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킷서 가장 빠른 세단 TOP 5…"비싸다고 빠른 것은 아니야"
  • 김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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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7.21 10:00
서킷서 가장 빠른 세단 TOP 5…"비싸다고 빠른 것은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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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의 속도 경쟁은 세단도 예외가 아니다. 각 업체들은 스포츠카 뺨치는 고성능 모델들을 경쟁적으로 선보였고, 어느새 최고급 스포츠카들의 독무대였던 서킷 랩 타임 순위까지 깊숙이 침투했다.

 

모터그래프는 21일, 뉘르부르크링에서 가장 빠른 세단 모델 5종을 조사했다. 기록 측정을 위한 튜닝 적용 여부는 고려하지 않았고, 순전히 랩 타임 기록 데이터 위주로 진행됐다.

뉘르부르크링 서킷은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신차 테스트의 장소로 활용하는 곳이다. 특히, 고성능 스포츠카 브랜드들은 세계에서 가장 험준한 것으로 알려진 이 서킷에서 랩 타임을 측정하며 신차의 성능을 개선해왔다. 

조사 결과 가격이 비싸다고 무조건 빠른 것은 아니었다. 4000만원대의 스바루 임프레자 STI 스펙C는 2배 이상 비싼 구형 메르세데스-벤츠 C63 AMG보다 7초나 앞섰다. 포르쉐 신형 파나메라 터보와 알파로메오 줄리아 콰드리폴리오는 가격 차이가 3배나 났지만, 랩 타임 차이는 겨우 1초에 불과했다.

아래는 뉘르부르크링에서 가장 빠른 세단 TOP5다.

# 5위 스바루 임프레자 STI 스펙 C…8분 6초 01

▲ 스바루 임프레자 STI 스펙C

2005년형 스바루 임프레자 STI에 경량화와 튜닝이 적용된 스펙 C 모델이 8분 6초 01로 5위에 올랐다. 포르쉐 카이맨 S보다 0.01초 느린 기록이지만 페라리 550 마라넬로, BMW M6보다 1초 이상 빠르다.

2.5리터 4기통 박서 가솔린 터보 엔진과 6단 수동변속기가 조합된 모델로, 최고출력 280마력, 최대토크 43.1kg.m의 성능을 낸다. 특히, 박서 엔진이 탑재돼 무게 중심이 낮췄고 안정감 있는 주행성능을 발휘한다. 여기에 특유의 대칭형 사륜구동 시스템과 랠리에서 명성을 떨친 튼튼한 하체는 서킷 주행에서도 실력을 발휘했다.

경량화를 통해 공차중량이 1370kg에 불과하며, 서스펜션과 ECU 튜닝이 더해져 스포츠카에 버금가는 성능을 구현했다.

# 4위 메르세데스-벤츠 CLS63 AMG 퍼포먼스 패키지…8분 3초

▲ 메르세데스-벤츠 CLS63 AMG 퍼포먼스 패키지

메르세데스-벤츠 CLS63 AMG 퍼포먼스 패키지는 8분 3초로 전체순위 137위에 올랐다. 애스턴마틴 V8 밴티지, 1999년형 포르쉐 911 GT3와 동일한 기록이다. 차명은 메르세데스-벤츠의 새로운 작명법이 적용되지 않은 이전 방식을 따른다. 

AMG 퍼포먼스 패키지가 적용돼 특유의 역동적인 스타일이 더해졌으며, 일반모델에 비해 출력과 토크가 각각 32마력, 10.1kg.m씩 향상됐다.

파워트레인은 5.5리터 V8 바이터보 엔진이 탑재됐고, 최고출력 557마력, 최대토크 81.6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변속기는 7단 자동변속기가 조합됐다.

# 3위 BMW M5(E60)…7분 52초

▲ BMW M5 E60

2005년형 BMW M5는 7분 52초로 3위다. 전체순위 96위를 기록했으며, 포드 GT를 비롯해 람보르기니 가야르도 LP560-4, 애스턴마틴 V12 밴티지 S 등과 동일하다. 특히, M5는 알파로메오 줄리아 콰드리폴리오가 출시되기 전까지 세단으로는 유일하게 7분대의 기록을 유지하면서 약 10년 가까이 서킷에서 가장 빠른 세단의 타이틀을 지켰다. 심지어 후속 모델인 M5 F10(7분 55초, 110위)보다 우수한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BMW M5 E60은 당시 BMW의 수석 디자이너 크리스뱅글이 디자인한 모델로 기존의 틀을 깬 독특한 디자인으로 인해 많은 화제를 모았던 차종이다. 특히, 파격적인 외관 디자인은 BMW 마니아들로부터 혹평을 받았지만 2005년 생산이 시작된 후 2011년 단종될 때까지 2만548대 의 판매량을 기록, 예상외로 많은 인기를 얻었다. 

