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CEO가 22일 화상 면담을 가졌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테슬라의 국내 투자를 요청했고, 머스크는 "한국을 최우선 투자 후보지 중 하나로 고려하고 있다"며 긍정적인 답변을 내놨다. 

이번 면담은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개최된 B20 서밋에서 이뤄질 대면 회동이 불발됨에 따른 후속 조치로 이뤄졌다. 당초 B20 서밋에서 윤 대통령과 머스크 CEO가 직접 만날 예정이었으나, 머스크 CEO의 참석이 취소됨에 따라 화상으로 진행됐고, 해외 언론들은 두 사람의 면담에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윤석열 대통령과 만난 일론 머스크 (사진 =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과 만난 일론 머스크 (사진 = 대통령실)

대부분의 외신들은 긍정적인 반응이다. 배터리, 반도체, 자동차 부품 분야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업들이 많고, 이를 통해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로이터는 테슬라가 한국에 기가팩토리를 건설할 경우 긴밀한 협력 관계를 구축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이들은 "한국에 공장을 건설할 경우, 삼성전자, LG에너지솔루션, LG이노텍 등의 업체들과 원활한 협업이 가능해진다"며 "LG에너지솔루션이 개발중인 새로운 배터리셀을 조달받기에도 용이할 것으로 보인다" 라고 보도했다. 

오토모티브뉴스는 이번 회동을 두고 우리 정부가 산업 생태계를 활성화 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한국은 자동차, 2차전지, 반도체를 경제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는 나라" 라며 "윤석열 대통령은 산업 경쟁력을 강화시키기 위해 빅테크 기업들의 투자를 유치하고자 한다"고 썼다. 

CNBC는 머스크의 '한국 투자 검토' 발언이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테슬라가 한국을 아시아 지역의 새 공장 최종 후보지 중 한 곳으로 언급했다"는 소식을 전하며 "52주 내 최저치를 기록했던 테슬라 주가는 관련 뉴스가 전해진 이후 8% 급등했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만난 일론 머스크 (사진 =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과 만난 일론 머스크 (사진 = 대통령실)

해외 매체들은 우리 정부의 테슬라 한국 투자 유치 걸림돌도 거론했다. 우리나라 노동 환경 문제점을 지적하는 한편, 국내에서 진행중인 재판과 다른 국가들의 유치 경쟁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블룸버그는 인도네시아를 강력한 경쟁 상대로 지목했다. 지난 8월 조코 위도도 대통령이 테슬라에 인도네시아 투자를 직접 요청했고, 고위 정부 관리들이 잇따라 회동하며 테슬라 생산시설 유치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인도네시아는 배터리 핵심 소재 니켈을 공급하는 주요 국가 중 한 곳인 만큼 원자재 확보 능력에서는 우리나라보다 우위에 있다고 평가했다. 

오토에볼루션은 국내 문제를 지적했다. 이 매체는 "한국의 인건비는 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며, 이는 테슬라가 한반도에 기가팩토리를 건설하고자 하는 결정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용산에서 발생한 테슬라 모델X 화재 사망사고와 관련한 형사재판이 진행중인 사실도 머스크에겐 불리한 요인이라고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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