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동향] 2016년 9월, 현대차 최악의 위기 '올것이 왔다'
  • 전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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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10.11 17:44
[시장 동향] 2016년 9월, 현대차 최악의 위기 '올것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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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의 진짜 위기다. 이번에는 꽤 심각해 보인다. 상용차를 제외한 시장 점유율은 이미 30% 밑으로 떨어진 상황에 아직까지 올해 임단협도 마무리 못한 데다, 태풍으로 인해 울산 공장이 가동 중단 됐고 침수 차량까지 발생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미국발 엔진 결함 이슈까지 터지면서 최근들어 가장 힘겨운 시절을 보내고 있다.

 

반면, 한국GM과 르노삼성, 쌍용차 등에는 좋은 기회다. 현대차뿐 아니라 수입차까지 휘청거리고 있는 상황이어서 현상 유지만 해도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릴 수 있다. 게다가 최근 출시된 신차의 반응도 좋은 만큼, 더욱 적극적인 움직임을 통해 '절호의 찬스'를 잘 살릴 필요가 있겠다.

지난달 국내 자동차 판매량은 11만4365대로, 전년(12만9872대) 대비 11.9% 떨어졌다(상용차 제외). 특히, 르노삼성을 제외한 모든 국산차와 수입차 판매량이 모두 하락했을 정도로 시장이 위축됐다. 개별 소비세 인하 종료, 추석 연휴로 인한 영업일 감소, 노사 문제로 인한 파업 등이 한꺼번에 겹치면서 별다른 성장 동력이 없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덕분에 상용차를 제외한 현대기아차의 점유율은 58.6%로 줄었다. 지난달(59.97%)에 이어 두 달 연속 60% 밑으로 떨어진 것이다. 기아차는 29.7%에서 30.5%로 0.8%p 오른 반면, 현대차는 31.2%에서 28.1%로 3.1%p 하락했다. 한국GM은 11.6%로 0.5%p 감소했지만, 쌍용차는 7.0%로 0.8p%, 르노삼성은 8.1%로 3.0p% 증가했다. 수입차는 15.7%에서 14.7%로 1.0%p 줄었다.  

# 국산차 브랜드별 판매량

기아차는 9.4% 감소한 3만4906대다. 세단은 1만7430대로 14.5%, SUV(RV)는 1만7476대로 3.7% 줄었다. 차종별로는 쏘렌토가 6436대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는 모닝 5790대를 비롯해 K7 4353대, 카니발 3927대, 스포티지 3658대, K5 3315대 순이다. 

현대차(제네시스 브랜드 포함)는 3만2164대로 20.6% 하락했다. SUV가 3.7% 줄어든 1만1728대로 나름 선방했지만, 세단은 2만435대로 27.8%나 떨어졌다. 차종별로는 싼타페가 7451대로 가장 많았으며, 쏘나타 6106대를 비롯해 아반떼 5135대, 투싼 3720대, 제네시스 G80 3500대, 그랜저 3268대 등이 뒤를 이었다.

 

한국GM은 1만3284대로 15.7% 감소했다. 세단은 3.5% 줄었지만, SUV가 50.7% 떨어졌다. 차종별로는 스파크 5656대, 말리부 3790대, 올란도 889대, 트랙스 870대, 임팔라 593대 등이다. 

르노삼성은 9222대로 39.6%나 성장했다. SM6가 4217대로 여전히 높은 인기를 모으고 있는 가운데, 새롭게 추가된 QM6가 2536대로 실적에 도움을 줬다. 다만, QM3 1032대, SM7 511eo, SM3 558대 등 나머지 모델은 저조했다. 

쌍용차는 1.2% 줄어든 8011대다. 티볼리는 일반 모델 2475대, 롱바디 에어 모델 1581대 등 총 4056대로 선전했지만, 판매량은 조금씩 줄어드는 모습이다. 나머지 모델은 코란도스포츠 2357대, 코란도C 609대, 렉스턴W 451대, 코란도투리스모도 482대 순이다. 

