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가 업계 최초로 '전기차 차대차 충돌 테스트'를 진행했다. 특히, 유로 NCAP보다 '더 빠르고 더 무거운' 조건에서 가혹하게 이뤄져 전기차의 안전성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모아졌다. 

메르세데스-벤츠 EQS SUV(좌)와 EQA가 112km/h의 상대속도로 충돌 테스트가 이뤄졌다.
메르세데스-벤츠 EQS SUV(좌)와 EQA가 112km/h의 상대속도로 충돌 테스트가 이뤄졌다.

유로 NCAP은 2020년, 더욱 강화된 충돌 테스트를 도입했다. 이중 정면 충돌은 50km/h로 주행 중인 차량을 반대편에서 시속 50km로 돌진하는 1400kg의 트롤리와 부딪힌다. 완전 정면 충돌은 아닌, 50%씩 비껴 맞는 방식이다(상대 속도 100km/h). 중앙선을 넘어 마주오는 차량과 발생하는 사고를 고려한 것이다. 

벤츠는 이보다 더욱 가혹한 방법을 택했다. 두 차량의 속도를 56km/h로 맞춰 상대 속도를 112km/h로 높였다. 무게도 1400kg의 시험장비 대신 EQA와 EQS SUV로 준비해 서로 충돌시켰다. 참고로 두 모델의 공차중량은 각각 1990kg과 2850kg이다.

실내에 탑승시킨 더미 기준도 강화했다. 성인 남성 대신, 키가 작고 연약한 여성 운전자 더미를 태워 부상 위험성도 부각시켰다.

충돌 테스트에 이용된 여성 더미. 체구와 무게 등 남성더미보다 작다.
충돌 테스트에 이용된 여성 더미. 체구와 무게 등 남성더미보다 작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EQS SUV와 EQA 상태는 양호했다. 차량 앞부분은 크게 파손됐지만, 충격 분산을 통해 실내 탑승 공간은 온전하게 유지됐다. 두 차량 모두 정상적으로 문이 열리고 닫혔으며, 탑승자에게는 큰 부상도 관측되지 않았다.

배터리로 인한 화재도 없었다. 충돌과 함께 고전압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되며 화재 위험을 차단했다. 벤츠에 따르면 사고 발생 가능성을 예측해 사고 전·중·후 각기 다른 상황에 따라 대처하는 다단계 고전압 보호 시스템이 적용됐다. 사고 발생 시 양극과 음극 배선이 물리적으로 분리되는 기술도 들어갔다. 

충돌 시험 직후 EQS SUV와 EQA.
충돌 시험 직후 EQS SUV와 EQA.

특히, 대형차인 EQS SUV뿐 아니라 소형차인 EQA도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했다. 일반적으로 '작은차는 큰차보다 안전하지 않다'는 선입견에 해당하지 않았다. 

마르쿠스 셰퍼(Markus Schäfer) 메르세데스-벤츠 최고 기술 책임자는 “안전은 벤츠의 핵심 중 하나”라면서 “내연기관과 전기차 상관없이 모든 차량은 높은 수준의 안전성을 갖추고 있음을 증명했다”고 강조했다.

2014년 진행된 벤츠 S-클래스와 스마트 포투의 충돌 시험.

한편, 메르세데스-벤츠가 차대차 충돌 테스트를 진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4년 벤츠 S-클래스와 스마트 포투(Fortwo)를 충돌시켜 작은 차도 안전하다는 것을 알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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