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기관, 자동차 고장률 조사…"한국차 평균 이하"
  • 김한용∙김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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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11.27 23:33
獨기관, 자동차 고장률 조사…"한국차 평균 이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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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품질 인증기관 튀프(TÜV)는 매년 소비자들에게 판매된 자동차들을 대상으로 고장률을 분석해 발표한다. 올해는 독일차가 상위권을 싹쓸이 한 반면, 쉐보레, 현대차, 기아차 등 한국산 자동차들의 고장률은 매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15일(현지시간), 독일 자동차 매체 아우토빌트(Auto Bild)는 연단위로 실시하는 자동차 고장 관련 테스트 분석 자료인 '튀프 리포트(Der TÜV Report 2015)'를 통해 고장이 적은 차와 많은 차의 순위를 매겨 공개했다.

▲ 가장 고장이 적은 것으로 조사된 메르세데스-벤츠 SLK클래스

리포트에 따르면, 가장 고장이 적은차는 메르세데스-벤츠 SLK가 차지했다. 2.4%의 고장률을 보여 작년 이 부문 1위를 차지한 오펠 메리바의 고장률 4.2%보다 훨씬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스포츠카인만큼 2~3년간 평균 주행거리가 2만6000km로 적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아우디 A6와  메르세데스-벤츠 GLK는 각각 고장률 2.9%, 3.6%를 기록해 2위와 3위에 이름을 올렸으며, 스포츠카 포르쉐 911(3.9%)과 BMW Z4(4.0%)는 4위와 5위를 차지했다. 

이밖에도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쿠페(4.5%), 아우디 Q5(4.7%)가 6위와 7위, 아우디 A3, 포드 포커스, 메르세데스-C클래스 등이 고장률 4.9%로 공동 8위에 올랐다.

고장 적은차 상위 10개 차종 중 9개 모델이 독일 브랜드 모델이었으며, 공동 8위에 오른 포드 포커스도 독일 공장에서 생산된 유럽향 자동차로 사실상 10위 모두 독일차가 차지한 셈이다. 

국산차 중 가장 우수한 순위를 기록한 모델은 현대차 ix20이었다. 고장률 6.4%로, 종합 순위 32위를 차지했으며, ix35(6.7%)가 35위로 뒤를 이었다. 

2~3년된 자동차의 고장률 분석. 국산차와 일부 관심 차종의 위치. 

◆ 한국산 자동차 대부분 '최악의 차'에

가장 고장 많은 차로 평가된 '불명예 자동차'로는 다치아 로건이 뽑혔다. 이 차는 고장률 15.7%를 기록했으며, 알파로메오 미토(15.6%), 피아트 판다(14.8%) 등 이탈리아 차들의 고장률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브랜드는 ix20(유럽 전용 모델)과 ix35(국내명 투싼) 등 2개 차종을 제외한 대다수 모델들이 평균에 못미쳤다. 쉐보레 스파크와 캡티바, 기아 스포티지, 현대 i30 등은 테스트 차종 중 최악에 가까운 결과로 조사됐다. 

쉐보레 스파크는 고장률 13.7%를 기록해 최악의 차 7위에 올랐다. 특히 스파크(마티즈)는 4~5년이 되면 고장률이 25%로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4대 중 1대가 불합격하는 정도여서 업계 꼴찌 수준이다. 또, 국내에서 최근 관심을 모았던 피아트 500(13.4%)은 122위로 역시 꼴찌에 가깝다. 

쉐보레의 중형 SUV 캡티바(13.1%) 또한 종합 119위를 기록해 포드 몬데오와 함께 고장 많은차 공동 9위를 기록했다. 쉐보레에 대한 이같은 인식이 유럽 시장 철수를 결정하는 원인 중 하나였을 것으로 보인다.  

▲ 국산차 중 그나마 가장 나은 평가를 받은 현대 ix20.

◆ 어떤 조사가 이뤄졌나

차종별로 평균 주행거리가 다르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스포츠카는 상대적으로 적은 거리를 달리기 때문에 고장률이 낮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이 결과는 미국 JD파워 등에서 실시하는 내구성 조사와는 확연한 차이를 보이는데, 이는 독일에서 조사되는 만큼 운행 환경이 다르고, 조사 항목 등이 독일차에 유리하게 만들어졌기 때문이라는 의견도 있다. 

튀프(TÜV)는 독일의 유명한 자동차 검사 기관 2곳 중 하나로, 매년 8~900만대의 자동차 고장률을 검사한다. 올해는 작년 7월부터 지난 6월까지 약 850만대의 차종을 테스트했으며, 이 중 226대 모델의 조사 결과가 리포트에 포함됐다.

100가지가 넘는 항목의 검사를 거쳐, 18가지 핵심 사항과 관련된 내용이 리포트에 기록되며, 헤드램프나 리어램프 등 조명의 결함 비율, 엔진오일과 미션오일 손실률, 브레이크 부품, 서스펜션 스프링 감쇠, 조향장치 결함, 차축 결함, 배기가스 등이 핵심 항목이다.

▲ 2~3년 된 차의 고장률 분석에 따른 잔고장 적고 많은 순위.

고장률 분석은 자동차 사용 연수에 따른 분류도 반영된다. 분류는 2~3년, 4~5년, 6~7년, 8~9년, 10~11년 등 총 5단계로 나눠져 결과가 기록됐다. 판매량이 적어 집계가 어려운 차종은 대상에서 제외됐다. 가령, 쌍용차, 르노삼성차 등은 기록에서 빠졌다. 모터그래프가 작성한 표에는 2~3년 된 차의 고장률만 기록했다. 

튀프 관계자는 "작년 가장 고장 적은차를 차지한 오펠 메리바의 고장률은 4.2%였지만, 이 수치는 올해 6위권에 해당될 정도로 고장률이 전반적으로 향상된 수치를 나타냈다"며, "4.2%의 고장률도 상당히 훌륭한 수준이라고 생각했지만, 올해 결과는 더욱 개선돼 자동차 업체들의 품질향상에 대한 노력을 엿볼 수 있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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