BMW 최초로 V형 10기통 엔진이 탑재된 것이 특징으로 5.0리터 자연흡기 엔진으로 최고출력 507마력, 최대토크 53.1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또, 독특한 7단 SMG 시퀀셜 매뉴얼 변속기가 조합됐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 도달에 걸리는 시간은 4.7초다.

# 2위 알파로메오 줄리아 콰드리폴리오…7분 39초

▲ 알파로메오 줄리아 콰드리폴리오

단 1초 차이로 줄리아 콰드리폴리오는 2위로 밀려났다. 자존심을 구겼지만 실제 양산차를 기준으로 순위를 매긴다면 가장 빠른 세단은 여전히 줄리아 콰드리폴리오다. 페라리 430 스쿠데리아와 동일한 기록이며, 포드 머스탱 쉘비 GT500과 람보르기니 무르시엘라고 LP640보다 빠르다. 또, 포르쉐 신형 파나메라 터보에 당한 굴욕을 되갚는 것처럼 2009년형 포르쉐 911 GT3를 1초 차이로 앞섰다. 전체순위로는 61위다.

줄리아 콰드리폴리오는 BMW M3 등을 겨냥한 고성능 모델로 페라리 엔진 기반의 6기통 가솔린 터보 엔진이 탑재된 것이 특징이다. 최고출력 510마력, 최대토크 61.2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변속기는 ZF의 8단 자동변속기가 장착됐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 도달에 걸리는 시간은 3.9초, 최고속도는 시속 307km다.

차의 무게를 줄이기 위해 프로펠러 샤프트, 보닛, 루프 등에 카본 파이버를 적용했고, 엔진 브레이크, 서스펜션, 도어, 윙 등 많은 부품을 알루미늄으로 제작했고, 앞뒤 50:50의 무게배분을 갖췄다. 가격은 영국 기준 약 5만8000파운드(약 8726만원)부터 시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위 포르쉐 신형 파나메라 터보보다 1초 가량 느리지만 가격은 3분의 1에 불과하다.

# 1위 포르쉐 신형 파나메라 터보…7분 38초

▲ 포르쉐 신형 파나메라 터보

신형 파나메라 터보는 7분 38초로 가장 빠른 세단에 이름을 올렸다. 전체 순위는 58위로 렉서스 LFA, 람보르기니 가야르도 LP570-4 슈퍼레제라, 페라리 458 이탈리아 등 쟁쟁한 스포츠카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또, 1세대 파나메라 터보 S(7분 52초, 101위)의 기록을 무려 14초나 단축했다. 

다만, 신형 파나메라 터보의 기록 측정에 사용된 모델은 프로토타입이며, 우수한 성적을 위해 별도의 롤케이지와 튜닝 등이 더해졌다. 이를 통해 종전 가장 빠른 세단 타이틀을 차지했던 알파로메오 줄리아 콰드리폴리오보다 1초 빨랐다.

신형 파나메라 터보는 4.0리터 V8 바이터보 엔진이 탑재돼 최고출력 550마력, 최대토크 78.5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변속기는 ZF와 공동으로 개발한 8단 PDK가 적용됐고, 이전 모델에 비해 출력과 토크가 각각 30마력, 7kg.m씩 개선됐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 도달에 걸리는 시간은 3.8초, 스포츠 크로노 패키지를 더하면 3.6초로 단축된다. 최고속도는 시속 306km다.

외관은 기존 세대의 이미지를 대부분 유지한 가운데 헤드 및 테일램프를 비롯해 세부 디자인은 911 페이스리프트에 적용된 포르쉐의 최신 디자인이 적용됐다. 또, 변신 로봇처럼 펼쳐지는 리어 스포일러도 장착됐다. 가격은 2억4530만원부터 시작되며, 국내에는 올해 말부터 주문을 받아 내년 상반기 출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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