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말리부, 쏘나타 시대에 마침표 찍나…춘추전국시대 시작
  • 전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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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4.29 10:24
신형 말리부, 쏘나타 시대에 마침표 찍나…춘추전국시대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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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말리부의 인기가 심상찮다. SM6와 함께 쏘나타가 주도하던 국내 중형세단 시장에 마침표를 찍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쏘나타·K5도 만만한 차는 아니다. 당분간은 4개 차종이 팽팽하게 세력 다툼을 벌이는 춘추전국시대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29일, 한국GM에 따르면 신형 말리부가 사전계약 하루 만에 2000대가 넘는 실적을 올렸다. 이는 지난 2월 돌풍을 일으켰던 르노삼성 SM6(1300대)를 훌쩍 뛰어넘은 수치다.

한국GM 홍보팀 관계자는 "회사 정책상 판매 대수 등에 대한 구체적인 수치는 밝힐 수 없지만, 첫 날에 2000대를 넘긴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영업 일선에서도 전화통에 불이 난다며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면서 "아직 차를 바꿀 시기도 안 된 중형차 소비자들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등 신형 말리부에 대한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 쏘나타와 기아차 K5가 주도하던 국내 중형차 시장에 대대적인 변화가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신차효과이긴 하지만 이미 르노삼성 SM6가 쏘나타(LF)와 K5 판매량을 넘긴 상황에서 신형 말리부까지 인기몰이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일반 판매만을 고려하면 시장 주도권은 이미 쏘나타 손을 벗어났다고 봐도 무방하다. 쏘나타의 경우 영업용 LPG 비중이 전체 판매량의 40%에 달했다. 반면 SM6의 LPG 비중은 10%에 불과했으며, 신형 말리부는 아예 LPG 모델이 없다. 일반 소비자들에게 팔리는 숫자는 이들이 압도적으로 많다는 것이다.

 

게다가 신형 말리부의 등장은 중형세단의 구조적 개편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그동안 '국산 중형세단=2.0 자연흡기 가솔린'이 통했는데, 앞으로는 이 공식이 깨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쏘나타와 K5의 경우 1.6 터보 모델을 내놨지만, 어디까지나 라인업 확장이었을뿐 주력은 여전히 2.0 자연흡기 모델이었다. 1.6 터보 판매량은 전체의 3~4%에 불과할 정도로 저조했다.

 

그런데 SM6 1.6 터보가 인기를 모으면서 중형세단도 다운사이징 터보 엔진 시장이 넓어졌다. 비중은 30% 수준으로 여전히 2.0 자연흡기 의존도가 높지만, 기준 시장 흐름에 비해서는 크게 상승한 것이다.

신형 말리부는 아예 2.0 자연흡기를 제외했다. 1.5 터보와 2.0 터보 등 터보 엔진 2종만 내놨을 뿐이다. 앞으로 중형세단 시장은 다운사이징 터보 엔진이 주력이될 것이라며, 1.5 터보가 2.0 자연흡기의 빈자리를 충분히 커버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SM6와 신형 말리부가 출시되기 전까지 국내 중형세단 시장은 규모가 점점 줄어들고 있었다"면서 "이는 시장을 주도하던 쏘나타와 K5의 힘이 그만큼 떨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다운사이징 터보 엔진을 장착한 SM6와 신형 말리부가 출시돼 인기를 모으면서 시장 구도가 새롭게 개편되고 있다"면서 "쏘나타·K5도 만만찮은 모델이지만, 당장 뾰족한 대책이 있어 보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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