# 국산차 차급별 판매량-세단

경차 시장에서는 모닝과 스파크의 대결이 흥미롭다. 최근 몇달 동안 스파크에 1위 자리를 내줬던 모닝이 막판 프로모션을 앞세워 선두에 다시 올랐다. 스파크 역시 여전히 5000~6000대 사이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소형차 시장에서는 믿었던 엑센트마저 판매량이 반토막이 났다. 단종 소식이 전해진 탓도 있지만, 이제는 국내 소비자들이 소형차를 사지 않는 경향이 더욱 뚜렸해진 것으로 보인다. 워낙 안 팔리다 보니 내년 기아차 신형 프라이드, 르노 클리오가 나와도 성공을 장담하기 어려워 보인다.

 

아반떼가 5000~6000대 수준으로 떨어졌다. 아반떼가 예전만 못한 이유도 있지만, K3를 비롯해 크루즈와 SM3 등 경쟁 모델의 쇠퇴로 인해 준중형 시장의 역동성이 크게 줄어든 원인이 더 커 보인다. 

말리부 판매량이 월 4000대 수준을 회복했지만, 판매량이 워낙 들쭉날쭉해 앞으로의 실적을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반면, SM6는 조금 줄었지만 나름 꾸준한 판매량을 유지하고 있다. 쏘나타와 K5 판매가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하락폭은 예상보다 크지 않다.

 

K7과 임팔라의 명암이 극단적으로 엇갈렸다. K7은 그랜저의 공백을 효과적으로 공략하며 월 4000대가 넘는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지만, 임팔라는 계속된 하락세를 보이며 알페온의 전철을 그대로 밟고 있다. 아슬란은 100대 밑으로 떨어졌지만, 현대차는 내년 풀체인지급 페이스리프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대형차 시장에서는 EQ900의 신차 효과가 끝났다. 월 3000대를 넘기던 출시 초기와 달리 3개월 연속 1000대 수준을 기록하고 있을 뿐이다. 반면 G80은 3500대로 여전히 강력한 모습을 자랑하고 있다. 

# 국산차 차급별 판매량-SUV(RV)

잠시 주춤했던 니로 판매량이 다시 월 2000대 수준으로 올라왔다. 아이오닉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티볼리는 월 4000대를 넘겼지만, 전체적인 판매 추이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QM3도 반토막이 난 상황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으며, 트랙스도 1000대를 넘기지 못했다.

 

여러 악재 속에서도 소·중형 SUV는 끄떡 없었다. 싼타페와 쏘렌토가 각각 7451대, 6436대 팔리며 베스트셀링카 1·2위를 사이좋게 차지했다. 투싼과 스포티지도 3500~4000대 수준을 유지하면서 전체적인 상승세에 도움을 줬다. 새롭게 추가된 QM6는 2536대가 팔렸을 뿐이지만, 이는 영업일 기준으로 8일 만에 거둔 성과여서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

밴 시장은 카니발이 4000대로 떨어지는 등 전체적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특히 올란도가 월 900대 수준까지 줄었는데, 별다른 반등 요인이 없어 보인다. 쏘울과 카렌스는 모두 최근에 페이스리프트를 했지만, 판매량이 전혀 늘지 않고 있다.

# 국산차 베스트셀링카 TOP10

지난달의 거친 파도는 다행스럽게도 SUV를 살짝 비켜갔다. 세단이 전체적으로 하락세를 보인 가운데, SUV가 예년 판매량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상위권을 휩쓸었다. 

