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볼보 S60, 태풍 속에서도 역동적인 스포츠 세단
  • 신화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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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9.06 18:53
[시승기] 볼보 S60, 태풍 속에서도 역동적인 스포츠 세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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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자동차코리아가 5일 인천 영종도에서 신형 S60 미디어 시승 행사를 개최했다. 신차 출시회가 진행된 지 약 일주일 만이다.

S60은 1978년 개발된 ‘850’을 모태로 한다. 850은 당시 가로배치 엔진과 전륜구동 기반으로, 성능과 안전성을 모두 만족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새 차를 탄다는 것은 언제나 기분 좋은 일이다. 비록 오락가락 비가 쏟아지는 날씨였지만, 기분 만은 상쾌했다.

특히 앞번호가 세 자리로 바뀐 새로운 번호판이 부착된 차량이라 느낌이 더 신선했다. 9월부터 새로운 번호판이 발급됐으니 출고된 지 약 일주일 밖에 되지 않은 차량이다.

신차는 이전 세대보다 전고와 전폭이 50mm, 15mm씩 줄었지만, 전장은 125mm나 더 길어졌다. 이로 인해 역동적인 비율의 외관을 뽐내며 기자들을 맞이했다.

차량 전면은 볼보 패밀리룩인 ‘토르 망치’ 헤드램프 디자인을 기반으로, 세로형 그릴 디자인을 채택해 우아한 느낌을 발산한다.

볼보의 티 존 메이어 디자인 센터장은 S60을 두고 “마치 육상선수가 뛰기 전 자세같이 편안하면서도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보여준다”고 표현했다.

19인치 투톤 알로이 휠과 트렁크 상부에 탑재된 일체형 스포일러가 다이내믹함을 더한다.

차량에 탑승하자 가장 먼저 나파 가죽 시트가 반겼다. 차량 1열에는 마사지 및 통풍 기능이 추가된 전동식 시트가 적용됐다. 룸미러는 깔끔하고 시원한 시야를 제공한다. 오른쪽 사이드미러는 평면거울을 사용했다.

전 트림에 적용된 12.3인치 디지털 클러스터와 9인치 터치스크린, 그리고 HUD 등은 다양한 정보를 이해하기 쉽게 표시했다. 안드로이드 오토 및 애플 카플레이를 지원해 스마트폰 내비게이션이 익숙한 사용자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차량 2열은 넓어진 휠베이스를 기반으로, 넉넉한 레그룸을 마련했다. 뒷좌석 레그룸은 895mm로, 183cm인 기자가 앉았을 때 무릎 공간에 주먹 하나가 들어갈 수 있을 만한 여유가 있다.

또한, 4존 온도 조절 시스템이 적용돼 2열에서도 독립적으로 풍량 및 온도를 조절할 수 있다. 차량 B필러 쪽에 추가 송풍구가 위치해 아래뿐 아니라 상체도 시원한 바람을 쐴 수 있다.

다만, 전륜구동 모델임에도 거대한 센터 터널이 위치한다. 과연 이 차를 5인승이라고 부를 수 있을지 의문이다. 국내에는 사륜구동 모델이 판매되지 않음에도 이 같은 센터 터널을 유지한 점은 아쉽다.

지하주차장을 빠져나오자 폭우가 시승차를 맞이했다. 우적 감지 와이퍼 시스템이 적용되지 않아 잠시 당황했지만, 와이퍼를 작동하고 선두 차량을 따라 빗속을 달리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앞서 달리는 차량을 확인하기 어려울 정도로 빗줄기가 거세졌다. 약 10m 앞에 달리고 있는 차도 잘 보이지 않을 정도의 폭우였다. 다른 시승차의 후방 안개등을 보며 겨우 주행했다.

하지만 S60의 최신 운전자 보조 시스템은 악천후에서도 열심히 작동했다.

사각지대 정보 시스템은 레이더를 활용해 후방 및 측방에서 다가오는 차량을 사이드미러 경고등으로 표시했고, 파일럿 어시스턴트 시스템은 폭우로 인해 차선 식별이 어려울 것 같은 상황에서도 무난히 작동했다.

특히, 파일럿 어시스턴트 시스템은 차량이 차선을 넘어가려고 할 때마다 부드럽게 타이르듯 중앙으로 이끌었다. 또한, 앞차와의 거리를 5단계로 세밀하게 설정할 수 있어 금새 안심하고 운전에 집중하게 됐다.

최대출력 254마력, 최대토크 35.7kg·m의 T5 가솔린 터보 엔진은 가속페달 조작에 민첩하게 반응했다. 비록 비가 와서 마음껏 속도를 높일 수는 없었지만, 매번 충분히 더 가속할 수 있을 만큼 넉넉한 힘을 느낄 수 있다.

차량 뒷바퀴에는 트럭 등 대형차에서 주로 사용되는 리프 스프링이 적용됐다. 하지만 볼보는 ‘리프 스프링=화물차’라는 공식이 틀렸음을 증명했다. 젖은 노면에서 과속방지턱과 급커브 구간을 여러 차례 지나도 후륜은 노면을 붙잡고 차량을 부드럽게 지탱했다. 스포츠 세단인 만큼 어느 정도 단단한 승차감을 제외하고 불편하다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았다.

주행 모드는 컴포트, 다이내믹, 에코, 인디비주얼 등 총 4가지 모드가 적용됐다. 다이내믹 모드로 변환하자 RPM이 높게 유지되고 스티어링 휠이 무거워지며 달릴 준비가 완료됐음을 알려준다.

다만, 주행 모드를 바꿔도 디지털 계기판 디자인이 변하지 않아 밋밋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주행 모드에 따라 색상이라도 강렬하게 바뀌었으면 기분 전환에도 도움이 됐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솔린 모델답게 엔진 소음 및 진동은 실내에서 거의 느낄 수 없다. 인위적으로 다운시프팅 하거나 가속페달을 깊게 밟아야 비로소 으르렁거리는 엔진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빗소리가 너무 커 노면 소음이나 풍절음을 확인할 수는 없다.

대신 15개의 스피커로 구성된 총 출력 1100W의 바워스&윌킨스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의 성능을 확인할 수 있다. 거센 빗소리 사이로 선명한 고음과 웅장한 저음이 잘 전달됐다.

볼보자동차코리아는 현재 계약 대수가 2200대를 돌파했다고 전했다. 사전 계약을 제외하면 출시 일주일 만에 약 500여대가 판매된 것이다. 볼보는 올해 9월까지 국내에서 약 7000대를 판매하며 ‘1만대 클럽’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S60은 볼보의 1만대 판매의 꿈을 완성할 차다.

S60은 역동적인 외관과 뛰어난 주행성능, 편안한 실내공간 등을 고루 갖춘 차다. 같이 타는 가족을 우선 생각해야 하는 가장에게도, 혼자 달리고 싶은 싱글에게도 만족스러운 차가 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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