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모닝이 출시되며 스파크와의 '경차 대전' 2라운드가 시작됐다. 새로워진 모닝에 대한 기아차의 자신감은 대단했다. 풀체인지를 앞둔 구형 모델로도 쉐보레 신형 스파크를 견제할 수 있을 정도로 시장 상황이 좋았던 상황. 상품성을 대폭 향상시킨 신형 모닝이 국산 경차 시장을 단번에 휘어잡을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하는 모습이다. 

눈에 보이는 사양에서 모닝은 얄미울 만큼이나 스파크를 조금씩 앞섰다. 1년 6개월가량 늦게 나온 만큼, 다양한 연구·조사를 통해 경쟁력을 조금이라도 더 높게 만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연비가 좋다. 비슷한 배기량에 비슷한 동력 성능을 갖췄음에도 모닝의 표시연비는 15.4km/l로, 스파크(14.4km/l)보다 7.7%가량 우수하다(14인치 기준). 스파크도 오토 스톱&스타트가 들어간 에코 모델의 경우 15.4km/l까지 올라가지만, 어쨌거나 기본 연비는 모닝이 더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내 공간을 좌우하는 휠베이스도 모닝이 조금 더 길다. 구형 모델의 경우 2385mm로 스파크와 같았지만, 신형 모닝은 2400mm로 15mm 늘어났다. 아마 2400mm는 국내 경차 규격인 '전장 3600mm 이내'를 만족시키는 가장 긴 휠베이스가 될 듯하다. 그만큼 실내 공간, 특히 뒷좌석 무릎 공간에 여유가 생겼다는 것으로, 2열 승객이 조금이라도 더 편안하게 탑승할 수 있게 됐다.

 

기아차에서 주장(?)하는 동급 최초도 6가지나 됐다. 우선, 토크 백터링 기술로 코너링 성능을 향상시켰고, 직진 제동 안정 시스템(SLS)로 보다 안전하게 멈춰서도록 도와준다. 또, 긴급제동 보조 시스템을 통해 사고 위험을 막거나 줄여준다. 이밖에 운전석 무릎에어백과 뒷좌석 시트벨트 프리텐셔너, 조향연동 후방 카메라도 동급 최초로 들어갔다고 기아차는 설명했다.

주행 성능에서는 그리 큰 차이를 느끼기 힘들었다. 1.0리터급 3기통 가솔린 엔진이 낼 수 있는 동력 성능이란 너무도 뻔하다. 최고출력은 76마력, 최대토크는 9.6kg.m로 스파크(74마력, 9.7kg·m)와 비교해 별 차이가 없다. 변속기가 4단 자동과 CVT(무단변속기)인 것이 다를뿐, 무게까지도 비슷해 두 모델의 달리기 능력의 우위를 따지는 것은 무의미해 보인다.

 

그래도 주행 안정성은 크게 향상됐다. 예전 모닝은 조금만 몰아붙여도 양손에 땀이 날 정도로 불안했는데, 신형 모닝은 꽤 과격하게 다뤄도 나름 여유롭게 소화해냈다. 새로운 플랫폼을 기반으로, 초고장력 강판 적용 비율은 22%에서 44%로 2배, 구조용 접착제는 8m에서 67m로 8배가량 늘어난 덕분이다. 여기에 토크 벡터링과 SLS 등 다양한 주행 안정 시스템이 추가됐다. 

그렇다고 신형 모닝의 달리기 능력이 스파크보다 뛰어나다고는 이야기하기 어려워 보인다. 스파크 역시 차체의 71.7%에 이르는 광범위한 부위에 고장력 및 초고장력 강판을 사용했으며, 다양한 주행 안정 장치가 들어있다. 게다가 파워트레인의 성능 및 차체 무게, 공기저항계수 등 주행 성능을 좌우하는 요소들에서도 별다른 차이가 없다.

 

다만, 가격 경쟁력은 모닝이 더 높아 보인다. 사실, 신형 모닝이 나오자마자 가장 먼저 확인한 것은 얼마인가였다. 아무리 요즘 '고급 경차'가 유행이라지만, 경차 선택에 가장 중요한 요소는 누가 뭐래도 가격이다. 

모닝이 스파크보다 수십만원가량 저렴했다. 각각의 사양이 달라 절대적인 비교는 어렵지만, 어쨌든 모닝의 가격은 스파크에 비해 대략 60~80만원가량 낮았다. 이것만으로도 단 2종 뿐인 국내 경차 시장에서 충분한 비교우위를 갖게된 셈이다.

저작권자 © 모터그래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