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몇년전만 해도 르노의 신차는 우리나라 소비자들에게 큰 기대를 주지 못했다. 하지만 르노삼성차가 QM3를 시작으로 르노의 신차를 그대로 들여오거나, 우리나라 환경에 맞게 개량해서 팔면서 르노가 글로벌 시장에 판매하고 있는 모든 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르노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픽업트럭 ‘알래스칸(Alaskan)’을 공개했다. 알래스칸은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는 르노의 첫번째 1톤 픽업트럭이다. 

 

르노는 소형상용차(Light Commercial Vehicle, LCV) 시장에서 독보적인 존재다. 특히 유럽에서는 18년 연속 판매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소형상용차 중에서는 픽업트럭이 차지하는 부분이 크다. 픽업트럭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30%로 북남미 시장에서 특히 인기가 높다.

 

알래스칸 역시 남미에서부터 판매가 시작될 예정이다. 남미에는 무려 4개의 르노 공장이 있고, 이미 더스터 오로치 픽업트럭의 성공적인 판매로 알래스칸이 활약한 기반을 다져놨다.

알래스칸은 지난해 독일에서 열린 ‘2015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공개된 알래스칸 콘셉트와 크게 다르지 않다. 르노의 최신 디자인이 적용됐고, 편의 장비도 부족함이 없다. 

 

알래스칸은 르노-닛산 얼라이언스를 통해 닛산 ‘나바라’를 기반으로 제작됐다. 닛산은 북미 시장을 위한 다양한 픽업트럭을 개발하고 있으며, 오랜 연구를 통해 수준 높은 기술력을 쌓았다. 닛산의 기술은 르노도 사용하지만, 향후 메르세데스-벤츠가 내놓을 픽업트럭에도 반영될 예정이다.

알래스칸에는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의 2.3리터 트윈터보 디젤 엔진이 주력으로 장착됐다. 최고출력은 160마력 및 190마력이다. 지역에 따라 2.5리터 가솔린 및 디젤 엔진도 장착될 예정이다. 6단 수동변속기와 7단 자동변속기를 선택할 수 있다.

 

주행 모드 선택을 통해 2WD/4WD를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으며, 전자식 리미티드 슬립 디퍼렌셜, 리어 디퍼렌셜 락, 힐 스타트 어시스트, 힐 디센트 컨트롤 등이 적용됐다.

 

우리나라에서는 여전히 생소한 세그먼트지만, 픽업트럭의 수요는 전세계적으로 빠르게 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와 같은 프리미엄 브랜드도 이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현대차도 북남미 시장에서 판매를 끌어올리기 위한 해법으로 픽업트럭을 준비하고 있다. 

 

현대차의 새로운 픽업트럭이 우리나라에 출시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지만, 현대차가 쌍용차 코란도 스포츠 홀로 이 세그먼트를 채우고 있는 것을 달갑게 볼리는 없다. 그리고 르노삼성차는 새로운 세그먼트를 재빨리 도입해 큰 효과를 얻은 경험이 많다. 르노삼성차에게 알래스칸이야 말로 자신들이 늘 강조하던 브랜드 정체성에 꼭 부합한다. 아직 아무것도 결정된 것은 없지만, 르노삼성차는 현대차가 픽업트럭 시장에 발을 올리기 전에 미리 자리를 잡아놔야 승산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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