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로 본 2015 자동차 핫이슈 TOP10…'이런 일이 다 있었네'
  • 전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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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12.29 10:21
숫자로 본 2015 자동차 핫이슈 TOP10…'이런 일이 다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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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터그래프에서 2015년 한 해 동안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있었던 주요 이슈들을 숫자와 함께 풀어봤다. 기사 중간에 있는 사진을 클릭하면 해당 내용을 자세하게 확인할 수 있다.

 
 

잘팔려도 너무 잘팔린다. 경기가 어렵다던건 그저 남의 얘긴것만 같다. 9.8%나 되는 수치는 올해 1~11월 국내 자동차 시장 성장률이다. 당초 2014년 상승세에 따른 기저효과로 인해 정체, 또는 감소가 예상됐으나 전년(6.0%)을 훌쩍 뛰어넘는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특히, 올해는 국산차의 약진이 돋보였다. 물론, 수입차가 22.5%나 늘어났지만, 이를 제외하고도 무려 8.1%나 증가했다.

▲ 2015년 11월 국내 자동차 판매량 및 점유율 변동표

내년은 SUV, 대형차, 수입차 등이 시장을 주도하며 상승세를 이어가겠지만, 성장률은 다소 낮아질 전망이다. 올해 좋은 성적을 거뒀던 현대기아차와 쌍용차가 현상 유지에 힘을 쓰는 가운데, 고전을 면치 못했던 한국GM과 르노삼성의 신차가 소폭의 상승세를 이끌 것으로 보인다. 수입차 역시 내년에는 가파른 상승세가 주춤하면서 올해와 비슷한 판매량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르노삼성이 원통형 LPG 탱크인 일명 '도넛 탱크'를 만드는데 들어간 개발 비용이다. 일부에서는 "무슨 연료 탱크를 만드는데 200억원이나 들어갔느냐, 이미 애프터마켓 시장에 나온 기술"이라며 혹평을 하기도 했지만, 도넛 탱크 덕분에 트렁크 공간이 292리터에서 349리터로 늘어난 것을 비롯해 스키쓰루를 설치할 수 있어 스키와 낚싯대 등 길이가 긴 짐까지 실을 수 있는 등 활용도가 높아졌다.

▲ 르노삼성이 200억원을 들여 도넛 탱크를 개발했다

실제로 도넛 탱크가 들어간 SM5는 올해 1월 출시돼 택시 기사들에게 높은 인기를 얻었다. 덕분에 끝없이 추락하던 SM5의 판매량을 조금이나마 붙잡을 수 있었는데, 8월에는 SM7에도 장착돼 월 300대 수준의 판매량을 1323대까지 끌어올리는 등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럭키 세븐. 말 그대로 올해 현대기아차의 행운의 숫자다. 지난 1월 엑센트를 시작으로 다양한 차종에 '7'단 듀얼클러치변속기(DCT)를 확대 적용했는데, 주행 성능과 연비를 동시에 향상되면서 판매량이 늘어났다. 물론 예외도 있다. PYL 모델과 쏘울, 카렌스 등은 7단 DCT가 새롭게 장착됐음에도 여전히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 역시 한 번 안 팔리는 차는 죽어도 안 팔리나 보다.

▲ 7단 DCT의 원리

신형 투싼과 스포티지에 낮은 배기량의 1.'7' 디젤 엔진을 추가해 트랙스와 QM3, 티볼리 등 초소형 SUV를 견제하면서도 판매량을 늘려나갔다. 신형 쏘나타와 K5 역시 새롭게 추가한 1.'7' 디젤의 인기가 높다. 특히, 신형 K5의 경우 '7'개의 심장 전략으로, 일반 가솔린 모델부터 디젤과 터보, 하이브리드까지 다양한 엔진 라인업을 갖춰 전작을 뛰어넘는 높은 판매량을 기록할 수 있었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올해 1~11월 S클래스로만 국내에 거둔 매출액(차량 가격×판매량)으로, 기아차 모닝을 무려 17만대나 살 수 있는 엄청난 액수다. 평균 1억6077만원짜리 차량이 9623대나 팔린 셈인데, 최근의 경제 위기론이 무색할 정도의 놀라운 실적이다. 메르세데스-벤츠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S클래스가 세계에서 3번째로 많이 팔리며, 고급 버전인 메르세데스-마이바흐는 2번째로 많이 팔리는 시장이다.

