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그랜저의 힘, "디젤이 그랜저를 달리게 한다"
  • 전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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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8.29 11:12
현대차 그랜저의 힘, "디젤이 그랜저를 달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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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줄 알았으면 디젤을 진작에 내놓을걸 그랬다"

요즘 현대차 관계자들은 미소를 감추지 못한다. 파죽지세로 밀고 들어오는 수입차 공세에 대응할 천군만마를 얻었기 때문이다. 디젤 수요가 있는건 알았지만, 이렇게까지 잘 팔릴 줄은 몰랐다는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어찌보면 그동안 독일 수입차 브랜드가 닦아 놓은 디젤 인기에 현대차가 쉽게 올라 탄 것만 같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눈은 매섭고 결코 허투루 차를 결정하는 법이 없다. 잘팔리는 차에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지난 6월 23일 출시된 그랜저 디젤은 첫 일주일간 205대가 판매 됐으나, 지난달에는 입소문을 타고 1709대가 판매됐다. 이제는 대기 계약도 5000대를 넘어섰다. 

 

그랜저 디젤 2.2가 가솔린 그랜저 2.4와 비교해 오히려 조용 할 뿐 아니라 달리기도 훨씬 잘한다는 것이 알려지면서부터 인기가 높아졌다. 더구나 최근 연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세금도 더 적게 낼 뿐 아니라, 친환경 자동차 혜택까지 받는 것도 친환경 디젤의 인기 비결이다. 

그랜저 디젤은 지난달 그랜저 총 판매량 8982대 중 19%를 차지했고, 이 숫자는 점차 올라가고 있어 그랜저 전체의 판매를 견인할 전망이다. 현대차는 당초 전체 그랜저 판매의 15% 정도를 예상했지만 이를 훨씬 상회하는 결과가 나오면서 디젤의 인기에 대해 스스로도 놀라는 상황이다. 

디젤이 가세하면서 그랜저의 전체 판매량은 크게 증가했다. 7월 판매는 8982대에 달해 국내 자동차 모델 중 1위를 차지했다. 디젤 출시 전까지 6위(6769대)였던 것이 32.7% 나 상승한 셈이다.

 

단순히 산술적으로 디젤 판매량(19%)이 보태진데 그친게 아니라 디젤 출시로 그랜저에 대한 관심을 다시 끌어모으면서 이같은 결과가 나온 것으로 분석된다. 다양한 차종을 내놓아 거둔 상승작용인 셈이다. 7월까지 누적 판매 대수가 5만3033를 넘어서면서 그랜저는 올해 국내 자동차 시장 베스트 셀링 모델 자리를 두고 신차인 기아 카니발, 쏘렌토와도 경쟁하고 있다. 

◆ R엔진의 힘...그랜저를 달리게 한다

그랜저 구입을 희망하는 소비자 5명 중 1명은 디젤 모델을 선택한다. 밀린 대기 계약(백오더)도 5000대를 훌쩍 넘겨, 생산하는 족족 판매대수로 잡힌다. 현대차에 따르면 계약 후 차량 인도까지 고객 대기기간은 45일 정도다. 대기 계약까지 감안하면 디젤의 수요는 판매대수의 24%까지 올라서고 이 수치는 점차 높아지고 있다. 

본래 그랜저가 국내서 가장 인기가 높은 차종이긴 하지만, 디젤의 판매비율은 그것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다. 소비자들이 디젤을 원한다는 증명이기도 하고, 현대차가 만든 디젤엔진이 까다로운 국내 소비자들 눈높이를 만족시킨다는 의미도 된다. 

이같은 인기가 언뜻 잘 이해되지 않는 측면도 있다. 디젤의 소음, 진동은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가장 꺼려왔던 부분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그랜저에 장착된 R엔진은 그런 정도 엔진이 아니다. 예전 디젤엔진과는 완전히 다른 소음 진동 수준을 보여주며, 친환경적인 수준도 EURO 6를 극복하는 수준까지 올라섰다. 질소 산화물이나 분진이 거의 나오지 않는 엔진이라는 얘기다. 

그랜저를 재조명케한 디젤 R 엔진

더구나 유로6 2.2리터급 E-VGT R엔진이 탑재돼 최고출력 202마력, 최대토크 45.0kg·m의 수입차를 통틀어 업계 최고 수준의 동력 성능을 발휘한다. 표시연비는 복합 14.0km/l에 달해 수입 준대형 차들에 가까운 수준까지 따라 잡았다. 

국내 수입차종 베스트셀러 1위인 BMW의 520d(2.0리터 디젤엔진)의 184마력, 38.8kg-m와 비교해도 성능 수치상으로는 훨씬 앞선다. 폭스바겐 파사트 2.0 TDI의 140마력, 32.6kg-m와 비교하면 월등한 수준이다. 다만 아직 신형 플랫폼이 아닌 만큼 연비는 이들에 비해 조금씩 뒤진다.  

◆ 그랜저 디젤, 왜 인기인가...월등한 정숙성과 편의사양

그랜저 디젤은 ‘2014 부산모터쇼’에서 최초로 공개된 모델로, 애초부터 최근 인기를 끄는 수입 디젤 세단과 경쟁하기 위해 내놓은 차다. 

그러다보니 우선 수입차를 능가하는 정숙성을 중시했다는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차에 타보면 디젤엔진이라는걸 차 안에서는 전혀 느낄 수 없을 만큼 공회전 소음이 억제됐다. 차를 주행할때는 가솔린에 비해 낮은 엔진회전수를 유지하기 때문에 더욱 조용해진다.

가격 대비 사양을 살피면 세계 어떤차와 비교해도 우월한 상황이다. 우선 후측방 경보 시스템, 차선이탈 경보 시스템, 전방추돌 경보 시스템, 9에어백, 급제동 경보 시스템 등 경쟁차종에 비해 다양한 안전장치가 마련됐다. 

편의 장치도 어드밴스드 주차 조향 보조시스템, 스마트 트렁크 시스템, 차세대 AVN 모니터, 카드형 스마트키 등 다양한 편의사양이 추가됐다. 수입차에서 가장 불편한 점으로 꼽히는 순정 내비게이션은 텔레메틱스 기능까지 더해졌다. 특히 독일 브랜드 세단의 문제점으로 지적돼 온 실내 공간과 트렁크 크기에 있어서는 압도적으로 우세하다.  

 

그랜저 디젤은 가격경쟁력이 높을 뿐 아니라 여러가지 편의 사양에선 월등한 수준이어서 현대기아차 입장에선 수입 세단의 확산을 막는 무기로 톡톡히 활용된다. 이 인기는 얼마간 이어질 전망이다. 앞으로 현대차는 쏘나타 등 대중차까지 디젤엔진을 장착한다는 계획이어서 디젤 엔진이 주는 '파괴력'은 더 커질 듯 하다. 현대차가 이같은 디젤 세단을 앞세워서 빠르게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는 독일 완성차 업체를 막아설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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