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기차 업체 니오(NIO, 蔚来)가 자사 최상급 모델인 ET9을 공개했다. 지금까지 중국 전기차는 기존 기술을 빠르게 적용하는 수준에 머물렀지만 ET9은 중국 전기차가 시장 리더 역할을 할 것을 선전포고하는 역할을 한다. 가격도 1억 5천만원 가까이한다. 경쟁 모델은 벤츠 EQS와 BMW i7 등 독일 최상급 전기차다.

니오 ET9
니오 ET9

디자인에서 니오 가족임을 알 수 있다. 얇은 램프와 그릴 없이 매끈하게 마감한 전면부, 세단과 쿠페 사이에 자리하는 측면 실루엣, 가로줄로 표현된 리어램프까지 전반적으로 깔끔한 이미지를 보여준다.

마이크로 LED와 23인치 휠이 탑재된 ET9
마이크로 LED와 23인치 휠이 탑재된 ET9

전면부 헤드램프에는 마이크로 LED 기술이 탑재됐다. 조명을 수백만픽셀로 구분해 차로 표시 혹은 각종 애니메이션 효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 상대 운전자에 눈부심을 전달하지 않으면서 500m 먼 거리를 비출 수도 있다.

휠 크기만 23인치에 이른다. 이를 통해 바퀴와 차체의 비율이 1:2처럼 보이도록 만들었다. 타이어 폭은 265mm다. 스피닝 휠캡도 적용해 차량이 주행 중인 상황에서도 니오의 로고가 드러나도록 했다. 전체적인 실루엣은 세단과 SUV 사이에 위치하는 크로스오버 형태를 보인다.

니오 ET90의 후측면
니오 ET90의 후측면

후면부도 니오만의 디자인 특징을 유지했다. 매우 짧은 리어 엔드로 전통적인 세단처럼 보이지 않도록 했다. C-필러까지 이어지는 선은 매우 매끄럽고 활처럼 보이도록 유도했다. 주행속도에 따라 작동하는 가변 스포일러도 탑재됐다.

차량 곳곳에 각종 센서가 부착됐다. 라이다와 각종 카메라 등을 완전히 가릴 수 없어 부분적으로 노출됐는데, 니오는 첨단 자동차 이미지를 전달한다고 강조한다.루프 부분에는 라이다(LiDAR)와 전측면 확인을 위한 카메라가 돌출됐다. 차량 전륜 펜더 부위에도 라이다와 카메라가 한쌍씩 자리한다. 지붕 위까지 자리한 라이다까지 포함, 차량의 350° 영역을 라이다가 확인할 수 있다. 니오의 라이다 시스템은 최소 10cm부터 최대 150m 거리까지 인식이 가능하다. 갑자기 나오는 보행자와 같은 도심 주행 혹은 교차로와 같은 복잡한 교통 상황 대응도 가능해졌다.

니오 ET90의 측면

곡선으로 디자인돼 작아 보이지만 풀-사이즈급 크기를 갖는다. ET9의 길이x너비x높이는 각각 5324×2016×1620mm이며 휠베이스는 3250mm에 이른다. 벤츠 EQS(5224x1926x1517mm, 휠베이스 3210mm)과 비교해 더 길고 넓으며 높은 크기에 해당한다. 휠베이스도 더 길다.

니오 ET9의 섀시 시스템
니오 ET9의 섀시 시스템

스카이라이드(Sky Ride)라는 이름의 섀시가 탑재됐다. 스티어 바이-와이어 기술로 스티어링휠과 전륜축이 물리적인 결합 없이 전자 신호만으로 작동하도록 만들었다. 조향각도 설정을 통해 1바퀴 반의 조향으로 전륜을 끝에서 반대 끝으로 이동시키는 것도 가능하다. 노면이 좋지 못한 환경서 불필요한 피드백 필터링도 지원한다. 스티어링 기어비는 6:1에서 14:1로 변환되는 가변 방식이다.

후륜조향은 최대 8.3도 회전이 가능하다. 이를 바탕으로 회전반경을 소형차 수준인 10.9m로 줄였다.

