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은 대기는 기본, 인내한 자만이 차를 받을 수 있다

저마다의 사연은 약간씩 다르지만 수요가 공급을 압도하는 몇몇 인기 차종을 정리했다. 대기 시간 한달은 기본이고 서너달이 지나야 차를 인도 받을 정도로 인기가 높은 차도 있었다.

분명 인기는 높은데, 마냥 기뻐할 일만은 아니라고 업체 관계자들은 전한다. 대기일수가 길어지면서 종종 계약을 포기하는 경우도 발생하기 때문이다. 또 국산차의 경우는 내수와 수출 물량을 적절하게 분배하는데 고민이 많고, 수입차는 본사와의 계속되는 협의에서도 난항을 겪고 있다고 한다. 어쨌든 이런 행복한 비명은 판매가 저조한 브랜드 입장에서는 배부른 소리다.

모터그래프는 특별 제작 주문도 아니면서 한달 이상은 기다려야 차를 받을 수 있는, 요즘 가장 핫한 차를 조사했다.

◆ 쌍용차 코란도C, 얼굴 바뀌니 잘 풀린다

관상이 바뀌니 거침 없어졌다. 국내 판매는 물론 해외 수출도 더욱 활발해졌다. 쌍용차 코란도C 페이스리프트 모델은 최근 쌍용차의 가파른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

지난 8월부터 코란도C의 인기는 심상치 않았다. 사전계약도 실시하지 않았는데 출시전부터 문의가 끊이지 않았고 출시와 동시에 많은 소비자들이 몰려 들었다. 매달 1300여대 판매되던 것이 갑자기 2000여대 수준으로 급격하게 늘어났다. 해외 수출도 활기를 띄고 있다. 유럽과 중국, 동남아 등지에 코란도C 페이스리프트를 출시하면서 수출량도 늘었다.

▲ 쌍용차 코란도C

하지만 쌍용차가 한달에 생산할 수 있는 코란도C는 약 5천대 정도. 코란도 스포츠나 렉스턴 등과 같은 라인에서 혼류 생산을 하다보니 생산량을 갑자기 올리는데 한계가 있다. 또 국내와 수출 물량을 분배하는데 어려움도 있다.

쌍용차 관계자에 따르면 코란도C의 국내 대기 물량만 3600대 정도. 한달 반 정도는 돼야 차를 인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 르노삼성차 QM3, 내년 3월부터 본격 판매

QM3는 그야말로 없어서 못 사는 차다. 12월 특별 판매를 위해 르노삼성차는 딱 1천대만 국내로 먼저 수입했다. 그마저도 판매 시작과 동시에 모두 판매가 완료됐다고 한다. 본격적인 판매는 내년 3월부터 실시된다.

그동안 신차에 목 말랐던 르노삼성차 입장에서는 QM3의 성공적인 안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가격이나 트림 등을 정하는데 있어서 꽤나 고민한 흔적이 엿보인다. 또 전량 스페인에서 수입되면서 국내 르노삼성차의 판매 및 A/S 서비스망을 사용한다는 절묘한 작전도 주요 장점이다.

▲ 르노삼성차 QM3

일단 1천대는 다 팔았다. 하지만 본격적인 판매가 시작되기 전까지의 기간을 더 중요하게 생각해야 된다. 그때되면 신차효과도 사라질테고 다른 브랜드의 경쟁차가 주도권을 잡을 수도 있는 노릇이다.

◆ 폭스바겐 골프, 전세계적인 인기에 물량 부족

지난 7월 출시된 신형 골프는 11월부터 극심한 공급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판매 첫달 1천대가 넘었던 판매대수는 10월 327대, 11월 551대로 급격하게 떨어졌다. 비축해 놓은 물량이 너무 순식간에 빠져나갔고 전세계적인 신형 골프 인기에 많은 물량을 배정 받기도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 폭스바겐 골프

폭스바겐코리아 입장에서도 답답할 노릇이다. 인기 SUV 티구안이 불치병 같던 물량 부족을 해결하니 골프가 말썽이다. 선두 BMW를 넘기 위해서는 두 인기모델의 원활한 물량 공급이 절실하다.

신형 골프는 현재 대기 물량만 2500여대. 특히 주력 모델은 2.0 TDI가 가장 물량이 부족하다. 당장 계약해도 기한이 없다. 그냥 잊고 살다보면 차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그만큼의 시간 투자가 아깝지 않을 것은 분명하다.

◆ BMW 520d, 식을 줄 모르는 인기

대통령도 5년이면 바뀌는데 BMW 5시리즈의 인기는 좀처럼 수그러들 줄 모른다. 특히 520d의 단독질주는 이제 별 감흥도 없다. 가끔 1위에서 2위로 떨어졌을때 마저도 큰 관심이 가지 않는다. 다음날엔 다시 1등을 차지할 것은 불 보듯 뻔하니 말이다.

▲ BMW 520d

올해 11월까지 520d는 8680대가 판매됐다. 5시리즈 전체 판매대수는 1만3949대다. 국내서 판매중인 미국 브랜드를 다 합쳐도 이에 미치지 못한다. 520d의 판매량은 BMW코리아 전체의 30% 정도를 차지하고 있으며 물량 수급도 원활하다고 하지만 워낙 수요가 많은 탓에 기본 한달 이상은 기다려야 한다.

지난 9월 새롭게 합류한 520d xDrive의 선전도 눈부시다. 가격이 400만원 비싸지만 매달 300대 정도 판매되며 520d 질주를 네발로 밀어주고 있다.

◆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무서울 게 없다”

벼르고 벼렀다. 메르세데스-벤츠도 벼렀고 소비자들도 벼렀다. 모습을 드러낸 신형 S클래스는 불과 3일만에 300대가 판매됐다. 계약 대수만 3천여대. 기본 1억원이 넘는 대형차의 인기가 이 정도로 폭발적이었던 적은 없었다.

사실 S클래스는 올해 신형이 출시되기 전까지 굉장히 자존심을 구겼다. BMW 7시리즈와는 압도적으로 차이가 벌어졌고 아우디 A8에게 마저 추월 당했다.

▲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관계자는 “신모델 출시 직전이기도 했고 경쟁 브랜드의 각종 프로모션의 영향도 있었다”면서 “신형 S클래스는 모든 면에서 완벽에 가까울 정도의 발전을 이뤘다”고 말했다.

관계자 목소리에서 배어 나오는 당당함이 새삼 무섭게 느껴질 정도로 신형 S클래스는 경쟁 모델에 비해 압도적으로 발전했다. 또 당분간 경쟁차종의 신차 소식도 없으니 마음까지 편안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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