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에 가면 '고급 휘발유'라는 제품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이름부터 고급인데다 일반 휘발유보다 200원 이상 비싸 '품질이 좋은 휘발유인가?'라는 생각이 들곤 한다. 고급 휘발유는 정말 고품질 휘발유일까?

사진=GS칼텍스
사진=GS칼텍스

# 고급 휘발유란? - 옥탄가가 높은 휘발유

일반 휘발유와 고급 휘발유의 차이는 옥탄가(RON, Research Octane Number)로 나뉜다. 옥탄가는 휘발유의 저항 성능을 나타내는 수치로, 숫자가 높을수록 저항성이 강해 조기 점화(노킹 현상)를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옥탄가가 91~94이면 일반 휘발유, 그 이상일 땐 고급 휘발유로 구분하고 있다. 사실 '고급 휘발유'라는 이름보다는 '고옥탄 휘발유'가 더 적절한 표현이겠다.

메르세데스-AMG SL 63 주유구. 고성능 차량인 만큼 옥탄가 95 이상 필수, 98 이상 권장 사양이다.
메르세데스-AMG SL 63 주유구. 고성능 차량인 만큼 옥탄가 95 이상 필수, 98 이상 권장 사양이다.

# '엔진의 적' 노킹 현상은?

노킹 현상은 휘발유가 적정한 온도와 압력에서 폭발하지 못하고 조기에 연소하는 현상이다. 엔진 내 실린더가 벽을 치면서 '노크'하는 것과 같은 소음이 발생해 '노킹(Knocking)'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노킹이 발생하면 연비도 낮아지고 소음도 심해지며 엔진에 불순물이 남기 쉽다.

고성능 차량의 경우, 실린더 압축비가 높은 엔진을 탑재했기 때문에 엔진이 요구하는 수치보다 옥탄가가 낮으면 조기 점화로 인한 노킹현상이 발생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노킹현상이 누적되면 엔진에 무리가 가기에 엔진의 컨디션을 오래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고급 휘발유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근처에 고급 휘발유 판매처가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때는 그냥 일반 휘발유를 넣어도 무방하다. 단, 기름을 가득 넣지 말고 근처 고급유 주유소까지 갈 정도만 급유하자. 이후 고급 휘발유를 가득 채워 일반유와 고급유를 섞어주는 것이 좋다. 이마저도 불안하다면 휘발유의 옥탄 수치를 높여주는 '옥탄 부스터' 제품을 지참하면 좋다.

BMW XM에 장착된 V8 엔진
BMW XM에 장착된 V8 엔진

# 내 차에 고급 휘발유를 넣는다면?

차종에 상관 없이 고급유를 넣으면 출력이나 연비 향상을 기대할 수 있을까? 답은 '아니오'다.

각 차량의 엔진은 점화 시기에 따라 적합한 옥탄 요구치가 있다. 100~300마력대의 일반적인 승용차는 보통 휘발유에도 노킹 현상이 최소화하게끔 설계됐다(제조사별 상이). 옥탄가 91로 세팅된 엔진에 옥탄가 100의 고급유를 사용한다고 해서 엔진 성능의 향상은 기대하기 어렵다. 따라서 자신의 차량에 맞는 제품의 휘발유를 사용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이익이다.

사진=HD현대오일뱅크
사진=HD현대오일뱅크

# "초고급 휘발유, 고급 디젤도 있어요"

최근 국내 정유사들은 고급 휘발유의 상위격인 '초고급 휘발유'를 선보이고 있다. 기존 95~98 위주였던 고급 휘발유의 옥탄가를 100 이상으로 높인 제품이다. 자신의 차량을 더욱 소중히 관리하고 싶은 소비자들에게 특히 인기를 끌고 있다. 대표적인 제품으로는 GS칼텍스 킥스 프라임, SK에너지 솔룩스 플러스, HD현대오일뱅크 울트라카젠 등이 있다.

저작권자 © 모터그래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