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소형 SUV' 트랙스가 낳고, QM3가 키우고, 티볼리가 먹다
  • 전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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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4.18 18:35
'초소형 SUV' 트랙스가 낳고, QM3가 키우고, 티볼리가 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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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했던 초소형 SUV 시장의 세력 구도가 어느 정도 굳어진 듯하다. 트랙스가 낳고, QM3가 키우고, 티볼리가 먹은 셈이다.

 

18일, 쌍용차에 따르면 지난달 티볼리 판매량은 4797대로, 경쟁 모델인 르노삼성 QM3(1015대) 및 쉐보레 트랙스(1002대)와의 격차를 무려 3800여대로 벌렸다. QM3와 트랙스 판매량은 점점 줄어들고 있는 반면, 티볼리는 롱바디 모델인 '에어' 추가를 통해 안정적으로 월 판매량을 5000대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티볼리는 가장 늦게 나온 후발 주자임에도 나오자마자 초소형 SUV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2015년 1월 출시 이후 단 한 번도 1위 자리를 내놓지 않았다. 꾸준히 팔리며 쌍용차의 흑자전환에 일등 공신 역할도 했다.

 

사실 국내 초소형 SUV 시장은 2013년 2월 쉐보레 트랙스가 열었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가격이 생각보다 비싸다는 인식 및 디젤 모델 부재 때문이다. 특히, 성능은 좋지만 실내 디자인과 소재 등이 저렴해 보인다는 평가가 늘면서 부진을 면치 못했다.

이를 키운 것은 르노삼성이 같은해 12월 내놓은 QM3다. 국산차냐 수입차냐 이중국적 논란이 있기도 했지만, 깜찍한 디자인과 당시 리터당 18.5km란 압도적인 연비로 높은 인기를 모았다. 무엇보다 트랙스 때와 달리 소비자들이 초소형 SUV도 살 만한 차라고 인식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 열매는 대부분 티볼리에 돌아갔다. 오랜만에 나온 쌍용차의 신차라는 기대감도 컸지만, 무엇보다 1600만원대에서 시작하는 넓은 가격대에 가솔린-디젤, 수동-자동변속기, 전륜-사륜구동, 숏바디-롱바디 등 다양한 라인업을 갖춰 선택의 폭이 넓다는 것이 큰 장점으로 작용했다.

실제로 티볼리 판매량은 출시 첫 달 2312대로 시작해 작년 10월에는 5237대까지 늘었다. 올해 1~2월에는 3000대로 다소 주춤했지만, 지난달에는 다시 4797대까지 증가했다. 

고전을 면치 못했던 트랙스는 작년 8월 디젤 모델을 추가하며 반전을 노렸지만, 아쉽게 상황은 그리 좋지 않다. 출시 이후 월 판매량이 1420대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연말 특수(1814대)를 제외하고는 예년 수준인 1000대로 다시 돌아갔다. 

QM3의 경우 작년 4월부터 물량이 안정적으로 확보되면서 월 2300대가량 팔렸지만, 올해들어 1000대 수준으로 떨어졌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물량이 부족하거나 출고가 밀린 상황은 아니고 어디까지나 일시적인 수요 감소로 본다"면서 "올해 초 출시한 T2C 모델의 반응이 좋은 만큼, 곧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덕분에 판매량 및 점유율도 확연히 차이난다. 2015년 1월부터 올해 3월까지 판매된 초소형 SUV 9만8679대 중 티볼리는 5만6414대로 57.2%를 차지했다. 반면 QM3는 2만7224대로 27.6%, 트랙스는 1만5041대로 15.2%에 그쳤다.

게다가 지난달 나온 티볼리 에어까지 인기가 높아 당분간 초소형 SUV 시장에서 티볼리의 우위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쌍용차에 따르면 하루 180~200대의 계약이 꾸준히 이뤄지고 있는데, 한 달 만에 5100대가 계약돼 올해 판매 목표인 1만대의 절반을 넘어섰다.

 

특히, 쌍용차는 티볼리 에어를 통해 한 단계 높은 투싼과 스포티지급 소형 SUV 시장까지 노리고 있는 모습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티볼리가 젊은층, 특히 아직 결혼을 하지 않은 미혼남녀를 겨냥해 만들었다면 티볼리 에어는 철저히 3~4인 이상의 가족을 위해 만든 차"라면서 "스포티지급 소형 SUV뿐 아니라 올란도와 카렌스 등 미니밴과도 경쟁할 수 있는 모델로 활용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업계 한 전문가는 "기아차 니로가 변수로 작용하겠지만, 그렇다고 티볼리 인기에 큰 타격을 주지는 못할 것"이라며 "QM3와 트랙스는 판매를 늘리기 위해 보다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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