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북미법인이 5일(현지시각) 테슬라 슈퍼차저 네트워크 합류를 발표함에 따라 국내 적용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테슬라 슈퍼차저를 이용중인 아이오닉5
테슬라 슈퍼차저를 이용중인 아이오닉5

일단 현대차는 2024년 4분기부터 미국에 출시되는 신차부터 북미 충전 규격(NACS)을 적용하겠다는 방침이다. 기존 DC콤보 방식을 써왔던 CCS 적용 차량에는 별도의 어댑터를 제공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북미법인 측은 이를 위해 별도의 어댑터 개발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업계는 현대차가 NACS를 국내에 도입하는 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당장 북미에 판매되고 있는 전기차 전량이 국내에서 수출되고 있고, 이에 따라 생산 라인에서 내수와 북미 사양에 동일한 충전 포트만 적용하면 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서 우려했던 충전 속도 저하 문제도 해소한 것으로 보인다. E-GMP 전기차는 당초 설계치인 800V 충전 시스템보다 낮은 전압에서도 승압 기능을 통해 충전 속도를 보전할 수 있다. 현대차 북미법인도 이날 발표를 통해 아이오닉5, 아이오닉6 등 E-GMP 전기차들의 초고속 충전 능력도 그대로 구현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차그룹 E-PIT
현대차그룹 E-PIT

충전과 관련한 소프트웨어 최적화 과정도 빠르게 대처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이 출시한 전기차 대부분이 소프트웨어 무선 업데이트(OTA) 기능을 탑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데이트 배포 이후 충전 어댑터만 마련된다면 국내 소비자들도 슈퍼차저를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셈이다.

별도의 충전기 이용 프로그램을 구축하는데에도 어려움은 없을 전망이다. 기아 북미법인은 같은날 발표를 통해 기아 커넥트 앱을 활용한 별도의 슈퍼차저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차와 제네시스도 별도의 앱을 지원하는 만큼 비슷한 방식으로 대처가 가능하다.

다만, 충전기 운용 효율성에 의문을 품는 의견도 있다. 한 전문가는 "NACS는 미국의 배전 방식(단상-220V)으로 개발된 것인데, 한국의 배전 체계(3상-380V)는 다르다"며 "사용할 수 있는 충전기 수를 늘리는 데에는 의미가 있겠지만 전력 효율 측면에서는 의문이 따른다"라고 평가했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NACS 국내 도입 여부를 묻는 말에 "고객의 충전 경험 향상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라고만 답했다.

저작권자 © 모터그래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