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대담] 카이스트 배충식 교수 “디젤, 무조건 배제보다 기술로 통제가 바람직” [2]
  • 신승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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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5.21 16:52
[심층대담] 카이스트 배충식 교수 “디젤, 무조건 배제보다 기술로 통제가 바람직”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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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이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고 있다. 자율주행, 전동화, 커넥티드, 셰어링, 인공지능 등 메가트렌드의 파도가 쉼 없이 밀려오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방향성이 중요한 시기, 국내 자동차 산업의 올바른 길을 찾아보기 위해 한국과학기술원(KAIST) 기계공학과 배충식 교수를 만나봤다.

배충식 교수는 자동차 파워트레인 부문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석학이다. 엔진의 새로운 연소 기술과 대체 연료 기술 부문에서 업적을 쌓았으며, 국내 최초로 세계자동차공학회(SAE) 최우수논문상인 콜웰상(1997년)을 비롯해 논문발표상(2001년), 호닝상(2006년) 등을 수상한 바 있다. 배 교수는 한국과학기술원 연소기술연구센터 소장직을 함께 맡고 있으며, 세계자동차공학회 석학회원(Fellow)이기도 하다.

배충식 교수와는 다양한 파워트레인에 대한 미래 전망과 기술별 전략을 주제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신승영 기자(이하 신) :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폭스바겐 등이 디젤의 미래를 다시 언급하고 있다. 디젤 기술의 우위를 가져가려는 걸까.
배충식 교수(이하 배) : 일단 디젤게이트의 윤리적 문제를 접어두고, 디젤 그 자체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는 식으로 최근까지 분위기가 흘러왔다. 아무리 그래도 디젤이 가진 장점은 가려지지 않는다. 디젤은 경제성이 좋고 이산화탄소(CO2) 배출이 적다. 특히, 상용차의 경우 사실상 대체 방안이 없다. 국제에너지기구도 오는 2050년까지 디젤을 완전히 대체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어차피 디젤을 갖고 가야 한다면, 무조건 배제하는 것보다 새로운 기술로 통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문제가 되는 질소산화물이나 미세먼지 등을 후처리 기술로 제어할 수 있도록 투자하고, 시장이 옳은 가격에 받아들일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지금 전기차 예산의 1/10만 디젤 쪽에 지원한다면, 20~30년은 훨씬 더 국가 경제와 산업, 환경에 이익이 될 것이다.

신 : 다른 기술적 내용으로 넘어가자. 연비와 직결된 엔진열효율을 보면 디젤이 40~45%, 가솔린이 35% 수준이다. 이제 토요타 프리우스나 현대차 아이오닉이 가솔린 열효율 40%대를 달성했다. 장기적으로 엔진열효율은 어디까지 올라갈까. 
배 : 승용차를 기준으로 지금 엔진열효율은 가솔린 38%, 디젤 45% 내외이다. 여기서 추가적으로 열효율을 높이는 방법은 다양하다. 사실 내연기관은 돌파 기술을 굉장히 많다. 이미 충분히 검증된 기술들이다. 다만, 비싸다. 전기차처럼 보조금을 받으면 해결될 일이지만, 앞으로 가솔린이나 디젤 엔진이 보조금을 받을 일은 없을 것이다. 결국 내연기관 기술은 시장과 보조를 맞춰나가야 한다. 
일본은 국가 단위 프로젝트로 가솔린 및 디젤 모두 열효율 50%를 바라보고 있다. 현대차도 가솔린 50%를 목표로 연구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미국의 슈퍼트럭 프로젝트는 이미 열효율 55%를 달성했다. 가솔린 50%와 디젤 55%는 가까운 미래 이뤄낼 것이다. 그 이상 나가는 것은 부담스러울 것이다. 비용적인 부담이 크다. 디젤은 장기적으로 60%도 못할 이유가 없다. 새로운 연소 기술을 적용하거나, 정제 기술을 통한 연료 성능을 높이는 방법 등 더 다양하다. 장기적으로 가솔린 50%, 디젤 60%가 이상적이다.

신 : 현대기아차가 소형차 엔진을 GDI에서 MPI 방식으로 되돌아갔다. 물론, 다양한 신기술이 적용됐지만, 기본적인 틀에서 과거의 기술로 회귀했다는 지적이 있다.
배 : 과거에는 엔진을 작게 쓰고 직분사 및 터보를 더하는 다운사이징 기술이 가장 이상적으로 여겨졌다. 그런데 실제 도로로 나왔을 때 어땠는가. 연비가 나쁜 PRM 구간에서 운행이 많이 이뤄졌다. 소비자 입장에서 연비 개선을 느끼지 못한 사례가 많았다. 직분사 및 터보는 기본 단가는 물론, 컨트롤도 민감하고 어렵다. 상당수 소비자가 개선된 점을 크게 체감하지 못했고, 회사는 비싼 엔진을 쓰다 보니 이윤이 줄었다.

