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내수 시장에 의존해 몸집을 불려온 중국 자동차 제조사들이 해외 시장으로 눈길을 돌리는 가운데, 미국 정치권이 본격적인 견제에 나섰다. 

2023 재팬모빌리티쇼 BYD 부스(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
2023 재팬모빌리티쇼 BYD 부스(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

미국 공화당 소속 조슈아 데이비드 홀리(이하 조시 홀리) 상원의원이 28일(현지 시각)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를 대폭 인상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특히, 중국 제조사가 관세를 피하기 위해 외국 공장에서 전기차를 만들어 미국에 판매하는 이른바 '백도어' 방식도 막기 위해 높은 관세를 물린다는 내용이 담겼다.

법안에는 현재 25%인 중국 생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율을 100%p 높인 125%, 자동차 제조 장소와 '관계없이'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가 제조하는 모든 수입차에 대해 더 높은 관세를 적용한다고 명시됐다. 최근 상하이자동차(SAIC) 산하 MG나 BYD, 체리자동차 등이 멕시코에 공장을 짓기 위한 움직임에 나선 것을 선제 차단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 법안이 통과될 경우 중국 브랜드의 미국 진출에 빨간불이 켜지게 된다. 제조 장소와 관계없이 관세가 부과되기 때문에 이를 피하기 위해서는 미국 내에 전기차 공장을 지어야 한다.

여기에 더해 지난 2022년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르면, 핵심 부품이나 광물들을 미국이나 미국과 FTA가 체결된 국가에서 생산해야 전기차 보조금이 지급된다. 결국 중국 제조사들이 이를 모두 지켜 전기차를 만든다면 자신들의 강점인 가격 경쟁력을 잃게 된다.

폴스타 4
폴스타 4

국내 자동차 업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지난해 폴스타는 북미 수출을 위해 2025년부터 르노코리아 부산 공장에서 폴스타 4를 생산하기로 결정했는데, 미국 수출길이 막힌다면 계획을 재검토할 수밖에 없다. 참고로, 최근 볼보가 폴스타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고, 보유한 지분을 지리자동차에 매각하는 것을 추진하는 만큼 중국 제조사로 인식될 가능성이 높다. 

법안을 발의한 조시 홀리 의원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 자동차 노동자를 돕고 싶다면, 중국이 가하는 실존적 위협으로부터 그들을 보호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우리는 미국 노동자를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미국 땅의 일자리를 되찾아야 하며, 중국을 부유하게 만들고 미국을 가난하게 만드는 급진적인 기후 정책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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