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자동차 10대 뉴스…'다사다난'했던 병신년(丙申年)
  • 신승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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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12.16 17:47
2016년 자동차 10대 뉴스…'다사다난'했던 병신년(丙申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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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국내 자동차 업계는 말 그대로 '다사다난(多事多難)'했다. 국산차 업체들은 개별소비세 인하 혜택 종료와 노동조합의 파업, 그리고 해외 주요 시장 성장세 둔화 등에 어려움을 겪었다. 수입차 업계도 아우디·폭스바겐 판매중지 처분을 시작으로 환경부의 날선 칼날에 바짝 움츠린 모양새다.

불안정한 상황에서도 몇몇 업체들은 거침없는 행보로 존재감을 과시했다. 르노삼성차 SM6와 한국GM 말리부가 중형차 시장 판세를 바꿨고, 메르세데스-벤츠가 수입차 1위 달성을 앞두고 있다. 또한 업계는 새로운 판매 형태(온라인)와 방향성(자율주행), 그리고 참가자(전자정보통신 업계) 등이 대두했다. 

 

그 어느 때보다 혼란스러웠던 병신년(丙申年) 한 해, 모터그래프에서 국내 자동차 업계 10대 뉴스를 선정했다(무순).

# 1. SM6·말리부 돌풍…중형차 시장 지각변동

중형차 시장은 새로운 물결이 일렁였다. 현대차 쏘나타로 대표되던 중형차 시장을 르노삼성차 SM6와 한국GM 말리부가 흔들었다. 

SM6는 올해 11월까지 총 5만904대가 판매됐다. 당초 수립했던 연 5만대 판매 목표를 한 달이나 앞당겨 달성했다. 말리부 역시 지난달까지 총 3만2504대(구형 모델 포함)를 기록하며, 작년보다 2배 이상 높은 실적을 거뒀다.

 

같은 기간 현대차 쏘나타 판매는 7만4946대로, 전년동기대비 21.7% 감소했다. 여기에 렌터카와 택시, 법인차량 등을 제외할 경우 감소폭은 더 크다.

현대차는 내년 상반기 쏘나타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통해 반격에 나설 방침이다. 다만, 신형 그랜저 등과의 간섭효과로 판매 회복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 2. 개소세 종료·노조 파업 등에 발목 잡힌 국산차

국산차 업체들은 정부의 개소세 인하 혜택 종료와 노조 파업 등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 중 발생한 노사 갈등은 최근 수년 새 가장 치열했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 2004년 이후 무려 12년 만에 전면파업을 시행했다. 기아차는 6월 말부터 11월 초까지 약 5개월 동안 수시로 생산 차질이 발생했다. 현대기아차는 올 한해만 총 25만대(현대차 14만2000여대, 기아차 10만8000여대)에 달하는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사진=현대차 노동조합 홈페이지

한국GM도 파업 여파로 말리부 생산에 어려움을 겪었다. 제품 수급이 어려워지자, 계약이탈자가 속출했고 신차효과도 빠르게 사라졌다. 르노삼성차도 노사 잠정합의안이 조합원 투표에서 두 차례 연속 부결됨에 따라 위기감이 고조된 바 있다.

올해 노사 갈등은 내년에도 반복될 전망이다. 기업들이 시장 침체로 허리띠를 조르는 가운데, 노조의 요구 사항도 더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 3. 현대차, 어쩌다 이렇게 됐나…파업·내부고발·국정농단까지 

현대차의 2016년 한 해는 수난의 연속이다. 앞서 언급한 노조 전면파업을 비롯해 내수 시장 점유율 급락과 내부고발자 폭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연류까지 이어졌다. 

현대차 내수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40% 이하로 떨어졌으며, 올해 35%대까지 추락했다. 승용차 시장으로 제한할 경우 1~11월 판매량은 기아차보다도 적다. 

또한 차량 결함 은폐 의혹이 내부고발자에 의해 밝혀지며, 기업 이미지에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국토부 장관이 현대차 사장을 검찰에 고발했고, 미국에서 대규모 리콜 및 보상이 이어졌다.

 

연말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정점을 찍었다. 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은 검찰 조사에 이어 국회 청문회까지 출석했다. 특히 국회에서 회사 관계자들이 강압적인 행동을 보여 또 한번 논란이 됐다.

현대차 입장에서는 분위기 반전이 절실하다. 총체적 난국을 해결하기 위한 여러 방안이 모색되고 있지만, 뚜렷한 해결책은 보이지 않고 있다.

# 4. 아우디·폭스바겐 판매 정지…다음은 누구?

아우디·폭스바겐은 지난 8월 환경부로부터 인증취소 및 판매정지 처분을 받았다. 올해 서류 위조로 분류된 8만3000만대와 작년 11월 배출가스 저감장치 조작으로 인해 적발된 12만6000대 등 총 20만9000대가 인증취소 차량으로 분류됐다. 

폭스바겐은 CC 2.0 TSI와 투아렉을 제외한 대부분의 차종이 판매정지로 묶였다. 실제로 지난달 폭스바겐은 단 한대도 팔지 못했다.

 

아우디의 경우 상대적으로 팔 수 있는 차종이 남아있지만, 브랜드 이미지 훼손에 따른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판매량 역시 예년의 10%대 수준으로 급감했다.

이들 뿐만 아니라 최근 BMW, 닛산, 포르쉐 등도 인증서류 오류 문제가 발견됨에 따라 수입차 시장 전반에 긴장감이 형성되고 있다.

# 5. 메르세데스-벤츠 '독주'…BMW '절치부심'

BMW가 7년 만에 수입차 시장 1위 자리에서 내려오게 됐다. 그 자리는 메르세데스-벤츠가 차지할 예정이다. 

