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신형 투싼에 1.7리터급 디젤 엔진과 7단 DCT가 장착된 모델을 출시한다. 저배기량 엔진 라인업을 추가해 쉐보레 트랙스와 르노삼성 QM3, 쌍용차 티볼리 등 최근 인기를 모으고 있는 초소형 SUV를 견제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현대차는 4일, 이달 중순 출시 예정인 신형 투싼의 가격을 공개하고 사전 계약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번에 나온 신형 투싼은 2009년 이후 6년 만에 풀체인지된 3세대 모델로, 싼타페와 비슷한 디자인에 더 커진 차체, 1.7 디젤+7단 DCT 파워트레인을 추가한 것이 특징이다.

현대차는 신형 투싼의 가격을 2250~2970만원 수준으로 책정했다. 2.0 모델(2WD)의 경우 기존(2080~2610만원) 대비 170~360만원가량 올린 것이다. 그러나 1.7 디젤+7단 DCT 모델은 2340~2600만원으로 결정했다.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트랙스·QM3·티볼리(디젤)와 비슷한 수준으로 맞춰 자사의 초소형 SUV가 나오기 전까지 이들의 공세를 방어하겠다는 것이다.

 

2013년 11월 출시된 QM3의 가격은 2280~2495만원이었지만, 지난 1일 최고급 트림인 'RE 시그니처'를 출시해 2570만원까지 올랐다. 적용된 사양이 달라 객관적인 비교는 어렵지만, 한 등급 높은 투싼(1.7)과의 가격 차이가 불과 30~60만원까지 좁혀진 것이다. 상반기 출시 예정인 트랙스·티볼리 디젤 역시 가솔린 모델보다 약 150만원가량 올라 트랙스는 2150~2450만원, 티볼리는 1950~2450만원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투싼 1.7 디젤과 상당 부분 겹치는 가격이다.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한 등급 높은 투싼이 초소형 SUV들과 비슷한 가격으로 출시됐다는 것은 트랙스·QM3·티볼리에 큰 부담이 될 것"이라며 "특히, 투싼은 신형으로 바뀌면서 디자인과 공간, 효율, 안전·편의 사양 등 상품성이 크게 향상돼 시장 주도권을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신형 투싼의 차체는 길이 4475mm, 높이 1850mm, 너비 1645mm로, 기존 모델과 비교해 길이와 너비는 각각 65mm, 30mm 커졌고, 높이는 10mm 낮아졌다. 또, 휠베이스는 2670mm로 30mm 길어졌으며, 트렁크 공간도 465리터에서 513리터로 10%가량 넓어지는 등 공간 활용성이 더 좋아졌다.

1.7 모델의 파워트레인은 i40에 사용된 1.7리터급 U2 엔진과 7단 DCT가 탑재됐다. 최고출력은 115마력, 최대토크는 28.6kg.m로, 같은 엔진을 사용한 i40(141마력, 34.7kg·m)에 비해 동력 성능을 약 18%가량 하향 조정했다. 1.5 디젤 엔진과 게트락 6단 DCT가 조합된 QM3(90마력, 22.4kg·m)보다는 우수하지만, 트랙스와 티볼리 디젤보다는 낮은 수치다. 트랙스 디젤은 1.6리터급 디젤 엔진과 젠Ⅲ 6단 자동변속기가 장착돼 136마력, 32.6kg·m를 발휘할 것으로 알려졌다. 티볼리 디젤 역시 1.6리터급 디젤 엔진에 아이신 6단 자동변속기가 조합돼 115마력, 30.6kg·m의 동력 성능을 내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형 투싼 1.7의 표시 연비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트랙스·QM3·티볼리와 비교해 크게 떨어지는 수준은 아닐 것으로 보인다. 동력 성능보다 연비 향상에 초점을 둔 엔진 세팅에 효율 좋은 7단 DCT를 적용했기 때문인데, i40(16.7km/l)와 비슷하거나 조금 높을 가능성도 있다. QM3의 연비는 복합 18.5km/l며, 상반기 출시 예정인 트랙스와 티볼리 디젤의 연비는 복합 16.5~17.5km/l 수준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차체 강성을 높이고 섀시 구조를 개선했으며, 자동 긴급제동 시스템, 후측방 경고 장치, 주차조향 보조시스템, 파워 테일게이트, 통합 주행모드 시스템, 전자식 주차 브레이크 등 다양한 안전·편의 사양이 적용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차가 올해 신형 투싼에 1.7 디젤 모델을 추가해 트랙스·QM3·티볼리의 공세를 막은 다음, 내년 이후 ix25급 초소형 SUV를 국내에 출시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ix25급 SUV에는 트랙스·QM3·티볼리보다 더 작은 배기량의 1.0~1.4리터급 엔진을 탑재해 새로운 틈새 시장을 만들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신형 투싼의 경우 1.7 모델과 2.0 모델로 이원화해 다원화된 국내 SUV 시장에 보다 효과적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ix25급 초소형 SUV는 출시를 검토하고 있지만, 정확한 일정이 정해진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 신형 투싼 1.7과 트랙스·QM3·티볼리 디젤의 제원 비교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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