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XM3보다 캡처가 좋은 이유…"유럽 1등은 아무나 하나"
  • 박홍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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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2.19 16:50
[시승기] XM3보다 캡처가 좋은 이유…"유럽 1등은 아무나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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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왜 이렇게 안팔렸지?"

르노 캡처 판매 실적을 보고 조금 어이없었다. 캡처의 작년 연간 판매량은 2283대. XM3의 1개월치 판매량에 불과했다. 주행성능이나 제품력은 1세대 캡처(QM3)보다 월등히 나아졌는데, 영락없는 찬밥 신세다.

유럽 시장에서의 대접과는 극명한 온도차다. 캡처는 1세대 등장 직후 푸조 2008을 제치고 유럽 소형 SUV 판매 1위를 이어가고 있는 모델이다. 2세대로 거듭나며 그 인기는 더 달아오르고 있다. XM3 뒤에 가려진 매력을 비춰보기 위해 르노 캡처를 시승했다.  

#더 다부지게 돌아왔다

캡처의 외형은 QM3보다 다부지다. 한층 커진 차체도 여기에 일조한다. 전장 4230mm, 전폭 1800mm, 전고 1580mm, 휠베이스 2650mm를 갖췄는데, 전장과 전폭이 이전보다 각각 105mm, 20mm 늘었다. 

전면부는 C자형 주간주행등으로 대표되는 르노의 최신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반영했다. 범퍼 쪽으로 큰 공기 흡입구를 내서 강인한 인상을 더했고, 로장주 엠블럼을 중심으로 갈라진 보닛의 굴곡도 공격적인 느낌이다. 후면부 램프 형상도 앞과 통일성을 갖췄다.

캡처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곳은 측면부다. 다양한 캐릭터 라인들은 작은 차체 속에서 묘한 긴장감을 불러일으킨다. 사다리꼴 모양의 C필러 형상은 자칫 밋밋할 수 있는 외형에 위트를 더해준다.  

실내에는 XM3를 통해 선보인 9.3인치 이지 커넥트 내비게이션을 비롯해 10.25인치 TFT 클러스터가 자리했다. 전자식 변속기는 공중에 떠있는 형태로 디자인돼 독특한 느낌을 준다. 조수석 글로브 박스는 서랍장처럼 설계된 태블릿을 넣어두기에도 넉넉하다.

2열 공간은 눈에 띌 정도로 여유로워졌다. 동급 최고 수준의 뒷좌석 무릎 공간(221mm)를 확보했고, 송풍구와 2개의 USB 포트까지 마련했다. 181cm의 성인 남성이 앉았음에도 레그룸이 여유 있었다. 뒷좌석에 누군가를 앉히기 민망했던 QM3에 비하면 장족의 발전이다.

#해치백같은 주행감성

캡처는 1.3리터 가솔린 터보 및 1.5리터 디젤 엔진 등 2가지 파워트레인을 갖추고 있다. 시승차량은 1.3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과 7단 듀얼클러치 변속기(DCT)가 조합된 모델로, 최고출력 152마력 최대토크 26.0kg.m을 발휘한다. 르노삼성 XM3는 물론 메르세데스-벤츠 GLA에도 쓰이는 엔진이다.

XM3에도 사용되는 엔진이지만, 주행 질감은 한수 위다. XM3는 가속 페달 응답성이 초반에 집중됐지만, 캡처는 모든 구간에서 안정적이고 꾸준한 반응을 보인다. 진동과 소음도 동급을 넘어 프리미엄 브랜드에 비교해도 손색없다.

똑똑한 변속기도 만족스럽다. 시내 및 정속주행에서는 높은 단수를 유지시키며 편안한 연비 주행을 하는데, 가속 페달에 조금이라도 힘을 주면 운전자의 의도를 알아채고 재빨리 시프트 다운을 한다. 스티어링휠 뒤쪽에 있는 패들시프트로 수동 변속을 맛도 쏠쏠하다. 

승차감은 프랑스차 다운 탄탄함을 품고 있다. 묵직한 스티어링 휠은 돌린만큼 정직하게 반응해서 와인딩 로드에서도 재밌게 운전할 수 있다. 덕분에 반복되는 고갯길에서도 허둥대거나 자세가 흐트러지지 않는다. SUV보단 해치백 쪽에 가까운 움직임이다.

다만 고속 주행에서 속도감이 느껴진다는 점은 아쉽다. 요즘 차 답지 않게 100km/h 이상에서는 묘한 불안감을 준다. 개선되야 할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QM3도, XM3도 잊게 만든다

캡처는 QM3를 잊게 만든다. 한층 커진 차체와 더 고급스러워진 인테리어, 눈에 띌 정도로 개선된 주행 성능은 같은 차가 맞나 의심이 될 정도로 뛰어나다. 특히 다양한 편의사양을 기본 적용하고, 별도의 옵션이 없는 트림 구성으로 상품성을 높인것도 매력적이다. 

엔트리 트림의 사양은 풍족할 정도다. LED 헤드램프, 앞좌석 열선 시트, 오토 에어컨 등 필수적인 사양을 비롯해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 후방 카메라, 후방 교차충돌 경보 시스템, 전후방 경보 시스템, 스마트 카드 시스템, 레인 센싱 와이퍼, 오토 오프닝·클로징 등이 모두 기본이다. 

가격 경쟁력도 나쁘지 않아 보인다. 캡처의 가격은 디젤 2413만~2662만원, 가솔린 2465만~2748만원이다. XM3 260TCe에 모든 옵션을 더한 가격이 2780만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비싸다는 느낌을 받기 어렵다. 퀼팅시트, 전자식 기어레버 등 XM3에 없는 사양도 누릴 수 있다.

동급의 수입 소형 SUV와 비교해도 경쟁력은 우위에 있다. 폭스바겐 티록, 푸조 2008, 시트로엥 C3 에어크로스보다 저렴하다. 더욱이 세 모델에 없는 가솔린 라인업이 갖춰져 있어 선택지도 더 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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