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현대차, 국내 2위로 내려 앉는다…4년 만에 7.1% 하락
  • 전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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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9.13 15:58
위기의 현대차, 국내 2위로 내려 앉는다…4년 만에 7.1%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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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현대차의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 40%에 육박하던 시장 점유율은 30% 초반까지 떨어졌으며, 포터 등 상용차를 제외한 승용 판매량은 기아차보다 낮다. 제네시스 브랜드를 분리하고 나면 기아차에 밀려 만년 2위 브랜드가 되고 마는 것이다. 

 

13일, 모터그래프 조사에 따르면 올해 1~8월 현대차의 내수 시장 점유율은 31.6%로 나타났다(상용차 제외). 38.7%에 달했던 2012년과 비교해 불과 4년 만에 7.1%나 줄어든 것으로, 최근 잇단 악재를 겪고 있는 현대차의 위기를 극명히 보여주는 수치다. 

기아차의 경우 2010년 33.2%던 것이 2014년 28.8%까지 줄어드는 등 어려움을 겪었지만, 지난해 29.6%로 오른데 이어 올해는 30.9%까지 끌어올리는 등 상승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현대차는 매년 급격히 떨어지는 하락세를 막지 못하는 모습이다. 특히, 수입차 시장이 하락세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감소세가 이어지며 올해도 2.3% 줄어든 실적을 기록했다. 

 

원인은 시장 다변화로 꼽는 경우가 많다. 다양한 경쟁 차종이 등장하면서 현대차가 가지고 있던 시장 장악력이 점점 그 위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새롭게 내놓는 신차들이 힘을 못 쓰고 있다. 수입차를 잡겠다던 아슬란을 시작으로, 현대차 최초의 친환경차 전용 모델인 아이오닉까지 현대차의 야심찬 도전은 실패로 끝나는 분위기다. EQ900의 경우, 출시 초기에는 월 3000대를 찍기도 했지만, 최근 2달 사이에는 1000대 수준으로 다시 떨어졌다. 

아반떼와 쏘나타 등 풀체인지된 주력 모델들의 판매량도 예년만 못하다. 월 1만대를 우습게 넘겼던 아반떼는 8000대를 넘기기도 버거워졌으며, YF 출시 당시 연 15만대가량 팔렸던 쏘나타는 작년 10만대를 겨우 넘겼을 뿐이다. 

 

SUV 시장은 이미 기아차에 주도권을 내줬고, 세단 시장은 SM6와 말리부 등의 강력한 도전에 휘청거리고 있다. 덕분에 상용차를 제외한 승용 모델 판매에서 현대차는 심심찮게 기아차에 1위 자리를 내주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현대차 판매량은 3만2105대로, 기아차(3만2695대)보다 적었다. 특히 점유율까지 30% 밑으로 떨어지면서 29.7%에 그쳤다. 

게다가 현대차그룹의 의도대로 제네시스를 고급 브랜드로 따로 운영해 집계할 경우, 현대차는 기아차에 이어 업계 2위로 아예 내려앉을 가능성도 높다. 

 

현대차 입장에서는 이를 만회하기 위해 하반기에 바짝 허리띠를 졸라야 하지만, 이 역시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임단협이 마무리되지 않아 부분 파업 등으로 인해 생산 공백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올해 임단협에서 임금 5만8000원 인상과 성과급 및 격려금 350%+330만원, 재래시장 상품권 20만원, 주식 10주 지급 등을 제시했다. 그러나 현대차 조합원들은 찬반투표를 통해 이를 부결시킨 상황이다. 다른 잠정합의안이 마련되고, 이 안이 통과될 때 까지는 꽤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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