새로운 댐핑 시스템도 탑재됐다. 솔레노이드 밸브와 쇼크업소버가 통합된 방식으로, 초당 1000회 노면을 모니터링하며 반응 속도는 50밀리초 이내다. 이는 현재까지 개발된 액티브 서스펜션보다 6배 빠른 속도에 해당한다. 특히 주행 상황에 따라 서스펜션의 좌우 움직임 높이 차이를 220mm 이상까지 만들어내는 것이 가능하다.

​니오 ET90의 인테리어
​니오 ET90의 인테리어

실내는 독립 4인 구성으로 개개인 모두가 독립적인 공간을 갖도록 개발됐다. 뒷좌석을 위한 전용 샴페인 테이블, 개인용 엔터테인먼트 모니터, 스마트폰 무선 충전 시스템, 냉장고, 다리 받침대까지 갖춘 고급 시트 등 호화로운 구성을 갖는다.

다양한 디스플레이도 탑재된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15.6인치 크기의 AMOLED 패널이 사용됐다. 후면에는 14.5인치 엔터테인먼트 모니터 2개와 중앙에 8인치 다기능 제어 디스플레이가 자리한다. 여기에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증강현실 구현까지 가능하도록 개발됐다.

NT3.0 플랫폼을 바탕으로 개발됐다. 루시드와 마찬가지로 900V 시스템을 도입한 것이 특징이다. 배터리는 자체 개발한 46105 원통형 배터리로 120kWh 용량의 배터리를 사용했다. 에너지 밀도는 292Wh/kg, 최대 전류는 772A, 5분 충전으로 255km 주행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최대 충·방전 효율이 5C에 이른다. 덕분에 최대 600kW 충전이 가능하다.

전기모터는 전륜 인덕션, 후륜 영구자석 동기모터 구성이다. 전륜은 244마력, 후륜 462마력을 발휘하며 시스템 출력 707마력을 만들어낸다.

니오 ET9의 슈퍼컴퓨터 시스템
니오 ET9의 슈퍼컴퓨터 시스템

전기 구동 및 자율주행 시스템 제어를 위해 션지(神玑) NX9031 칩셋을 개발했다. 니오 자체적으로 5나노미터 공정으로 개발했다고 주장한다. 퀄컴의 8295 칩과 ADAM2.0 중앙 컴퓨팅 플랫폼을 활용해 32개의 빅-리틀 CPU가 결합된 구조를 갖는다. 새로운 칩셋을 통해 라이다 정보 처리 능력은 4배, 전기차 배터리 관리 및 각종 시스템 처리 능력은 4.3배 향상됐다. 이를 바탕으로 향후 5년 이상의 기간 동안 출시될 신기술에 대응해 처리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니오 4세대 배터리 스왑 스테이션
니오 4세대 배터리 스왑 스테이션

니오만의 강점인 새로운 배터리 스왑 스테이션과 충전장치도 함께 공개했다. 4세대 배터리 스왑 스테이션은 배터리를 교체하는 속도가 22% 향상됐다. 덕분에 ET9 기준 배터리 교체 시간은 3분에 불과하며, 하루 480회 배터리 교체가 가능하다. 또, 니오는 2024년 1천개 이상 배터리 스왑 스테이션을 추가하겠다고 발표했다.

니오 640kW 파워 차저 4.0
니오 640kW 파워 차저 4.0

초고속 충전기도 공개했다. 새롭게 개발한 충전기는 최대 출력 전류 765A, 최대 출력 전압 1000V에 이른다. 이론상으로 760kW 충전이 가능하지만 최대 충전은 제한을 걸어 640kW를 지원하도록 만들었다. 일반 고속 충전(100kW)의 6배, 현대 이 피트(350kW)의 2배 가까운 성능이다. 초고출력 충전 시스템이기 때문에 케이블은 수랭방식이 도입됐다. 충전 중에 발생하는 열을 관리하기 위함이다. 그럼에도 케이블 무게는 2.4kg에 불과하다.

니오의 최상급 전기차 ET9은 현재 사전 예약을 받고 있으며, 2025년 1분기 인도 예정이다. 가격은 80만위안. 약 1억 4600만원이다. 이는 사전 예약 소비자에게만 해당하는 가격이며, 정식 출시 후 가격 인상이 예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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