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트로엥이 소형 전기 SUV 'e-C3'를 공개했다. 4세대로 변화한 새로운 C3는 넉넉한 차체 크기와 다양한 편의 사양을 갖추면서도 2만유로(약 2860만원)의 저렴한 가격표를 달고 나왔다. 이후에는 이보다 더 저렴한 가성비 버전도 추가될 예정이다. 

시트로엥 4세대 e-C3

2002년 등장한 C3는 출시 이후 현재까지 560만대 이상 판매된 시트로엥의 대표적인 인기 모델이다. 국내에는 3세대 모델이 판매되기도 했다. 특히, 시트로엥의 유럽 판매량의 29%를 차지했고, 2022년에는 유럽 B세그먼트(소형차) 시장에서 11%의 점유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번에 나온 4세대 C3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은 가격이다. 유럽에서 생산되는 전기차임에도 2만3300유로(약 3330만원)부터 시작한다. 유럽연합이 제공하는 세금 혜택이 최대 5천유로(약 715만원)라는 점을 고려하면 2600만원대로 구입 가능하다. 사실상 전기차 가격을 동급 내연기관 수준으로 맞춘 것으로, 추후에는 500만원 더 저렴한 모델도 추가될 예정이다.

시트로엥 4세대 e-C3 전측면

전반적인 디자인 기조는 파격 대신 대중성을 택했다. 2022년 공개된 올리(OLI) 컨셉트에 쓰였던 수직과 수평적인 요소가 e-C3에 적용됐다. 시트로엥의 새로운 타원형 쉐브론(chevron) 엠블럼을 중심으로 수평적인 그릴 디자인과 ‘ㄷ’자 형태의 램프가 전면부를 구성한다. 엠블럼 하단과 범퍼 중앙이 실제 공기흡입구 역할을 한다. 짧고 높은 보닛과 각도를 높인 윈드실드를 통해 강인한 SUV 이미지를 표현했다.

시트로엥 4세대 e-C3 측면

측면 비율에서는 소형 SUV 이미지를 느낄 수 있다. 벨트라인과 캐릭터라인 등으로 측면에 주름을 더해 작지만 강인한 이미지를 더했다. A필러부터 루프라인까지 투톤 컬러로 마감해 개성있는 연출도 할 수 있다. 휠은 16인치 스틸 휠이 기본이며 17인치 합금휠이 제공된다.

시트로엥 4세대 e-C3 후측면

후면부도 전면부와 동일한 테마가 적용된다. ‘ㄷ’자 램프와 전면 그릴을 연상시키는 장식으로 마감된다. 범퍼 디자인에 각을 더해 차량이 보다 단단해 보이도록 유도했다.

e-C3 크기는 4015x1745x1570mm(길이x너비x높이)다. 기존 대비 약 20mm 길어지고, 5mm 넓어졌으며, 100mm 높아졌다. 135mm였던 지상고는 163mm로 올려 다양한 노면 환경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시트로엥 4세대 e-C3 실내

실내는 심플한 라운지 느낌으로 디자인됐다. C-젠 라운지(C-ZEN Lounge)라는 이름으로, 차체가 1570mm로 높아진 만큼 30mm 넓은 헤드룸을 확보했다(앞좌석 기준). 또, 어깨공간은 앞좌석 21mm 및 뒷좌석 19mm 확장됐다. 뒷좌석 무릎 공간도 동급 경쟁 모델보다 20mm 여유롭다. 

시트로엥 4세대 e-C3 실내 & 시트

새롭게 개발한 어드밴스드 컴포트 시트는 보다 포근하고 부드러운 느낌을 준다. 시트 주변의 도어패널과 센터콘솔, 암레스트 등에 다양한 수납공간을 마련했다.

대시보드는 2층으로 나뉜다. 윗부분은 다양한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각종 버튼을, 아랫부분은 패브릭으로 마감된 소재로 마감해 포근함을 준다. 전통적인 방식의 계기판은 삭제됐다. 대신, 대시보드 상단과 윈드스크린 하단 사이의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계기판 역할을 하도록 했다. 

시트로엥 4세대 e-C3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시트로엥 4세대 e-C3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센터페시아에는 10.25인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운전자쪽을 향해 기울여진 형태로 배치됐다.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오토 모두 호환된다. 긴급출동과 실시간 교통정보 등 커넥티드 서비스도 이용 가능하다.

에너지 소비 최적화를 위해 e-루트(e-ROUTES) 앱도 개발했다. 최적의 효율과 충전을 감안한 내비게이션 안내를 해주며 배터리 잔량을 실시간으로 확인해 대안 경로도 제안해준다. 이외에 커넥티드 기능을 통해 충전 스케줄 관리 및 차량 예열 및 냉방, 위치 확인등도 할 수 있다.

주행중인 시트로엥 4세대 e-C3
주행중인 시트로엥 4세대 e-C3

e-C3는 스텔란티스의 스마트 카(Smart Car) 플랫폼을 바탕으로 개발됐다. 전기차 보급을 위한 가격 경쟁력을 중시해 인산철(LFP) 배터리도 사용한다. 배터리 용량은 44kWh로, WLTP 기준 320km를 달린다. 급속충전은 최대 100kW까지 지원해 20~80% 충전까지 26분이 소요된다.

모터는 113마력을 발휘한다. 0-100km/h까지 11초가 소요되며, 최고속도는 135km/h다. 도심과 교외 주행환경을 위한 설정이다.

주행중인 시트로엥 4세대 e-C3
주행중인 시트로엥 4세대 e-C3

신기술로는 시트로엥의 어드밴스드 컴포트 서스펜션(Citroën Advanced Comfort Suspension)이 기본이다. 프로그래시브 유압 쿠션(Progressive Hydraulic Cushions)이 탑재돼 기존 1개 범프 스톱 대신, 유압 방식의 2개의 범프 스톱이 각 서스펜션에 장착돼 압축과 팽창을 각각 담당한다. 이를 통해 주행 중 발생하는 충격을 매끄럽게 처리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

저렴한 가성비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각종 안전장비도 탑재된다. 긴급제동 시스템은 낮과 밤에 작동하며 차량은 물론 보행자와 자전거까지 인식한다. 차선이탈 경고 기능은 스티어링 시스템을 통한 보정도 해주며 오토 하이빔, 속도제한 경고,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 등이 갖춰진다. 

시트로엥 4세대 e-C3
시트로엥 4세대 e-C3

시트로엥의 4세대 e-C3는 2024년 2분기 유럽시장부터 판매된다. 더 저렴한 버전은 주행거리를 200km로 낮추고 1만9990유로(약 2855만원)에 나올 전망이다. 보조금 수령 시 약 2100만원대에 구입할 수 있다. 만약 동일한 가격에 국내에 출시된다면 기아 레이EV와 비슷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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