▲ 우리나라는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가 세계에서 3번째로 많이 팔리는 나라다. 사진은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클래스

참고로 S클래스로만 거둔 1조5470억9400만원은 같은 기간 7만여대를 판매한 르노삼성의 국내 매출액과 비슷한 수준이다. 주력 모델인 E클래스와 C클래스 등 다른 모델까지 포함하면 9만대를 판 쌍용차는 물론, 14만대를 판 한국GM까지 가뿐하게 넘어선다. 아직 수입차 점유율은 15% 수준에 불과하지만, 매출액은 이미 국산차를 바짝 따라잡았다는 것이다. 

 

한국GM이 올해 내놓기로 한 신차와 관련된 수식이다. 한국GM 세르지오 호샤 사장은 지난 1월 크루즈 페이스리프트를 출시하면서 올해 10종의 신차를 선보일 계획이라 밝혔다. 당시 많은 소비자들은 임팔라와 신형 스파크, 트랙스 디젤 앞으로 나올 신차 리스트를 떠올리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특히, 국내 출시가 요원했던 신형 크루즈와 말리부도 올해 안에 출시될 가능성이 높다고 점치기도 했다.

▲ 한국GM은 내놓기로한 신차 10종 중 4종을 '퍼팩트 블랙 에디션'으로 떼웠다

그런데 한국GM은 3분기가 다 지나는 동안 겨우 6종의 신차를 내놨다. 앞으로 3개월 동안 과연 어떤 신차가 나올지 한껏 궁금해할 즈음 한국GM은 아베오, 크루즈, 트랙스, 올란도의 '퍼팩트 블랙 에디션'을 출시했다. 쉽게 말해 검정색이라는 얘기다. 그러고는 "올해 선보이기로 했던 10종의 신차를 모두 출시했다"고 말했다. 너무도 당당한 표정에 업계 관계자들이 일순간 당황했다는 후문이다.

 

올해 1~11월 쌍용차 티볼리의 판매량이다. 이는 '대한민국 1%'로 인기를 모았던 렉스턴이 지난 2002년 세운 연간 최다 판매 기록(4만3134대)과 불과 3325대 차이다. 올해 티볼리의 월평균 판매량이 3619대임을 감안하면, 이변이 없는한 이 기록을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 쌍용차 티볼리가 렉스턴의 기록을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티볼리의 판매량은 더욱 늘었다. 환율 상황이 악화되자 쌍용차는 수출 물량을 내수로 돌렸는데, 덕분에 소비자 인도가 빨라지면서 실적이 껑충 뛰어오른 것이다. 티볼리는 10월 5237대를 비롯해 11월에도 4924대가 팔리며 두 달 연속 월 5000대 수준을 유지했다. 특히, 가장 늦게 나온 모델임에도 동급 경쟁 모델을 압도했는데, 올해 누적 판매량은 쉐보레 트랙스(1만923대)보다 4배가량 많이 팔렸으며, 르노삼성 QM3(2만1542)와 비교해도 2배가량 많다. 티볼리의 활약 덕분에 쌍용차는 전년 대비 45.3%나 성장할 수 있었다. 

 

6월2일은 현대차에게 '블랙 투즈데이(검은 화요일)'였다. 5월 실적이 공개된 다음 날, 15만1500원에 장을 시작한 현대차 주가는 연이은 하락세를 기록하더니 결국 13만8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는 전날 대비 10.36%(1만6000원)나 떨어진 것으로, 34조300억원에 달했던 시가총액은 30조5080억원으로 줄었다. 하루 사이에 무려 3조5000억원이 증발한 것이다.

▲ 현대차 주가는 이상하게 한전부지를 매입한 이후 급격하게 떨어졌다

현대차 주가가 13만원대로 떨어진 것은 2010년 8월 이후 5년여 만에 처음이다. 특히, 2013년 6월부터 2014년 9월까지 20만원대를 유지하며 승승장구했던 현대차로서는 매우 당황스러운 상황이었다. 당시 현대차 측은 "위기인 것은 사실이지만, 과거보다 환율 내성이 강해졌고, 튼튼한 기반을 보유하고 있어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 설명했지만, 6개월이 지난 현재 15만원대를 겨우 회복했을 뿐이다. 

