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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폭스바겐∙아우디 배출가스 꼼수 사건, 5가지 핵심
김한용 기자  |  hy.kim@motorgrap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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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9.22  23:5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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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폭스바겐이 배출가스 측정에 꼼수를 동원해 미국서 최대 22조원에 해당하는 과징금을 내야 할 지경이 됐습니다. 비록 규모는 다르겠지만 우리나라에서도 문제가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독자들에겐 조금 어려울 수 있는 그 원인과 진행 상황을 알아보기로 합니다. 

현재는 삭제된 美폭스바겐 TDI 홍보 페이지. /사진=폭스바겐 홈페이지 캡쳐

# 1. 어떤 꼼수였나

폭스바겐은 미국서 판매되는 폭스바겐 제타, 골프, 비틀, 파사트 및 아우디 A3 등 5개 차종의 디젤엔진의 ECU의 소프트웨어에 특정 상황에서 배출가스를 조절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넣었습니다. 명확한 방법은 밝혀져 있지 않지만 상황에 맞춰 출력을 낮추는 식의 방법으로 만들어졌을걸로 추정됩니다. 

이 프로그램은 주행 조건을 인식해서 테스트 주행 조건이 됐을때만 작동 되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요즘 ECU는 컴퓨터와 다름 없다보니 주행 패턴을 인식해 실제 주행조건과 실험실의 가상시험 조건을 구별 해낼 수 있었고, 각기 그에 맞는 프로그램이 동작하게 한겁니다. 말하자면 특정 조건에서만 배출가스를 줄이는 '치트키'가 들어있던 셈입니다. 

일반적인 연비 측정은 실험실에서 이뤄진다. 폭스바겐은 이 상황을 인식해 배출가스를 조절하는 소프트웨어를 모든 차에 넣었다. (사진은 본 기사와 관계 없음)

이 프로그램은 연비 향상이나 기타 다른 기능이 있을것으로 예상되지만, 지금까지는 실험실내 주행시 주행모드가 변경되면서 배출가스내 질소화합물이 덜 나온다는 점만 알려졌습니다. 

# 2. 왜 꼼수를 부렸나

미국 환경청(EPA)의 엄격한 디젤 환경규제를 극복하기 위해섭니다. 미국의 친환경차 규정(Tier 2)은 디젤차에 가솔린과 동일한 규제를 합니다. 적어도 디젤 승용차에 대해선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잣대를 갖추고 있는 셈입니다. 제조사들은 유로6를 극복하는 것도 쉽지 않다고 하는데, 'Bin 5' 규정은 이보다 질소산화물(NOX)을 절반 이상 낮춰야 합니다. 때문에 디젤 엔진에 질소촉매(LNT)만 더해서는 이를 통과하는게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현대기아차는 이전까지 디젤SUV인 베라크루즈를 미국에서 판매했지만 싼타페(국내명 맥스크루즈)의 미국 판매를 개시하면서 단종시킨 바 있습니다. 이후 미국에선 한번도 디젤차를 판매한 적이 없어서 이번 문제와 관련이 없습니다. 

각 환경 규제에 따른 NOx 허용량 비교. 유럽의 유로5와 유로6에 비해 미국 BIN 5의 허용한계가 극히 낮다. 현행 유로6에 비해 60% 이상 낮춰야만 도달할 수 있다. 

요소수를 쓰는 방식인 '선택적 환원법(SCR)'을 이용하면 NOX를 낮출 수 있지만 요소수(Urea)를 넣어야 하고 분사장치 등을 마련하는 등 비용이 크게 증가하기 때문에 결국 판매 가격이 오를 수 밖에 없습니다. 때문에 중저가 자동차 제조사들은 SCR를 쓰기를 꺼려 왔습니다. 참고로 현대기아차도 승용 디젤 엔진엔 아직 SCR을 이용한 적이 없고 모두 폭스바겐과 마찬가지로 희박질소촉매(LNT)만을 이용해왔습니다. 

현대차는 DPF, 산화촉매, 질소촉매(LNT), EGR만 이용해서 환경규제를 만족시키려 한다. 폭스바겐과 같은 방법을 썼다.  

# 3. 미국서 어떤 조치가 취해졌나

해당 차종은 생산 및 판매가 중단 됐습니다. 앞으로 해당 차종에 징벌적 과징금을 부과하게 되는데 과징금은 최대 대당 3만7000불(우리돈 4천만원)에 달할 것으로 보입니다. 총 과징금은 최대 22조에 달할 것이라는 전명도 있습니다만 이런 사안은 항상 크게 조정되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주식시장에선 폭스바겐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해 하루 사이 18조원이 이미 사라졌고 그 여파가 금세 가라앉지 않을걸로 예상됩니다. 

