-Carlo)’가 진행됐다. 

1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몬테카를로 랠리는 WRC에서 가장 상징성이 크다. ‘카지노 스퀘어’, ‘콜드튀리니’ 등의 명소를 관통하며, 어떤 랠리보다 험난하고 예측하기 힘들다. 변덕스러운 날씨도 몬테카를로 랠리의 큰 매력 중 하나다. 

2017 몬테카를로 랠리는 총 17개의 스테이지로 구성됐다. 현대차, 시트로엥, 도요타, M-스포츠 등은 382.65km의 랠리 코스를 달리고, 약 1천km에 달하는 로드 섹션 등을 소화해야 한다. 총 1411.79km에 달한다.

 

여러 사고가 많았던 이번 랠리에서, 폭스바겐에서 M-스포츠로 자리를 옮긴 ‘세바스찬 오지에(Sebastien Ogier)’가 우승을 차지했다. 폭스바겐에서의 압도적인 승리는 아니었다. 어쨌든 오지에는 몬테카를로 랠리에서 4년 연속 우승을 차지하는 저력을 보였다. 

 

역시 폭스바겐에서 ‘도요타 가주 레이싱 WRC’으로 이적한 ‘야리-마티 라트발라(Jari-Matti Latvala)’도 안정적인 주행으로 2위를 차지했고, M-스포츠의 ‘오트 타낙(Ott Tanak)’은 3위에 올랐다. 현대차는 랠리 중반까지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였지만, 운이 없었다. 

# 첫째날, SS1~SS2 '21년만에 발생한 사망사고'

안타까운 일이다. 19일 밤에 진행된 SS1에서 현대차 모터스포츠의 헤이든 패든(Hayden Padden)이 몰던 i20 쿠페 WRC 랠리카가 블랙아이스를 밟고 미끄러졌고, 이내 산비탈을 들이박았다. 일반인에게 출입이 통제된 도로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50대 스페인 관람객은 안타깝게도 랠리카에 치었다. 헬리콥터로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아쉽게도 목숨을 잃고 말았다.

 

현대차와 헤이든 패든은 공식 성명을 통해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유가족분들과 지인분들께 위로의 말씀을 전하고, 사건 정확 파악을 위한 지원을 약속하겠다”고 밝혔다. 이 사고로 인해 SS1은 경기가 취소됐고, 패든은 이후 경기에 참가하지 않았다.

SS2는 예정대로 진행됐다. 티에리 누빌(Thierry Neuville)은 선두로 나섰다. 돌아온 챔피언 오지에게 7.8초나 앞섰다. 누빌은 “모든 것이 좋았다”며 “새로운 i20 쿠페 WRC는 예상보다 훨씬 잘 움직였다”고 말했다. 오지에는 “안정적인 주행을 목표로 했다”며 “다음 단계에서는 더 빠르게 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의 테스트 드라이버이기도 했던 도요타의 유호 하니넨(Juho Hänninen)은 3위로 산뜻하게 출발했다.

# 둘째날, SS3~SS8 '현대차의 독주'

맑은 날씨 속에서 본격적인 산악 코스가 시작됐다. 날씨는 화창했지만, 산길은 꽁꽁 얼었다. 그래서 사고도 많았고, 주행이 불가능한 상태로 둘째날 일정을 마쳐야 하는 팀도 많았다. 이런 가운데, 현대차 누빌은 발군의 실력을 발휘했다. 

 

누빌은 SS4~SS6까지 가장 빠른 기록을 냈다. 누빌은 “모든 것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하지만, 오후 레이스에서는 준비했던 페이스노트와 현장 상황이 크게 달라서 어려움을 겪었고, SS8에서는 엔진이 멈추기도 했다. 하지만 오전에 워낙 좋은 성적을 기록했기 때문에 2위로 치고 올라온 오지에와 45초의 격차를 유지했다.

오지에는 SS3에서 도랑에 빠져 시간을 허비하게도 했지만 침착하게 페이스를 끌어올렸다. 그리고 누빌이 잠깐 당황한 사이 SS7~SS8에서 선두를 유지했다. 누빌을 맹렬하게 쫓던 시트로엥의 크리스 미케(Kris Meeke)는 미끄러지면서 도로 둔턱에 부딪히며 오른쪽 앞바퀴 서스펜션이 파손되며 둘째날 경기를 포기했고, 하니넨의 도요타 야리스 WRC도 나무와 부딪히며 정비소로 향했다.

 

현대차의 백전노장 다니 소르도(Dani Sordo)는 아주 능숙하게 몬테카를로 스테이지를 통과하며, 계속해서 상위권을 유지했다.

# 셋째날, SS9~SS13 '현대차의 불운과 오지에의 노련함'

누빌은 셋째날도 좋은 컨디션을 유지했다. SS9에서도 가장 빠른 기록으로 스테이지를 끝마쳤다. 모든 것이 순조롭게 진행됐고, 현대차의 첫번째 몬테카를로 우승이 유력해 보였다. 누빌은 SS12까지 줄곧 좋은 기록을 냈지만, SS13에서 오른쪽 뒷바퀴 서스펜션이 충격을 받았고, 길가에서 이를 수리하는데 무려 30분을 허비했다. 줄곧 1위를 고수하던 종합순위는 15위로 떨어지게 됐다.

 

오지에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오지에는 포드 피에스타 WRC에 아직 완벽하게 적응하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 침착하기로 유명한 디펜딩 챔피언은 종종 코스를 이탈하며, 위기 상황을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노련하게 경기를 운영했고, 조금씩 기록을 단축했다. 결국 셋째날 누빌의 랠리카가 고장난 사이, 종합순위 1위에 올랐고, 2위인 타낙과 47초로 격차를 벌렸다. 

누빌이 없는 상황에서 소르도의 부담은 커졌다. 포인트를 획득하기 위해 소르도는 줄곧 안정적인 주행을 펼쳤지만, SS13에서 파워 스티어링의 문제가 발생해 어려움을 겪었다.

# 마지막날, SS14~SS17 '건재한 챔피언, 오지에'

마지막날도 현대차의 컨디션은 좋았다. SS14에서 소르도가 가장 빠른 기록을 냈고, 다시 차를 손본 누빌은 4위에 올랐다. 하지만 과거 ‘폭스바겐 듀오’였던 오지에와 라트발라 역시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소르도는 기록을 10초만 앞당기면 포디움에 올라갈 수 있었기 때문에 빠르게 페이스를 끌어올렸다. SS15에서는 2위를 기록했다. 소르도의 컨디션은 매우 좋았다. 하지만 SS16이 취소되는 바람에 격차를 더 좁힐 수 있는 기회를 얻지 못했다. 그리고 마지막 스테이지인 SS17에서 누빌과 소르도는 뛰어난 활약을 펼쳤지만, 이미 종합순위는 크게 벌어진 상태였다. 

 

결국 오지에는 4시간 3초의 기록으로 2017 몬테카를로 랠리의 우승을 차지했다. 오지에의 활약으로 M-스포츠는 2012년 이후 처음으로 트로피를 챙겼다. 오지에와 한솥밥을 먹었던 라트발라는 복귀한 도요타를 포디움에 올렸고, M-스포츠의 타낙은 우여곡절 끝에 3위로 경기를 끝냈다. 막판까지 치열하게 달렸던 소르도는 아쉽게 4위에 머물렀다.

2017 WRC 2차전은 내달 9일부터 12일(현지시간)까지 스웨덴에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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