메르세데스-벤츠는 국내법인 설립 후 13년 만에 수입차 판매 1위 달성이 확실시되고 있다. 구형 E클래스가 파격적인 프로모션을 바탕으로 상반기 실적을 이끌었고, 하반기 신형 E클래스가 시장에서 강력한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S클래스는 여전히 경쟁모델들을 압도했고, SUV 라인업이 견고한 판매 증가세를 뒷받침했다.

 

BMW는 내년 초 신형 5시리즈를 선보이며, 1위 자리 탈환에 나설 계획이다. 아우디·폭스바겐의 공백에도 수입차 시장은 한층 더 뜨거워질 전망이다.

# 6. 자동차 온라인 판매, '뭣이 중한디'

2016년은 자동차 온라인 판매에 대한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던 한 해였다. 티켓몬스터의 재규어 XE 판매(12% 할인, 20대 한정)는 다소 논란이 있었지만, 르노삼성차 QM6와 한국GM 아베오는 비교적 성공적이다는 평가다. 

르노삼성차는 QM6 출시에 맞춰 e-커머스를 도입했다. 마이크로사이트에서 온라인 견적을 산출하고, 카카오페이로 청약금을 결제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다만, 가계약만 가능했고 실질적인 구매는 가까운 영업점에서 이뤄졌다. 제한적이었으나 온·오프라인을 연결하는 새로운 시도는 회사 안팎에서 호평을 받았다.

 

한국GM은 옥션을 통해 아베오(10대 한정) 판매를 진행했다. 영업 일선에서 일부 불만도 제기됐지만, 비인기 모델에 한해 새로운 판촉 전략으로써의 가능성이 확인됐다. 

내년 2월부터 국산차 홈쇼핑 판매가 허용됨에 따라 온·오프라인이 결합된 새로운 판매 형태가 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 7. 김영란법, 홍보·마케팅 변화의 첫 걸음

부정청탁 및 금품 수수 금지에 관한 법률, 일명 김영란법 시행 이후 자동차 업계 내 전반적인 행보가 조심스러워졌다. 

신차 출시부터 임직원 간담회, 차량 시승 등 일련의 행사 규모가 대폭 축소됐고, 관계자들 간 공식적인 접촉도 줄었다. 시승차 운영이나 해외 모터쇼 참관 등도 전면 중단됐다. 일부 업체의 경우 신차 출시 시기를 잠시 미루기도 했다.

 

최근 들어 관련 법에 대한 유권해석과 적용 범위의 가이드라인 등이 확립되는 모양새다. 이에 따라 내년 업체별 홍보 마케팅 전략도 새롭게 짜여지고 있다. 

# 8. 삼성과 LG, 광폭 행보

삼성과 LG 등이 자동차 업계 내 영향력을 확대하고 나섰다. 

삼성은 하만 인수를 통해 글로벌 전장 부품 업체로 도약할 전망이다. 해당 M&A 금액은 80억 달러(약 9조4000억원). 하만은 세계적인 스피커·오디오 업체이자,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및 커넥티드카 기술의 선두 업체로 손꼽힌다.

삼성은 하만의 브랜드 및 기술력과 더불어 글로벌 자동차 부품 업계 내 세밀한 네트워크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자동차 생산 방식이 모듈화됨에 따라, 2·3차 벤더에 대한 중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LG는 대용량 배터리 부문에서 전기차 전반으로 자동차 사업 영역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GM 쉐보레 볼트(Bolt) EV의 경우 배터리팩 뿐만 아니라 구동모터와 전동컴프레셔, 전력분배모듈,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 핵심 장치를 공급한다.

또한 메르세데스-벤츠, 볼보 등 기존 제조사들과 전략적 파트너 관계를 단단히 하고, 패러데이 퓨처와 같은 스타트업 업체와도 손을 잡고 있다.

이 같은 전자정보통신 업체들의 자동차 산업 진출은 앞으로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 9. 자율주행차 '원년'…정부 지원 본격화

올해 국토교통부는 자율주행차를 7대 육성 신산업 중 하나로 선정하고, 상용화를 위한 제도 정비 및 인프라 확충에 나섰다.

자율주행차 개발은 이미 세계적인 흐름이다. 자동차 업체들은 너나할 것 없이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최근 구글에 이어 애플까지도 자율주행차 개발을 공식화했다. 

▲사진=국토교통부 한국도로공사 차세대 ITS 홍보관

그러나 국내 개발 환경은 열악했다. 올 들어 정부가 적극적인 산업 육성을 결정함에 따라 국내 업체들의 기술 개발도 한층 탄력을 받는 모양새다.

세부적으로 자율주행차 임시운행허가 제도를 시행해 실도로 위에서 시험 운행을 허용했다. 화성 등 주요 지방자치단체와 테스트베드 구축을 협의했고, 수도권 일부 구간에 오차범위 ±0.25m 수준의 정밀도로 지도를 제작하고 있다.

국토부는 산업통상자원부, 미래창조과학부 등과의 협업을 통해 오는 2020년까지 자율주행 상용화에 성과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 10. 민망한 전기차 보급, 올해도 보조금 낭비

환경부의 전기차 민간 보급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했다.

환경부는 올해 전기차 1만대 보급을 선언했지만, 12월8일까지 공급된 대수는 4622대에 그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년 전기차 보급 목표는 1만4000대로 책정됐고, 관련 예산은 2배 가까이 늘어난 2642억원이 편성됐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환경부의 전시행정에 국고가 낭비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기차 보급을 위해 구매 보조금보다 충전 인프라 구축과 관련 제도 개선, 사용자 인식 변화 등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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