리콜 및 손해배상과는 별도로 책임자에 대한 형사책임을 묻는 검찰의 조사도 벌어졌습니다. 미국 법무부와 검찰은 배출가스 조작이 기계 결함이나 작동상의 실수가 아닌 의도적 '범죄 행위'라고 보고 23일 책임자를 가려내 형사책임을 묻기위한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최근 미국 법무부는 '기업 범죄에서 법인보다 고위 임직원을 기소하겠다'는 지침을 내놓았는데, 이번 폭스바겐 사건은 마침 임직원을 처벌할 수 있는 시범 사례가 되기 때문에 더욱 난감한 상황이 됐습니다.

앞서 마틴빈터콘은 "진심으로 죄송하다'면서 "손해를 복구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다할 것"이라고 정식으로 사과했습니다. 

# 4. 이후 어떤 조치가 이뤄지나

명확한 리콜 방법은 아직 나오지 못한 상황입니다. 가장 좋은 리콜 방법은 이미 나와있는 차에 선택적촉매장치(SCR)를 추가로 설치해 출력을 떨어뜨리지 않고 배출가스의 질소산화물을 저감하는 것인데, 차량의 설계를 꽤 바꿔야 하는 만큼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이 차들에는 ECU 소프트웨어에 일반 도로 주행모드와 실험실 모드 두가지가 있다는 점이 문제인데, 리콜을 통해 실험실 모드 프로그램을 제거한다면 공인 연비가 하락하고 환경 기준을 충족 시킬 수 없게 됩니다. 반대로 일반 도로 주행모드를 실험실 모드와 같게 바꾼다면 도로 주행에서 출력이 하락하는 등의 문제가 생기게 됩니다. 

어느 쪽이든 이 차들을 구입한 소비자들이 소송에 나서게 만들 가능성이 있습니다. 친환경적이라는 점 때문에 차를 구입했는데 실제 차의 연비나 친환경성이 기대에 못미친다고 소송하거나, 혹은 리콜 후 출력이 하락했으니 애초 구입하려던 차와 다르다고 환불을 요구할 수 있게 되니까요. 집단 소송 가능성이 앞으로 수년간 폭스바겐을 따라다닐 전망입니다. 

# 5. 우리나라에는 어떤 일이 벌어지나..."알고 있었고, 우리도 조치할 것"

환경부 박용희 연구관은 지난 7월 "최근 자동차들은 단순한 기계가 아닌 컴퓨터"라면서 "제조사들이 연비나 배출가스, 소음 측정 구간에만 최적화 되도록 전자적인 제어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조속히 RDE(실제 주행모드)를 시행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우리나라 각 부처도 미국에서 벌어진 이번 사건을 미리 예측하고 있었던 겁니다. 미국에서만 벌어지는 일만은 아닌만큼 국내서도 연비, 배출가스, 소음 등을 소프트웨어적으로 조작하는 일은 없는지 조사하게 될거라는 전망입니다. 

박사무관은 또, "폭스바겐 이외에도 여러곳이 있는데 우리는 그동안 '임의 설정'에 대해서 관행적으로 그럴 수 있다는 입장이었고 미국에서는 문제를 삼은 것"이라면서 "우리도 그렇게 입장을 정했다"고 말했습니다. 또 어떤 업체가 있느냐는 질문에 "유로6를 SCR 없이 LNT로만 통과한 업체들 중 여럿이 있다"고 합니다. 

환경부 엄명도 연구관은 국내 판매되는 디젤 자동차의 제조사들이 소프트웨어적인 편법으로 배출가스, 연비 등을 조작하고 있다고 지난 4월 밝혔다.  

환경부 다른 관계자는 "폭스바겐 아우디 등의 디젤 자동차를 국내서도 조사해 처벌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 "금액은 4개 차종이면 최대 40억까지 가능하다"고 밝혔습니다. 22조에 달하는 미국에 비해서 턱없이 적은 금액이긴 하지만 그나마 부과할 가능성은 크지 않습니다. 

우리 환경규제(Euro 6)는 미국의 규제(bin 5)에 비해 조금 느슨한만큼 배출가스 규정을 벗어난 점을 들어 처벌하기는 어려울지 모릅니다. 하지만 규정으로 정부 환경 규제나 공인 연비측정 자체를 무력하게 만드는 소프트웨어를 갖췄다면 반드시 명확히 분석해 처벌해야 마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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