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된 中 자동차 시장, 토종·합작 기업 모두 ‘혹한’
  • 오하종 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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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9.06 09:43
침체된 中 자동차 시장, 토종·합작 기업 모두 ‘혹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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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자동차 시장에 혹독한 추위가 몰아치고 있다.

중국자동차산업협회(CAAM)가 올해 1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8년 중국 자동차 판매량은 전년대비 2.8% 감소했다. 1990년 이후 28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세를 기록한 것이다. 올 상반기 중국 자동차 판매량 역시 1232만대에 그쳐, 2018년 상반기 대비 12.4%나 급감했다.

중국 컨설팅 업체 조조고(ZoZoGo)의 최고경영자(CEO) 마이클 던은 이 같은 중국 시장 침체에 대해 “경기 침체 및 고용 불안과 더불어 미-중 무역 갈등이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내수 시장의 침체 요인으로는 ‘소비 심리의 위축’이 꼽힌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의하면, 월 소비 판매 증가율은 지난 2018년 7월부터 올해 7월까지 한 자릿수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소비 심리가 위축된 이유에 대해 빈약한 복지, 가계 부채 증가, 불안한 경기 전망 등 다양한 분석을 내놓고 있다. 지난 2018년 12월 개최된 중국 경제 연례회의에서 경제위원회 양웨이민 부주임은 소비 심리가 위축된 가장 큰 원인으로 “높은 주택가격과 주택 대출 부담 때문”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외적 요인으로는 2018년 7월 미국이 중국 수입품에 25% 관세를 부과하며 발발된 미-중 무역전쟁이 지목된다. 미-중 무역전쟁은 1년이 지난 지금까지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8월 미국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며 양국 관계는 점점 더 악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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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시장 침체는 중국 자동차 제조사들에게 즉각 영향을 미쳤다. 중국자동차산업협회가 지난 12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중국 내 토종 자동차 판매량은 전년대비 11.4% 감소했다. 생산량 또한 2018년보다 13.5% 하락했다.

특히, 비야디(BYD)와 장후이자동차 등은 중국 정부의 친환경차 보조금 삭감 조치 때문에 더 어두워질 전망이다. 중국 정부는 올해 6월부터 친환경차 보조금 액수를 대폭 삭감하고 지원 기준을 강화했다. 뿐만 아니라 향후 1, 2년 내로 모든 친환경차 보조금을 폐지할 계획이다.

‘기회의 땅’이라는 꿈을 안고 중국 시장에 들어선 외국 합작 법인들은 더 심각한 상황이다.

PSA(푸조·시트로엥)는 계속된 판매 하락세를 버티지 못하고, 중국 현지 공장 두 곳의 가동을 한 달간 멈췄다. 이뿐 아니라 4000명의 인력도 해고하기로 결정했다. 일각에서는 PSA 역시 중국에서 완전히 철수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재규어는 2018년 2~4분기 중국 시장 내 매출이 전년대비 35%나 폭락했다. 특히, 무역전쟁이 시작된 직후인 작년 9월에는 매출이 46% 급락했다. 

현대차도 사드 이후 중국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올해 3월에는 베이징에 위치한 1공장이 문을 닫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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