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이 삼성과의 관계를 정리하고 '르노코리아'로 새롭게 출범했지만, '태풍의 눈' 엠블럼은 '로장주'로 바꾸지 않고 계속 사용한다는 방침이다.

르노삼성은 지난 16일, 사명을 '르노코리아자동차'로 확정하고 공식적인 변경 절차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삼성카드와의 브랜드 사용 계약이 지난 2020년 8월 만료됐고, 올해 8월 2년간의 유예기간이 끝나면 더이상 삼성이라는 이름을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해를 돕기 위한 합성 사진입니다
이해를 돕기 위한 합성 사진입니다

그러나 르노코리아는 삼성 이름을 뗀 후에도 태풍의 눈 엠블럼은 계속 사용한다는 방침이다. 르노코리아 관계자는 "르노 로장주 엠블럼보다 국내 시장에서 인지도가 높은 태풍의 눈 엠블럼을 계속 사용하기로 했다"면서 "기존 로고가 삼성그룹과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엠블럼도 바꿔야 할 이유는 없다"라고 전했다. 

대신 최신 트렌드에 맞게 2D 디자인의 태풍 로고를 새로 공개했다. 새로운 태풍 로고는 기존 태풍 로고의 특징을 계승하면서도 현대적 감각으로 표현을 단순화한 것이 특징이다.

르노코리아 XM3
르노코리아 XM3

이에 따라 '브랜드 투 트랙' 전략도 이어질 전망이다. 르노코리아는 수입 차량에 르노 로장주 엠블럼을, 부산공장 생산 차량에 태풍의 눈 엠블럼을 부착하는 브랜드 투 트랙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홈페이지 주소도 XM3·QM6 등 국내 생산 차량을 소개하는 'renaultkoream.com'과 조에·마스터 등 수입 차량을 소개하는 'renault.co.kr' 등 두 가지를 유지했다.

유일한 예외는 초소형 전기차 트위지뿐이다. 트위지는 부산공장에서 생산되지만 르노 브랜드로 판매된다. 이는 트위지가 원래 스페인 바야돌리드 르노 공장에서 생산되던 제품이기 때문이다. 르노그룹은 지난 2019년, 전 세계 트위지 생산 물량을 부산공장으로 옮겼지만, 르노 브랜드를 유지하고 있다.

르노 클리오
르노 클리오

한편, 르노코리아는 이미 오래전부터 삼성과의 이별을 준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5년 전국 전시점 간판과 인테리어에서 삼성의 상징이던 파란색을 지우고 르노의 상징인 노란색 테마를 입힌 것이 시작으로 전해진다.

이후 2017년 초소형전기차 트위지, 2018년 소형 해치백 클리오를 국내 출시하며 르노 브랜드를 그대로 사용했다. 2019년에는 수입해 르노 엠블럼을 떼고 태풍의 눈 엠블럼을 장착한 후 판매하던 QM3의 이름을 본명인 르노 캡처로 되돌렸다.

당시 회사 직원들의 이메일 주소를 르노삼성 출범 때부터 사용하던 '@renaultsamsungM.com'에서 '@renault.com'으로 변경하며 삼성과의 결별설에 더욱 힘이 실렸다. 그러나 르노삼성 측은 "르노그룹과 이메일 시스템 통합 차원"이라며 "사명 변경은 계획하고 있지 않다"라고 설명했다.

아직 르노코리아와 삼성그룹의 관계가 완전히 정리된 것은 아니다. 이달 8일 공개된 삼성카드의 2021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카드는 지난해 12월 31일 기준 르노코리아(당시 르노삼성)의 지분 19.9%를 아직 보유하고 있다. 삼성카드는 지난해 8월 "보유 중인 르노삼성 지분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고 발표했지만, 매각 방식, 대상, 절차 등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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