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신차 소식이 없던 르노코리아가 하반기 XM3 하이브리드를 출시한다. 르노코리아의 첫 하이브리드 모델로, 조용하던 회사의 분위기를 반전시켜야 할 막중한 임무를 맡았다.

최근 국제유가가 다소 안정되며 국내 유가도 내림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1800원에 육박하는 기름값은 부담스러울 따름이다. 게다가 전기차도 주행 거리와 충전 인프라 때문에 망설여지는 상황, 많은 소비자들이 하이브리드로 눈길을 돌리는 이유다. 덕분에 XM3 하이브리드는 2020년에 처음 나올 때부터 출시가 기다려지는 모델이었다.

르노 아르카나 E-테크 하이브리드
르노 아르카나 E-테크 하이브리드

실제로 XM3 하이브리드는 이미 르노 아르카나 E-테크 하이브리드라는 이름으로 유럽에 판매되고 있다. 1.6리터 4기통 가솔린 엔진과 1.2kWh의 230V 배터리, 그리고 두 개의 전기모터를 탑재해 최고출력 144마력을 발휘한다. 르노그룹은 F1 머신에서 운영 중인 하이브리드 노하우를 접목해 XM3 하이브리드를 개발했다고 자신있게 소개했다. 

두 개의 전기모터는 각각 36kW(약 49마력)와 15kW(약 20마력)를 발휘한다. 36kW 모터는 구동축과 연결되며, 15kW 모터는 고전압 스타터 제너레이터 역할을 수행한다. 토요타와 비슷한 직·병렬식 구조다.

직·병렬식 구조 덕분에 현대기아 등 국내 브랜드의 하이브리드와 달리 순수 전기 모드로 작동할 수도 있다. 각 모터는 따로 혹은 같이 작동하며 동력을 바퀴나 배터리로 보내게 된다. 특히, 전기모터와 엔진이 클러치 없이 결합된 '클러치리스 기어박스 시스템'을 적용해 동력 손실을 줄이고 효율을 높였다.

덕분에 내연기관 대비 연료 소비를 최대 40%까지 절감할 수 있었다. 실제로 유럽에서 인증받은 연비는 WLTP 기준 4.8L/100km(약 20.8km/L)에 달한다. 르노 측에 따르면 도심 운전 시간의 80%는 순수 전기 모드로 주행할 수 있다. 

덕분에 XM3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세계 최대의 친환경차 시장인 유럽에서 검증이 끝났다. 작년 6월 '르노 아르카나 E-테크 하이브리드'라는 이름으로 출시된 이후 스페인과 프랑스에서 각각 올해의 차로 선정됐다. 또, 슬로베니아 올해의 컴퍼니카, 스웨덴 테크니켄스 바틀드의 하이브리드 차량 평가 1위를 기록하는 등 좋은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이는 수출 실적으로도 증명됐다. 지난 2020년 7월터 수출된 XM3는 총 10만2000여대, 이 중 하이브리드는 전체의 60%인 5만9435대를 차지했다. 올 상반기 역시 좋은 흐름을 타고 있다. 1~6월 동안 4만4274대 수출되며 이미 작년 수출 물량(5만6719대)의 80%를 달성했다. 하반기에 힘을 낸다면 연 10만대 고지를 달성할 가능성도 높다.  

르노코리아는 유럽 시장의 흥행 바람을 올 하반기 한국에서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신차 효과가 떨어지며 다소 시들해진 관심도를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통해 단숨에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란 평가다.

XM3 하이브리드는 이르면 3분기 말 국내 시장에 소개될 예정이다. 유럽을 사로잡은 상품성이 국내에서도 통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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