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틀리 뮬리너(Mulliner)는 벤틀리를 소비자가 원하는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개인 맞춤 업체이자 프로그램이다. 실내외 색상부터 내부 소재와 디자인 등 조합할 수 있는 경우의 수만 약 460억 가지에 달한다. 사실상 지구상에서 나만의 벤틀리를 만들고 소유할 수 있는 것이다. 이를 위해 벤틀리 소비자는 평균 6천만 원 가까운 옵션 비용을 지출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벤틀리 플라잉스퍼 뮬리너. 그릴부터 휠, 외관 색상 등 모든 것을 바꿀 수 있다.
벤틀리 플라잉스퍼 뮬리너. 그릴부터 휠, 외관 색상 등 모든 것을 바꿀 수 있다.

벤틀리가 뮬리너 프로그램을 본격적으로 도입한 것은 2014년부터다. 뮬리너를 통해 1000대의 벤틀리가 소비자에게 전달되기까지 7년이 걸렸다. 시간이 흐를수록 뮬리너 인기는 높아졌고, 2022년에는 한 해에만 500대 계약이 이뤄졌다. 2023년에는 43% 더 증가했다.

애드리안 홀마크(Adrian Hallmark) 벤틀리 전 CEO는 이를 “기하급수적인 성장”이라고 표현했다. 덕분에 지난해 벤틀리 전 세계 판매량은 전년 대비 줄었지만, 재무 및 수익성이 높아지는 효과까지 봤다. “2000년과 비교하면 연수익은 3배에서 4배에 이른다”고 덧붙여 말했을 정도다.

홀마크 CEO는 2023년 기준 벤틀리를 구입한 소비자 중 뮬리너 프로그램을 선택한 비율은 70% 이상이라고 밝혔다. 뮬리너 프로그램을 통해 추가 지불한 평균 금액은 4만 3천 달러였다. 한화 약 5760만 원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벤틀리 플라잉스퍼 뮬리너 실내. 소비자가 원한다면 고대 원석이나 수천년된 나무도 장식으로 쓸 수 있다.

다만 이러한 성장세가 낙관하기 힘들다는 전망도 나왔다. 블룸버그는 벤틀리가 중국에서 판매량이 급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최근 중국은 금리 인상과 부동산 시장 침체, 불확실한 경제 전망 등으로 고급차 수요가 급감했다는 것을 원인으로 지적했다. 중국은 벤틀리에게 두 번째로 큰 시장이다.

당장 이렇다 할 신모델이 없다는 점도 한계점으로 꼽힌다. 벤틀리 최초의 전기차 출시 시점도 1년 미룬 2026년으로 미뤄진 상태다. 당분간 기존 모델과 뮬리너 프로그램 등으로 판매를 지속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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