원래 다운사이징과 더불어 디레이팅이란 개념도 함께 연구됐다. 예전처럼 큰 엔진을 쓰는 대신 스윗스팟을 낮은 점으로 가져가 낮은 부하로 운전하는 것이 연비에도 좋다는 방식이다. 하지만, 회사마다 좀 더 앞서가는 이미지를 가져가기 위해 직분사 및 터보를 선택했다. 이제 업사이징이나 디레이팅은 좀 더 현실적인 선택이고, 다운사이징 기술 등과 함께 공존하며 함께 다뤄질 것이다.

신 : 전기차, 자율주행, 커넥티드 등 여러 이슈와 관련해 부품 업계의 고민이 크다. 가만히 있자니 경쟁사에게 뒤처지는 분위기고, 뭔가 하긴 해야 하는데 뭘 어떻게 해야 할지는 모른다. 어떤 시장이 언제 열릴지 모르니 무작정 돈을 쏟아부을 수도 없다. 국내 부품사에게 조언을 하자면.
배 : 자동차 기술 자체로만 보자면, 대전환기이자 대혼돈기이다. 부품사뿐 아니라 완성차도 똑같이 기술과 제품 믹스를 앞으로 어떻게 가져갈지 고민이 많다. 사실 다 해야 한다. 어느 하나만 할 수 없다. 특히 에너지 기술을 어느 하나에만 올인해선 안 된다. 완성차는 수익 모델에서 발생한 이익을 미래 기술에 투자할 수 있다. 하지만 부품사는 어렵다. 그럼에도 할 수만 있다면, 해야 한다. 전환기 전략이 필요하다. 
내연기관의 하이브리드화가 향후 수익 모델이 될 것은 명약관화하다. 먼저 가솔린 및 디젤 부품의 혁신과 개선, 효율화 기술에 집중하고, 하이브리드 관련 부품을 생산하다 보면 전기차로 넘어갈 준비를 마련할 수 있다. 여기에 전장화 부품을 믹스하는 것도 방법이다. 당장 전기차 부품에만 집중하면 망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고 미래 대비를 안 할 수도 없는 일이다. 부품사가 중소 및 중견만 있는 것은 아니다. 대기업 중심으로 역할을 분담하거나 국가적인 차원에서 영역을 나누는 것은 어떨지 고민해봐야 할 문제다.

신 : 자동차 설계 및 제작은 글로벌 업체와 경쟁하는 수준에 다다랐다. 다만, 소재나 생산 기술, 최종 품질 경쟁력은 부족하다는 평가다. 특히, 소재는 오랜 투자가 있어야 할 산업인데 그렇지 못한 측면이 많다. 현대차그룹도 현대제철로 인해 오히려 비효율적이고 경쟁력을 낮추는 측면도 있다. 
배 : 소재 전문가는 아니지만, 귀동냥으로 전해 들은 소식이나 전체 시스템을 볼 때 느끼는 점이 많다. 우리가 그동안 기술 개발을 할 때, 급히 하다 보니 기본을 못 챙기고 넘어간 것이 너무 많다. 비록 정보통신기술이 세계 제일이고 자동차 제작도 퍼스트 팔로워로 탑 레벨까지 따라왔지만, 아직은 다양한 부문에서 견고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기술의 발전에는 양동 작전이 필요하다. 뒤처진 것은 따라오도록 독려하고, 앞서 나가는 것은 같이 나아가야 한다.
소재 쪽도 기본을 다지는 일을 오랫동안 밀어줘야 한다. 선진국을 보면, 우리가 이미 지원을 버린 여러 항목을 아직도 다룬다. 섬유나 석유화학 등도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계속 양성해야 한다. 소재도 함께 가지 않는다면 언젠가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생산기술도 마찬가지다. 
지금 우리가 많이 만들고 규모가 크다 보니 다 된 것처럼 보이지만, 생산기술도 끊임없이 연구 개발하고 발전해야 부가가치가 늘어난다. 앞서 자동차 기술에 대해 현재의 수익 모델과 신기술 간 균형을 이루자고 했다. 각 산업도 균형이 필요하다. 그 기본은 지금이라도 다시 챙겨야한다.

신 : 최근 정부나 정치권을 살펴보면, 4차 산업이나 혁신 산업에 관심이 집중된 모습이다.    
배 : 물론, 세계적인 추세다. 다만, 정부는 벤처캐피털이나 기존 대형금융권과 투자하는 분야가 달라야 한다. 금융권이 지금 수익 모델, 정부가 미래에 초점을 두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너무 미래에만 올인하면 나머지 생태계를 해칠 수 있다. 인력 양성이나 고용, 산업 구조 등과 항상 균형을 잡아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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