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러시아서 "팔수록 손해"…정몽구 회장 방문에도 '실적 하락세'
  • 신승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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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9.12 18:36
현대차, 러시아서 "팔수록 손해"…정몽구 회장 방문에도 '실적 하락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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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이 러시아에서 시장과 함께 동반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정몽구 회장의 방문과 신차 크레타 투입 등에도 불구하고 전환점을 찾지 못한 모양새다. 

 

유럽기업인연합회(AEB)가 8일(러시아 현지시각)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지난 8월 한 달간 러시아에서 전년대비 11.5% 감소한 2만3605대를 판매했다. 

브랜드별로 현대차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5.4% 감소한 1만1902대를, 기아차는 16.9% 하락한 1만1703대를 각각 기록했다. 현대차의 경우 월 1만대 이상을 기록했던 쏠라리스 판매가 지난달 40%(전년대비)나 급락했다. 

인도 시장에서 성공을 거둔 크레타(Creta)가 지난달 새롭게 투입됐지만, 주력 모델인 쏠라리스의 부진을 메우지 못했다. 크레타의 러시아 첫 달 판매량은 3479대이다. 

기아차는 리오(8월 7178대)가 현대 쏠라리스, 라다 그란타 등을 제치고 8월 러시아 베스셀링카에 올랐다. 다만, 스포티지와 씨드 등의 판매가 기대 이상으로 부진했다. 

지난달 초 러시아 공장을 방문한 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은 "러시아 시장에 기회는 다시 올 것"이라며 "어려움이 있더라도 러시아 시장을 포기해서는 안된다"고 현장 관계자들을 독려했다.

 

그러나 러시아 시장은 끝 모를 추락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012년 294만대에 달했던 러시아 시장 규모는 지난해 160만대까지 떨어졌다. 더욱이 올해 전망은 연 150만대 달성도 요원하다. 불과 4년만에 시장 규모가 반토막이 났다.

이같은 현대차의 결정은 타 자동차 브랜드들이 앞다퉈 '탈 러시아'에 나선 것과 대조된다. PSA푸조시트로엥과 GM 등은 일찌감치 공장 폐쇄 및 철수를 결정했다. 르노-닛산과 폭스바겐 등도 구조조정을 통해 생산량을 조절했다. 졸지에 현대차그룹 시장점유율은 빠르게 올라갔지만, 실질적인 판매 및 수익성은 크게 악화돼 팔수록 손해라는 말도 나온다. 

러시아는 지난 2014년 크림반도 합병 이후 서방의 경제제재와 원자재 가격 하락, 루블화 가치 급락 등에 직격탄을 맞았다. 특히 올해 7월 북대서양 조약 기구(North Atlantic Treaty Organization, NATO) 정상회의에서 동유럽 파병이 결정되며 러시아에 대한 견제 및 제재가 한층 더 강화될 전망이다. 

최근 러시아는 쿠데타를 계기로 터키와의 관계 회복에 나섰다. 또한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으로 고립된 중국, 유럽연합(EU)에서 탈퇴를 결정한 영국 등과 거리를 좁히며 정치·경제적 위기를 극복하려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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