 

현대차 아반떼 디젤의 복합연비다. 비단 아반떼뿐 아니라 현대기아차의 연비가 전체적으로 좋아졌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수입차에 밀려 '연비 좋은 차' 50위권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던 현대기아차가 이제는 상위권을 모조리 휩쓸었다. 물론, 유로6로 배출가스 기준이 바뀌면서 연비 좋은 수입차들이 대부분 단종된 이유도 있지만, 7단 DCT를 적극 사용하는 등 연료 효율을 높이기 위한 현대기아차의 노력도 과소평가해서는 안되겠다.

▲ 국내에서 연비 좋은 차 TOP10. 현대기아차의 약진이 눈에 띈다

다만, 현재 구연비와 신연비가 혼재된 상태여서 당분간은 조금 혼란스러울 듯하다. 국토부와 산업부, 환경부가 2014년 11월 공동고시를 통해 연비 측정 기준을 강화했는데, 유예기간이 꽤 길어 오는 2017년 5월까지 서로 다른 기준의 연비가 함께 사용된다. 예를 들어 아반떼 디젤의 구연비는 19.2km/l로, K3 디젤(19.1km/l)보다 좋지만, 완전 신차다 보니 신연비 기준(18.4km/l)으로 표기해야해 구연비를 사용해도 되는 K3보다 나빠 보인다. 연비가 똑같았던 쏘나타 하이브리드(18.2km/l, 구연비)와 K5 하이브리드(17.5km/l)에 차이가 난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폭스바겐코리아의 11월 판매량이다. 배출가스 조작 사건에도 불구하고 지난 6월 4321대를 넘어서 국내 진출 이후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한 것이다. 조작 이후 판매량이 947대로 떨어지는 등 위기를 겪었지만, 적극적인 프로모션을 통해 한 달 만에 이를 극복했다는 분석이다.

▲ 폭스바겐코리아가 디젤 게이트에도 불구하고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폭스바겐코리아가 앞으로도 이런 실적을 기록할 수 있을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문제다. 지난 11월은 유로5 모델을 팔 수 있는 마지막 달이라는 특수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폭스바겐코리아는 디젤 게이트를 예측하지 못하고 유로5 모델을 풍족하게 들여왔는데, 사건이 터지면서 판매가 급감하면서 물량이 넘쳐나게 된 것이다. 재고를 소진할 수 있는 기간은 오직 11월 단 한 달 뿐. 11월이 지나면 이 차들은 쓰레기로 변해 버리니 목숨걸고 판 것이다. 폭스바겐코리아는 수백~수천만원에 달하는 공식·비공식 프로모션은 물론, 자사 이름으로 수백여대의 차를 구입하기도 했다. 

 

사전 예약 한 달 만에 계약된 제네시스 EQ900 대수다. '이큐구백' 대신 굳이 '이큐나인헌드레드'라 늘려 부르는 이유를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지만, 현대차의 고급 브랜드인 제네시스의 첫 번째 차 'EQ900'의 인기는 예사롭지 않다. 이는 영업일 기준 하루에 약 800씩 계약된 것으로, 월 3000대가량 팔리는 제네시스(G80)을 뛰어넘는 속도다.

▲ 제네시스 EQ900이 한 달 만에 무려 1만5000여대가 계약됐다

특히, 기존 에쿠스에 비해 구매 연령 층이 57.3세에서 55.1세로 2.2세 낮아졌으며, 30~40대 소비층도 19%에서 27%로 증가했다. 게다가 수입차를 타다가 EQ900으로 넘어오는 비율도 13%에서 20%로 늘었으며, 개인 구매 비율도 23%에서 34%로 11% 증가했다. 모델별로는 3.8이 60%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는 3.3 터보가 27%로 뒤를 이었다. 최고급 모델인 5.0은 13%를 차지했다. 특히, 40~55세의 경우 3.3 터보 모델(44%)를 구매하는 비율이 3.8 모델(39%)보다 더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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