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표시연비를 두고 대란이 예상된다. 아우디와 도요타가 먼저 뭇매를 맞고 있다. 

5일 국토부 관계자에 따르면 국토부가 자동차 자기인증적합조사를 실시한 결과 제조사가 측정해 발표한 연비에 비해 10%나 떨어졌다고 한다. 한 매체는 벌써부터 ’뻥연비’라거나 ‘연비 과장’이라는 얘기도 내놨다. 

올해부터는 국토부가 주행저항값을 직접 측정하면서 빚어진 촌극이다. 지난 11월 국토부, 산업부, 환경부가 공동고시를 내면서부터 예상된 결과다. 지난해까지는 연비 사후검증이나 사전인증 모두 제조사가 내놓은 주행저항 값을 그대로 받아 써왔다.

‘주행저항’이란 실제 도로 주행 시험을 통해 차량의 저항값을 측정하는 것으로, 이를 시험실 연비측정 기계에 대입해 ‘표시연비’를 측정하게 돼 있다. 따라서 주행저항값에 따라 얼마든지 최종 표시연비는 달라질 수 있다. 현대차가 미국에서 연비 과장 사건으로 배상한  것도 현대차가 내놓은 주행저항값이 옳지 않다는 이유에서였다. 

▲ 맥스크루즈와 QM3도 연비검증의 도마에 올라있다

업체는 당연히 반발한다. 아우디코리아 관계자는 “이전에 정부가 문제 없다고 검증 해준 차를 이제와서 문제라고 하면 어쩌냐”고 반발한다. 한국도요타 측은 “우리가 감히 그럴 회사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주행 저항값은 실제 도로에서 측정하는 만큼 통제되지 않은 여러가지 요인이 발생할 수 있다. 그날 그날 노면의 상태나 타이어의 미세한 차이, 바람의 방향 변화 등이 모두 영향을 끼친다. 따라서 모든 요소를 긍정적으로 적용할 가능성이 높은 제조사에 전적으로 맡겨서는 안되고 공인 기관이 어느 정도 개입하는게 바람직하다. 

문제는 이전에 있던 차들에 대해 새 방식의 주행 저항값을 소급해 적용할 수 있는가라는 부분이다. 정부가 주도한 자체 시험 주행저항 값을 대입하면 어떤 차건 이전에 비해 오차가 생길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작년 자기인증적합조사 대상은 10종이다(상용차·2륜차 제외). 국산차는 크루즈를 비롯해 현대차 제네시스·맥스크루즈·그랜저 하이브리드와 기아차 쏘울, 르노삼성 QM3, 쌍용차 체어맨H 등 7종, 수입차는 도요타 프리우스와 아우디 A6, 포드 익스플로러 등 3종이다.

이 중 11월 공동고시 이후에 측정된 차가 아우디 A6와 도요타 프리우스다. 앞으로 측정하면 할수록 오차 있는 차들은 늘어날 수 밖에 없다. 물론 가장 바람직한 것은 모든 차를 낱낱이 조사해 의혹없이 발표하는 방안이다. 하지만 특정차들만 조사하고 그 결과를 슬며시 흘린다면 연비에 대한 불신을 키울 뿐더러 정치적 이유가 있는건 아닌가 오해를 불러 일으키기 십상이다.

저작권자 © 모터그래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