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위기? 수익성은 더 올라..."고급화 전략 통했나"
  • 전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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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4.05 20:56
현대기아차 위기? 수익성은 더 올라..."고급화 전략 통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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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가 흔들리고 있다는 의견도 있지만 아직 호들갑 떨 정도는 아니다. 일부 차종만 뒤쳐쳤을 뿐 전체 판매량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데다가, 수익성 높은 고급차 비중도 점차 늘고 있기 때문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현대기아차 판매량은 총 11만2676대로, 전년(10만270대) 대비 12.4% 성장했다. 현대차는 6만2166대로 7.2%, 기아차는 5만510대로 19.4% 늘어났다. 성장률이 업계 평균(17.0%)에 미치지 못한 탓에 점유율은 떨어졌으나, 판매량 자체는 꽤 선방한 것이다.  

특히, 새로 출시된 신형 K7을 비롯해 제네시스 브랜드의 제네시스(G80)와 EQ900(G90) 등 준대형 및 대형차 판매량은 증가했다. 여기에 쏘렌토와 싼타페 등 중형 SUV와 유로6로 페이스리프트된 모하비 등의 판매도 모두 늘었다. 쏘나타와 K5가 SM6에, 모닝이 스파크에 밀리면서 위기설이 나오기도 했지만, 수익률은 오히려 높아지는 셈이다.

 

준대형 시장에서는 기아차 K7이 6256대나 팔렸다. 1월 신형 모델이 출시된 이후 월 평균 1500대 수준에서 6000대로 뛰어오른 것이다. 특히, 구형 모델(326대)를 빼도 무려 5930대다. 차급 및 가격을 고려하면 SM6보다 더 많이 팔렸다고 볼 수 있을 정도로 높은 실적이다. 최근 물량 확보에 성공한 임팔라(2009대)와 LPG로 재미를 본 SM7(594대)도 K7의 상대가 되지 않았다.

특히, K7이 하반기까지 판매량을 끌어올리고, 하반기 신형 그랜저가 추가되면 현대기아차의 준대형차 점유율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임팔라의 경우 초기 물량 조절에 실패해 판매량을 더 이상 끌어올리기 힘든 데다가, SM7은 별다른 신차 소식도 없이 LPG 모델로 근근히 연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대형차 시장은 제네시스 브랜드의 차지다. 당초 EQ900이 나오면서 제네시스(G80)의 판매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지만, 잠깐의 간섭 이후 함께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특히, 2013년 하반기 출시된 제네시스는 나온지 2년반이 다 됐고, 곧 페이스리프트(또는 상품성개선모델)이 나올 예정임에도 3289대나 팔렸다.

EQ900 역시 꾸준한 증가세를 기록하다가 결국 지난달에는 3570대로 제네시스를 앞질렀다. 이전 에쿠스가 월 1000대가량 팔린 것과 비교하면 3배나 늘어난 것이다. 반면, 경쟁 모델로 꼽히는 K9은 271대, 체어맨W는 126대가 팔렸을 뿐이다.

 

SUV 시장에서는 티볼리와 QM3 등 초소형 SUV들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지만, 현대기아차의 상황이 그리 나쁜 것은 아니다. 한 등급 높은 투싼과 스포티지 등 소형 SUV가 월 5000대 가량 팔리는 데다가, 이보다 큰 중형 SUV인 싼타페와 쏘렌토가 월 7000대 넘게 판매될 정도로 압도적인 실적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싼타페는 2012년 5월 출시 이후 월 평균 7749대라는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특히, 2013년 월 6565대, 2014년 월 6475대, 2015년 7744대 등 출시 이후 식을줄 모르는 인기를 누렸다. 작년 페이스리프트(또는 상품성개선) 모델인 '싼타페 더 프라임'이 나온 후에는 9942대가 팔리기도 했다. 쏘렌토 역시 2014년 8월 신형 모델이 나온 후 월 6000대 가량이 팔렸으며, 지난 1, 3월에는 각각 7567대, 7611대로 싼타페를 앞섰다.

 

모하비 판매량은 예년보다 더 늘었다. 작년 하반기 배기가스 문제로 단종됐다가 지난 2월 유로6를 만족시키는 페이스리프트 모델로 다시 출시됐는데, 나오자마자 1054대가 팔리더니 지난달에는 1929대까지 뛰어올랐다. 예년에 비해 2배가량 늘어난 것으로, 신차 효과를 고려해도 꽤 우수한 실적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시장이 성숙할수록 현대기아차의 점유율은 낮아지기 마련"이라며 "고급차(또는 대형차) 비중을 늘리는 것은 매우 성공적인 출구전략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당장 모닝과 쏘나타 등의 간판 모델들이 밀렸다는 것은 현대기아차 입장에서 충분한 위기"라며 "고급차 시장의 안정을 기반으로 점유율 하락을 최대한 늦추기 위한 보다 더욱 적극적인 움직임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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