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시장 중국에서 현대기아차의 판매량이 6%나 하락했다(상용차 제외).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현지 브랜드의 공세가 본격적으로 시작됐기 때문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1~6월 중국 자동차 판매량은 1185만대로, 전년(1010만대)보다 1.7% 증가했다.
올해 중국 자동차 시장은 최근 안 좋아진 경제 상황이 반영된 듯, 7%가량 성장했던 전년에 비해 주춤하는 모습이다. 특히, 지난달의 경우 2008년 12월 이후 6년 6개월 만에 월 판매량이 전년 대비 감소했다.
현대기아차는 81만1576대를 판매해 전년(86만1623대)과 비교해 6%가량 감소했다. 업계 평균 성장률을 한참 밑도는 수치로, 시장 점유율도 9.2%에서 8.5%로 떨어졌다.
현대차는 51만328대로 8% 하락했다. 모델별로는 아반떼MD(13만2796대)와 미스트라(7만3800대)가 각각 16%, 17% 늘었지만, 투싼(5만1429대, 28%↓)과 아반떼HD(3만8169대, 50%↓), 쏘나타(2만9278대, 11%↓), 싼타페(1만550대, 72%↓)가 크게 줄었다.
기아차는 30만1248대로 2.4% 감소했다. 스포티지R(3만8010대, 19%↓)와 K5(2만52대, 29%↓), 포르테(1만7828대, 52%↓) 판매량이 하락했지만, K4 3만4314대와 KX3 1만9175대 등 새롭게 투입된 신차가 좋은 반응을 얻어 하락 폭을 최소화했다.
업계에서는 현대기아차의 하락 원인으로 중국 토종 브랜드의 부상과 인기 SUV의 부재를 꼽았다.
그동안 현대기아차는 소형차 라인업을 늘리고, 택시 업계를 공략하고, 미스트라·K4·ix25·KX3 등 현지 전용 모델을 추가하며 중국 시장을 적극 공략했다. 그러나 장안자동차와 우링자동차, 장성자동차, 지리자동차, 장화이자동차 등이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빠른 속도로 성장하면서 점점 현대기아차의 자리를 빼앗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기아차는 '값싸고 질좋은' 대중 브랜드로 중국 시장에 안착하는데 성공했지만, 그만큼 현지 브랜드의 공세에 쉽게 노출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SUV의 부진은 현대기아차 판매 하락에 직접적인 영향을 줬다. 중국 자동차 시장이 침체기라고는 하나 SUV 판매량은 전년 대비 50%나 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대기아차의 SUV는 투싼이 5만1429대로 28% 줄었으며, 스포티지와 싼타페도 3만8010대와 1만550대로 각각 19%, 72% 하락했다. 최근 나온 KX3가 1만9175대로 선전하고 있으나, 전체 실적을 이끌기에는 무리가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상반기 베스트셀링 SUV TOP7에 현지 브랜드가 무려 6종의 모델의 이름을 올렸다"면서 "중국 시장이 현지 브랜드의 SUV 모델 위주로 성장하고 있어 당분간 현대기아차의 실적이 반등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