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회사가 말해주지 않는 '뻥연비 12가지 꼼수'
  • 전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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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11.12 11:54
자동차 회사가 말해주지 않는 '뻥연비 12가지 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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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출발, 급가속, 급정지' 소위 말하는 '3금(禁)'을 지키며 조심조심 운전해도 '표시연비'에 도달하기는 어렵다. 그런데는 다 이유가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제조사 연비 시험의 '꼼수'때문이다. 특히 전체 브랜드 중 메르세데스-벤츠, BMW, 폭스바겐 등 인기 독일차의 연비 과장이 업계에서 가장 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의 NGO인 T&E는 5일(현지시각), 제조사들이 12가지 '꼼수(cheat)'를 사용해 표시 연비를 실제 주행 연비보다 크게 부풀려왔다고 주장했다. 2011년 8% 수준이었던 연비 과정 정도는 작년 31%까지 증가해 연간 소비자 피해액이 수백만원에 달했다고 밝혔다.  

T&E 측은 "각 제조사들은 연비 테스트 방식의 허점을 최대한 활용하고, 이에 최적화된 특수 차량(Gold Vehicle)을 만들어 연비를 측정했다"면서 "제조사들의 연비 측정 과정이 워낙 비공개로 진행돼 일반 소비자들은 이런 부정행위를 알아차리기 어렵다"고 밝혔다.

◆ 연비 잘 나오게 하는 12가지 꼼수…설마 이런 짓(?)까지

세계적으로 자동차 연비 측정은 실외 주행 저항을 먼저 측정한 후 실내 차대동력기에서 주행모드에 맞춰 정밀 시험을 하게끔 만들어져 있다. T&E는 제조사들은 연비를 우수하게 측정 받기 위해 이 양쪽 모두에서 '꼼수'를 부린다고 주장했다. 

▲ 자동차 회사가 말해주지 않는 '뻥연비 만드는 12가지 비밀'

우선, 코스트다운 시험 시 주행저항값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꼼수가 이뤄진다. 대체로 고도가 높은 지대에서 테스트를 실시하는데, 공기가 희박할수록 공기 저항이 적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또, 공기 저항계수를 낮추기 위해 차 표면의 굴곡과 문틈 등에 테이프를 붙여 매끈하게 만든다. 타이어 역시 구름저항이 적은 특수 타이어를 사용하거나, 과도하게 공기를 넣어 공기압을 높인 후 노면 저항을 크게 줄인 상태로 시험한다. 휠 얼라이먼트를 조정해 노면 저항을 줄이거나, 브레이크 패드를 캘리퍼 안에 완전히 집어넣어 주행 저항을 줄이는 방법도 사용된다. 

▲ 연비 측정 시험실

실내에서 차대동력기로 시험할 때도 다양한 꼼수가 사용된다. 엔진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발전기 연결을 끊어 배터리 충전을 막고, 탄소 배출량을 줄이도록 엔진을 최적화시킨다. 또, 일반 자동차에 사용되지 않는 특수 윤활유를 사용해 엔진 효율을 높이고, 일부러 높은 기어 단수로 낮은 rpm을 사용하도록 주행하기도 한다.

이밖에 실제 주행보다 CO2 배출량이 4%가량 낮게 엔진을 조정하고, 차체 무게 및 관성이 낮아지도록 차대동력기 설정을 조정하는 일도 빈번했다.

◆ 연비 과장 얼마나?…메르세데스-벤츠·BMW, 30% 이상 높게 측정

T&E 발표에 따르면, 연비 과장이 가장 심한 브랜드는 다임러(메르세데스-벤츠)였다. 다임러는 무려 표시 연비가 실제 주행 연비보다 38%나 과장됐다. 한 마디로, 다임러는 100km를 주행하는데 10리터의 연료가 필요하다고 밝혔지만, 실제 주행을 하면 13.8리터의 연료가 소모된다는 것이다. 

또, BMW는 33%, 포드 32%, GM 29%, 폭스바겐 28%, 르노 26%, 피아트 26%, 푸조·시트로엥 25%, 도요타 24% 등 대부분의 제조사가 발표한 표시 연비는 실제 주행 환경보다 너무 우수하게 측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 유럽 자동차 회사들의 연비 과장 정도

T&E 측은 "20여개의 유럽 자동차 제조사들은 연비 테스트의 허점을 악용해 표시 연비를 30%가량 높였다"면서 "제조사들이 연비 측정법을 어겼다는 증거는 없지만, 현재의 테스트 절차가 매우 느슨해 제조사들이 연비를 조작하기 너무 쉽다"고 주장했다.

이어 "현재 유럽에서 실시하는 연비 테스트는 30여년 전에 도입된 것으로, 최근 도로 환경을 반영하지 못하는 비현실적인 방법"이라며 "연비 테스트를 현실에 맞게 고치려고 해도 제조사들의 반발로 지연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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