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불과 페라리가 선두 경쟁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8년 연속 최강 팀' 메르세데스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27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2022 포뮬러 원(F1) 월드챔피언십 2라운드에서 맥스 페르스타펜(레드불 레이싱)이 가장 먼저 체커기를 받으며 첫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사우디아라비아 그랑프리 예선전은 개막전에 이어 이변의 연속이었다. 

먼저 페르스타펜의 팀 메이트 세르히오 페레스가 예선 1위에 올랐다. 지난해 레드불로 이적하며 커리어 처음으로 선두 경쟁을 치를 수 있는 경주차를 타게된 페레스는 F1 데뷔 11년 만에 폴 포지션을 따냈다. 이와 함께 'F1 역사상 가장 많은 경기를 치른 뒤 폴 포지션을 차지한 선수'라는 기록도 챙겼다.

이어 올 시즌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 페라리 듀오 샤를 르클레르와 카를로스 사인스 주니어가 나란히 2·3위를 기록했다. 디펜딩 챔피언 페르스타펜은 4위에 그쳤다.

가장 충격적인 결과는 16위에 머무른 '7회 챔피언' 루이스 해밀턴이다. 해밀턴은 별 다른 사고나 경주차 문제가 없었음에도 예선 1차전(Q1)에서 탈락했다. 해밀턴의 Q1 탈락은 2017 브라질 이후 5년만이다. 팀 메이트 조지 러셀은 6위를 차지해 8년연속 컨스트럭터 챔피언의 체면을 지켰다.

결선에는 18명의 선수가 그리드에 섰다. 예선에서 시속 270km 충돌 사고를 겪은 믹 슈마허(하스)는 차량 및 선수 보호 차원에서 결장을 선택했으며, 경기 직전 정찰랩에서 드라이브 트레인에 문제가 발생한 유키 츠노다 역시 출전을 포기했다.

초반에는 중위권 싸움이 관중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알핀의 두 드라이버 페르난도 알론소와 에스테반 오콘이 팀 간 양보없는 경쟁을 펼친데 이어 케빈 마그누센(하스)과 발테리 보타스(알파로메오)까지 합세해 6위 싸움을 벌였다.

경기 흐름은 16랩부터 달라졌다. 니콜라스 라티피(윌리엄스)의 단독 사고로 세이프티카가 발동되자, 각 팀들은 기다렸다는듯 타이어 교체를 위해 피트로 들어섰다. 선두로 달리던 페레스는 사고 직전 타이어를 교체해 3그리드를 손해봤고, 타이어 수명이 긴 하드타이어로 달리던 마그누센과 해밀턴은 그대로 달리며 순위를 대폭 끌어올렸다.

37랩에는 페르난도 알론소와 다니엘 리카르도(맥라렌), 발테리 보타스의 경주차가 줄줄이 멈춰서는 기현상이 발생했다. 포인트를 노리는 중위권 세 선수가 파워트레인 이슈로 같은 랩에 동시 리타이어한 것. 지난번 레드불 파워트레인 차량 3대가 멈춰선 것과 유사한 현상이었다.

이번 경기 하이라이트는 최후반부 페르스타펜과 르클레르의 선두 경쟁이었다. 바레인에서 초반 선두 자리를 다퉜던 두 드라이버는 다시 한번 우승을 향한 경쟁을 펼쳤다.

42랩부터 47랩까지 순위를 바꿔가며 추월쇼를 펼친 두 드라이버는 3위와 격차를 벌리며 매섭게 달려나갔다. 이번에는 페르스타펜이 조금 더 빨랐다. 48랩에 앞서 나간 페르스타펜은 결승선을 르클레르보다 0.42초 빨리 밟으며 최종 우승을 거머쥐었다.

뒤를 이어 사인스와 페레스가 3·4위로 마무리하며 페라리와 레드불 간 챔피언십 경쟁 구도를 갖추게 됐다. 러셀과 해밀턴은 각각 5·10위에 머물며 힘겨운 싸움을 이어갔다. 이밖에 마그누센이 두 경기 연속 포인트 득점에 성공하며 상승세를 보였다.

2021시즌 F1 월드챔피언십 다음 경기는 4월 8일부터 10일까지 호주 멜버른 그랑프리 서킷에서 진행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모터그래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