가장 많이 팔린 모델은 7451대가 판매된 싼타페다. 상품성 개선 과정을 거쳤다고는 하나 출시된지 4년이 넘었음에도 이런 실적을 유지하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싼타페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인 쏘렌토도 6436대로 2위를 차지했다. 월 순위에서는 밀렸지만, 누적으로는 싼타페를 앞지르고 있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쏘나타 판매량은 크게 줄었지만, 6000대를 넘기며 승용 모델 중에서는 1위(전체 3위)를 기록했다. 택시 판매량이 월등히 높다고는 하지만, 경쟁 모델을 큰 차이로 이기고 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풀체인지를 앞둔 모닝은 스파크를 제치고 4위를 차지했고, 스파크는 모닝에 뒤져 아깝게 5위에 올랐다.

국민차로 인기를 모았던 아반떼는 5135대로 6위에 그쳤다. 중형차 시장이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피해를 보는 듯한 모습이다. 늘 상위권에 머물던 포터는 4434대로 7위를 기록했다. 

K7은 이번달에도 4000대를 넘기며 승승장구했고, SM6도 월 4000대 이상의 안정적인 판매량을 유지했다. 조금 줄어들긴 했지만, 티볼리도 4056대로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 수입차 판매량

폭스바겐과 아우디가 빠진 공백은 생각보다 컸지만, 이들의 공백에도 월 1만7000대 수준을 유지했다는 것은 그만큼 수입차 시장의 견고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새롭게 구성된 빅2 체제에서 메르세데스-벤츠는 BMW를 큰 차이로 제치고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이어 렉서스와 랜드로버 등 일본과 유럽 브랜드가 폭스바겐과 아우디의 빈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치열하게 3·4위전을 치르는 모습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차 신규등록대수는 전년(2만381대) 대비 17.7% 감소한 1만6778대로 집계됐다. 올해(1~9월) 누적등록대수는 16만5189대로 7.8% 하락했다.

 

브랜드별 판매량은 메르세데스-벤츠가 5087대로 1위를 차지했으며, BMW가 3031대로 뒤를 이었다. 이 둘의 차이는 무려 2000대가 넘었다. 렉서스는 1066대로 3위, 랜드로버는 957대로 4위를 차지했다. 

다음으로는 포드·링컨 925대, 도요타 742대, 미니 675대, 혼다 605대, 크라이슬러·지프 542대, 아우디 506대, 닛산 422대, 재규어 389대, 볼보 373대, 포르쉐 322대, 푸조 303대, 인피니티 270대, 시트로엥 189대, 폭스바겐 184대, 캐딜락 126대, 피아트 60대, 롤스로이스 4대 순이다. 벤틀리와 람보르기니는 단 한대도 판매하지 못했다.

국가별로는 독일차가 54.5%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아우디와 폭스바겐이 줄면서 작년(71.0%) 같은 기간에 비해 16.5%p 하락했다. 반면 일본차는 11.9%에서 18.5%로, 유럽차는 9.7%에서 17.6%로, 미국차는 7.5%에서 9.5%로 올랐다.

 

베스트셀링카는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로, 총 2781대 판매돼 지난달에 이어 2달 연속 1위를 차지했다. BMW 5시리즈는 1135대로 2위에 올랐으며,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는 851대로 뒤를 이었다. 

렉서스 ES는 793대로 4위까지 점프했다. 10위권에는 종종 오른 경험이 있지만, 5위권으로 치고 올라온 경우는 드물었다. 아우디와 폭스바겐의 공백을 효과적으로 공략한 것으로 보인다.

BMW 3시리즈는 605대로 5위에 올랐다.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는 409대로 6위, BMW 7시리즈는 362대로 7위를 차지했다.  

이밖에 메르세데스-벤츠 GLC 359대, 랜드로버 디스커버리스포츠 314대, 혼다 어코드 301대 등 기존에 쉽게 보지 못했던 모델들이 10위권에 대거 이름을 올렸다. 

BMW 3시리즈는 700대로 4위,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는 536대로 5위를 기록했다. 이밖에 포드 익스플로러 426대, 도요타 캠리 382대, 닛산 알티마 316대, 랜드로버 디스커버리 315대, 렉서스 ES 303대 등이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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